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최신 기술과 전통 방식을 통한 두 가지 맛의 공존 - Cadencias de Vega Esteban 2006

까브드맹 2010. 12. 27. 08:00

카덴시아스 데 베가 에스테반 2006

1. 카덴시아스 데 베가 에스테반 2006

보데가스 벤투라 데 베가(Bodegas Ventura de Vega)의 카덴시아스 데 베가 에스테반 2006은 리베라 델 구아디아나(Ribera del Guadiana)에서 재배한 시라(Syrah)와 뗌프라니요(Tempranillo)를 혼합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까지는 뗌프라니요를 100% 사용했고, 최근 빈티지도 뗌프라니요 100%를 사용합니다. 아마 2006 빈티지를 전후해서 시험 삼아 시라를 섞었던 것 같습니다. 

오크 숙성하지 않은 레드 와인으로 복합적인 과일 향이 넘쳐납니다. 탄산침용발효법과 전통 침용법을 결합한 혁신적인 와인 제조 기술을 개발하면서 이런 향을 가진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산과정에선 충전과 배수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스틸 탱크와 냉장 설비 같은 최첨단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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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필터링하지 않았는지 약간 탁한 구석이 있는 심홍색입니다. 싱그러운 붉은 과일 향 위주의 향이 풍깁니다. 딸기와 자두, 붉은 체리 같은 과일 향에 약간의 허브 향이 올라오죠. 시간이 흐르면 고급 목재에서 나오는 우아한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약간 탄탄하면서 떫은맛이 살짝 있지만 대체로 부드럽습니다. 하지만 질감이 풍부하지 않고 탄력적이지도 않습니다. 표면이 약간 까칠한 철판이나 인조 섬유 같은 느낌이네요. 알코올 도수가 13.5%로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시라 때문인지 입안에 화끈한 느낌이 있습니다. 처음엔 약간 떫고 쓴맛과 단맛이 재미있게 어우러진 맛이 납니다. 마신 후엔 자두 같은 과일을 먹고 난 후 남는 맛과 비슷한 느낌이 남죠. 맛에서 느끼는 과일 풍미는 탄산침용발효법으로 인한 것이며 균형 잡힌 탄닌은 전통적인 침용법에 의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맛이 나아지는 듯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맛있다고 느껴지는 한편 떫고 쓴 느낌과 산미도 강해서 입안에 상당한 자극을 줍니다.

 

 

다른 스페인 와인에서도 느꼈었지만, 시라와 뗌프라니요 포도가 조합된 스페인 와인은 그냥 마시기엔 탄닌의 힘이 너무 강합니다. 2시간 정도 지나면 강한 느낌이 부드러워지면서 마시기 편해집니다. 입안을 조여주는 느낌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으로 매끈매끈하고 탄탄하게 맛이 살아나는군요.

여운은 제법 길게 이어지는 편입니다. 꽤 괜찮은 품질을 가진 와인이지만, 탄닌과 산미, 알코올, 풍미 등의 요소가 짜임새 있게 어우러지진 않습니다. 강한 탄닌을 가진 와인이 입에 맞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타파스 같은 전채 요리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0년 12월 1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