와인 2298

[칠레] 신, 구세계의 조화 위에 열매 맺은 붉은 방패 -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Escudo Rojo 2008

1.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 에스쿠도 로호는 프랑스의 와인 명가인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사가 칠레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생산하는 와인입니다. 칠레 센트럴 밸리 리젼의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기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70%에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와 까르메네르(Carmenère) 20%를 섞어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에스쿠도 로호라는 이름은 "붉은(Rojo) 방패(Escudo)"라는 뜻으로 바롱 필립 드 로칠드 가문의 문장을 본떠서 만든 것이죠. 포도 재배에 완벽한 떼루아를 가진 칠레의 대지 위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무통 로칠드의 기술..

[남아공] 맛에 실망하고 가격에 좌절하고 - MAN Vintners Pinotage 2008

1. 와인의 맛과 향 맨 빈트너스 피노타쥬 2008은 남아공 코스탈 리젼(Coastal Region)의 팔(Paarl) 지역에서 재배한 피노타쥬(Pinotage) 86%에 쉬라즈(Shiraz) 12%와 비오니에(Viognier) 2%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진하고 깨끗한 다크 레드, 혹은 자주색을 띠며 탁한 구석은 없습니다. 두드러지는 허브와 향신료 향을 느낄 수 있고 붉은 과일 향은 그다지 많이 나지 않습니다. 풋내를 약간 동반한 비린 향과 불쾌한 가스 냄새도 희미하게 맡을 수 있습니다. 아주 약한 탄산 기운이 있는데, 이 기운이 질감이 매끄럽고 탄탄하게 느껴지는 걸 방해하고 성긴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떫진 않지만 깔끔한 편도 아닙니다. 마실 만한 맛이지만 맛있진 않습니다. 입을 강하게 자극하는 스파..

[이탈리아] 헤라클레스와 같은 강인함, 웅장하게 울리는 - Frescobaldi Castel Giocondo Brunello di Montalcino 2002

1.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몬탈치노(Montalcino) 마을에서 브루넬로(Brunello)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말합니다. 물론 브루넬로로 만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이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와인법의 규정에 따라 만들고 지역 와인 평가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죠. 만약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브루넬로로 만들었어도 한 단계 낮은 등급인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나 벌크와인으로 판매해야 하죠. 브루넬로는 1870년에 비욘디 산티(Biondi Santi) 가문의 페루치오 비욘디 산티(Feruccio Biondi Santi)가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포도인 산지오베제(..

[프랑스] 농부의 피와 땀으로 영글은 편안한 와인 - Chateau Guibon 2003

1. 샤토 기봉 샤토 기봉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를 반반씩 섞어서 만드는 AOC 등급 와인입니다. 깨끗하고 진한 다크 레드 컬러로 좋은 빛을 띠지만 약간 탁한 구석도 있습니다. 향은 아늑하고 편안합니다. 화려한 과일 향도 묵직한 나무 향도 두드러지지 않지만, 매우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맡아도 질리지 않으며 매력적인 느낌이 들죠. 질감도 아주 부드럽고 떫지 않습니다. 차갑고 매끄러우며 잘 균형이 잡힌 느낌이죠. 무겁지 않고 조금 라이트 한 미디엄 바디의 와인입니다. 드라이하지만 떫은맛 없이 균형을 잘 이루었으며 그냥 마셔도 좋고 음식과 함께해도 좋습니다. 자신을 크게 내세우지 않는 타입이라 어지간한 육..

[미국] 편안하고 안정된 퀄리티로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 Columbia Crest Grand Estates Cabernet Sauvignon 2003

1. 미국 와인 미국에 이민 갔던 분이나 출장을 자주 다녔던 분 중에 미국 와인에 익숙한 분이 많고, 국내의 와인 애호가 중에도 미국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 꽤 많습니다. 미국 와인은 수입량 부문에서 스페인 와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인지도도 프랑스 와인이나 칠레 와인과 함께 상당히 높은 편이죠. 이른바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많이 알려진 미국 와인은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전반적으로 잘 맞습니다.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 마시기에 떫은맛이 강한 프랑스 와인보다 떫은맛이 적고 부드러운 미국 와인이 더 낫습니다. 또 프랑스 와인과 비교할 때 과일의 단맛과 향이 더 강해서 단 술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구미에도 잘 맞죠. 그래서 레드 와인의 드라이한 맛과 떫은 느낌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에게 미국산..

[프랑스] 힘도 개성도 없이 평범할 뿐 - Mas la Chevalier Laroche Syrah 2006

1. 품종과 생산자 와인을 고를 때 품종이나 생산지를 유심히 봅니다. 와인을 살 때 기대하는 맛이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 와인을 사는 것은 달지 않고 탄탄하며 강한 탄닌과 복합적인 향을 기대하는 것이며 미국산 메를로(Merlot) 와인을 사는 것은 풍부한 과일 향과 비단 같은 부드러운 맛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시라 와인에서 찾는 맛은 충분한 탄닌과 이로 인한 탄력적이고 매끄러운 질감, 강렬한 검은 과일 향과 스파이시한 향신료 향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맨 빈트너스 쉬라즈 같은 와인은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중저가의 가격으로 시라/쉬라즈(Syrah/Shiraz)의 특징을 잘 보여준 와인입니다. 그런 와인은 가격이 주머니 사정과 맞으면 언제든지 다시 손이 가게 ..

[아르헨티나] 진한 사과 쥬스가 생각나는 - Bodega Norton Golden Apple Late Harvest 2009

1. 레이트 하베스트 포도를 말리거나 곰팡이 피게 하거나 얼려서 만드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은 많이 팔진 않지만, 꽤 매력 있습니다. 마치 연금술사가 대지의 열매에 하늘의 기운을 넣어서 정성을 다해 만든 황금 시럽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귀하디 귀한 존재라는 인상을 줍니다. 물론 디저트 와인이라고 해서 품질이 다 같진 않습니다. 쏘테른(Sauternes)의 샤토 디캠(Chateau d'Yquem)처럼 수십 만 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귀부 와인(貴腐 Wine)부터 375mL의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십만 원이 족히 넘어가는 아이스바인(Eiswein, Ice wine)까지 정말 다양한 고급 디저트 와인이 있는 반면, 이삼만 원이면 구할 수 있는 저렴한 레이트 하베스트(Late Harvest) 와인도 있는 등..

[프랑스] 추석 밤하늘에 둥실 떠오른 보름달 같은 모습의 - L'Ostal Cazes Jean Michel Cazes Grand Vin 2004

1. 로스탈 까즈(L'Ostal Cazes) 병에 붙은 황금빛 원이 한가위의 보름달을 떠올리게 하는 와인입니다. 로스탈 까즈는 남부 프랑스의 미네르부아 라 리비니에르(Minervois la Livinière) AOC에서 재배한 4종류의 포도로 만들었으며 사용한 포도 품종과 비율은 시라(Syrah) 65%, 까리냥(Carignan) 13%, 그르나슈(Grenache) 12%, 무흐베드르(Mourvedre) 10%입니다. 시라를 가장 많이 썼고, 나머지 세 품종이 비슷비슷한 비율로 들어갔습니다. 시라가 많이 들어간 와인은 양념이 강한 우리나라 음식뿐만 아니라 향신료를 많이 쓰는 중국 요리와 동남아 요리에 제법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매콤한 고추와 땅콩을 함께 넣어서 볶은 궁보계정(宮保鷄丁)이나 매콤한 소스를..

[포르투갈] 가을비 내리는 우울한 밤, 당신을 위로해줄 - Niepoort Tawny Porto

1. 포트(Port, Porto) 와인 포드 와인은 포르투갈의 포르투 항(Porto港)에서 처음 생산된 강화 와인입니다. 강화 와인은 와인을 만들 때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브랜디를 부어서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을 말합니다. 이렇게 만든 와인은 더운 날씨에도 상하지 않고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죠. 스페인의 셰리(Sherry)와 시칠리아의 마르살라(Marsala), 포르투갈의 포트와 마데이라(Madeira)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강화 와인은 대부분 단맛이 나지만 피노 셰리(Fino Sherry)처럼 달지 않고 드라이한 것도 있습니다. 포트 와인은 일반적인 루비 포트부터 가장 고급의 빈티지 포트까지 몇 종류의 스타일로 구분됩니다. • 화이트 포트(White Port) • 루비 포트(Ruby Port) 계열..

[App] Wine Spectator Vintage Chart+

1. 와인 스펙테이터 빈티지 차트 플러스(Wine Spectator Vintage Chart+)와인 스펙테이터_Wine Spectator는 디켄터_Decanter와 함께 가장 권위가 있는 와인 전문 잡지입니다. 우리나라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WS Point'라 불리우는 와인 평가 점수와 해마다 발표하는 올해의 100대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와인 스펙테이터에서는 아이폰용 앱_App도 몇 가지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올려놨는데요, 최근에 제가 보고 다운 받은 것이 '와인 스펙테이터 빈티지 차트 플러스'라는 앱입니다.Wine Spectator Vintage Chart+(제목을 클릭하면 아이튠즈로 이동)2. 기능 1 - 빈티지 차트와인을 마시다 보면 포도가 수확된 연도인 빈티지에 관심을 기울이..

[호주] 편안한 맛과 향으로 누가 마신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러울 - Katnook Founder's Block Shiraz 2005

1. 신세계 와인 생산국의 대표 품종 신세계 와인 생산국은 자국의 떼루아에 알맞은 품종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신세계 와인 생산국의 풍토에 잘 맞는 포도 품종은 아래와 같습니다. • 미국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 칠레 : 까르메네르(Carmenère), 메를로(Merlot) • 뉴질랜드 :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피노 누아 • 아르헨티나 : 말벡(Malbec) • 남아프리카 공화국 : 피노타쥬(Pinotage) • 캐나다 : 비달(Vidal) • 호주 : 쉬라즈(Shiraz), 리슬링(Riesling) 그래서 신대륙 와인을 살 땐 각 생산국의 특산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호주] 정감 가는 얼굴을 가진 수수한 아가씨 - Katnook Founder's Block Merlot 2005

1. 카트눅 파운더스 블록 메를로(Katnook Founder's Block Merlot) 2005 호주의 메를로 와인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합니다. 호주 와인 중에서 뛰어난 품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와인은 까베르네 쇼비뇽과 쉬라즈 와인, 그리고 두 품종을 주로 사용해서 만든 블렌딩 와인이죠. 그렇긴 해도 메를로 역시 다른 글로벌 품종과 함께 꾸준히 재배되며, 양조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의 라임스톤 코스트 지구(Limestone Coast Zone)에 있는 쿠나와라(Coonawarra)의 메를로(Merlot) 100%로 만든 카트눅 파운더스 블록 메를로도 종전의 호주 메를로 와인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섬세하면서 너무 진하지 않은 미..

[스페인] 메마르고 묵직하며 씁쓸한, 고목 같던 - Torres Nerola 2005

1. 토레스 네롤라 와인의 맛과 향에 관한 평가를 보면 '메마르다'란 표현이 나옵니다. 과일 향이 부족한 와인에 주로 쓰는 말인데, 그처럼 메마른 와인이 네롤라입니다. 스페인 까딸루냐(Catalunya) 지방의 시라(Syrah) 80%에 모나스트렐(Monastrell) 20%를 섞어서 만든 네롤라는 탁하진 않지만 진하고 검붉은 색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코르크를 따면 먼저 알코올 기운이 강하게 나옵니다. 이윽고 부드러운 나무 향이 나오지만, 충분히 열리지 않아서인지 양은 빈약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과일 향은 물론이고 나무, 진흙, 나무줄기처럼 호감이 안 가는 향조차 잘 나오지 않습니다. 맛을 보면 탄닌의 수렴성 때문인지 짠맛이 느껴집니다. 탄닌은 조잡하지 않고 강하지만, 매우 메마르고 거칩니다. 부드럽지 ..

[이탈리아] 맛있는 음식과 가볍게 즐기세요 - Piccini Tegole Rosso 2006

1. 피치니 떼골레 로쏘 피치니 떼골레 로쏘는 풍부한 레드 체리 향과 함께 한 구석에 비릿한 풀 내음이 나는 와인으로 음식과 함께 가볍게 마시기에 좋습니다. 가벼운 라이트 바디로 약간 미끄러운 점성이 느껴지며 과일의 단 풍미가 강합니다. 부드럽고 산뜻한 신맛이 입안의 침샘을 자극하는 느낌은 좋지만, 뒷맛이 깔끔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후반부에 살짝 나타나는 거슬리는 쇠 비린내도 와인의 평가를 떨어트리는 요소죠. 그래서 이 와인을 맛있게 마시려면 와인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보다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어지간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이탈리아 산지오베제 와인이므로 어떤 음식과 함께 마셔야 할까 하는 고민은 별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가운 해물 요리만 아니면 무난하게 잘 어울립니다. 2. 와..

[전통주] 안 일어나다 못 일어나리 - 한산 소곡주(韓山 素穀酒)

1. 한산 소곡주 한산 소곡주는 앉은뱅이 술의 원조 격인 술입니다. 앉은뱅이 술은 '맛과 향에 반해 자기도 모르게 계속 마시다 결국 취해서 일어서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맛있는 술에 붙는 별명입니다. 맛있는 술에는 으레 붙는데 여기에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주막에서 맛본 술맛에 반해 연일 마시다가 과거 보는 날짜를 놓치고 말았다더라' 하는 전설도 한 토막씩 붙기 마련이죠. 한산의 명주인 소곡주는 백제 시대부터 빚어 마셨다고 하지만 확실한 문헌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홈페이지에 근거로 나온 삼국사기 백제 본기 무왕 37년 3월 조의 기사에는 百濟本紀5-武王-37年○三十七年, 春二月, 遣使入朝貢. 三月, 王率左右臣寮, 遊燕於北浦. 兩岸奇巖怪石錯立, 間以奇花異草, 如畫圖. 王飮酒極歡, 鼓琴自歌, 從者..

[마리아쥬] 명절 음식과 함께 와인을 마셔봅시다! - 선물로 들어온 와인 해치우기 2탄

우리 민족의 2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은 다른 어떤 명절보다 먹을 것이 푸짐합니다. 보관기술과 운송 시설이 발달하고 수입 식품도 많이 들어오다 보니 비단 명절뿐만 아니라 일년 사시사철 언제나 먹을거리가 넘쳐나지만, 그래도 설날과 추석 하면 풍성한 차례상과 다양한 선물(주로 먹을거리)이 떠오르죠. 명절 때 들어오는 선물 중에 2000년 이후로 부쩍 늘어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와인 선물 세트죠. 보통 한 상자에 두 병이 들어 있고 품종이 다른 레드 와인 두 병일 때가 많지만, 때때로 레드 와인 하나, 화이트 와인 하나가 들어 있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명절 때는 안주로 먹을 만한 음식이 넘치긴 하지만 와인과 함께 먹을 음식은 양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인지 선물로 받은 와인은 대부분 술..

와인/마리아쥬 2010.09.19

[이탈리아] 리세르바 등급에 어울리는 맛과 향을 지닌 와인 - il Molino di Grace Chianti Classico Riserva 2004

1. 일 몰리노 디 그레이스 끼안티 끌라시코 리세르바 다소 어벙한(?) 얼굴을 한 근육질의 남자 둘이 큰 포도송이를 든 모습이 그려진 레이블이 붙은 일 몰리노 디 그레이스 끼안티 끌라시코 리세르바는 레이블에서 풍기는 '별로'인 듯한 이미지와 달리 '꽤' 매력적인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끼안티 끌라시코 와인에서 종종 맡을 수 있는 레드 체리와 서양 자두 향이 풍부하게 퍼져 나오며, 탄탄한 탄닌은 리세르바 등급에 걸맞게 잘 숙성되어 날카롭거나 떫은 느낌이 없습니다. 잘 익은 포도를 충분히 숙성해서 부드럽고 탄력 있는 비단 같은 구조감을 갖게 했고, 강인한 구조감과 더불어 처음부터 끝까지 기복 없는 조화로운 느낌을 유지합니다. 끼안티 끌라시코 리세르바 등급에 어울리는 맛과 향을 지녔죠. 참고로 끼안티에서 리세..

[남아공] 매콤한 향과 맛이 가득 - MAN Vintners Shiraz 2008

1. 와인과 품종의 특징 와인 중에선 사용된 포도의 특성이 충실히 드러나는 와인이 있지만,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도 있습니다. 그런 와인은 종종 "대체 이 와인은 무슨 포도로 만들었을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죠. 샤토 가쟁(Chateau Gazin)은 메를로로 만들었지만, 막상 마셔보면 '과일 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마시기 편하다'라는 일반적인 메를로 와인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진하고 강하며 우거진 삼나무 숲이 떠오르는 묵직한 향과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죠. 반면에 품종의 특성이 확실하게 나오는 와인도 있습니다. 한 잔만 마셔도 "아~ 그 품종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팍 오죠. 코스탈 리젼(Coastal Region)의 팔(Paarl) 지역에서 수확한 쉬라즈(..

[호주] 농익은 과일향의 느낌이 물씬 - Rosemount Diamond Label Grenache Shiraz 2006

1. 로즈마운트 와이너리 호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인 로즈마운트사는 호주 곳곳에 있는 포도원에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2만 원대의 저렴한 와인부터 14만 원대의 고급 와인까지 수많은 와인이 로즈마운트의 이름을 달고 나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로즈마운트 와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국내에 수입된 로즈마운트사의 와인 목록입니다. • 로즈마운트 씨뷰 브뤼(Rosemount Seaview Brut) NV • 로즈마운트 다이아몬드 레이블 소비뇽 블랑(Rosemount Diamond Label Sauvignon Blanc) • 로즈마운트 다이아몬드 레이블 샤도네이(Rosemount Diamond Label Chardonnay) • 로즈마운트 다이아몬드 레이블 까베르네 소비뇽(Rosemount Diamond..

[칠레] 청량하면서 부드럽고 산뜻한 산미를 가진 - San Fedro 1865 Sauvignon Blanc 2008

1. 1865 소비뇽 블랑 1865 소비뇽 블랑은 아꽁까과 리젼(Aconcagua Region)의 레이다 밸리(Leyda Valley)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100%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물처럼 싱겁고 살짝 신맛이 들어간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 중에서 이 정도의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이라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꽤 매력적인 배와 사과, 시트러스 계열 향으로 소비뇽 블랑의 개성을 잘 살렸고, 청량하고 부드러우며 산뜻한 산미와 알코올이 균형을 갖췄습니다. 여운도 칠레 소비뇽 블랑치고 꽤 긴 편이죠. 솔직히 상당히 맛있는 와인이지만,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과 비교하면 아직 2%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가격이 4만 원대 후반이면 구태여 이 와인을 고르지 않고 뉴질랜드 소비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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