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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와인 역사 48

[역사]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군대의 와인 보급

목차1. 개요2. 와인 마시고 돌격 앞으로! - 프랑스3. 럼이 아닌 또 다른 세계 - 영국과 호주4. 레이션에 와인이 빠질 수 없지! - 이탈리아5. 한 손에 와인, 다른 손에 맥주 - 독일6. 와인은 언감생심 - 러시아 1. 개요1914년 7월 28일 발발하여 1918년 11월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세계 20개국에서 68,208,171명의 군인이 동원되어 전투를 벌인 제1차 세계대전은 역사상 유례없는 대전쟁이었습니다. 주요 전장은 유럽이었고, 수많은 군인이 상대방의 참호를 점령하기 위해 빗발치는 포탄과 총탄을 뚫고 돌격해야 했죠.군인들이 전투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많은 군수품이 지원되었고, 화려한 음주 문화를 가진 유럽에선 술도 당당하게 군수품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빵과 함께 ..

[역사]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은 언제부터 나뉘어졌을까? (재업)

1. 와인의 구분 와인은 크게 4종류로 나뉩니다. 레드,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이죠. 로제와 스파클링은 전체 와인 생산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적고, 와인은 대부분 레드와 화이트로 생산됩니다. 그러면 언제부터 와인을 레드와 화이트로 나눠서 만들었을까요? 그리스 시대? 로마 시대? 인류가 레드와 화이트로 와인을 나누어서 만들기 시작한 것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보다 훨씬 오래전의 일로 보입니다. 2. 길가메시 서사시 1850년 영국의 고고학자 A.H. 레이어드는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였던 니네베를 발굴했고, 여기서 놀라운 유적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아슈르바니팔 왕이 만든 대도서관의 유적이었죠. 아슈르바니팔은 매우 잔인하고 난폭한 군주였지만, 학문을 매우 사랑하는 문화적인..

[와인] 와인에 관한 몇 가지 역사적 이야기 (재업)

1. 와인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프랑스에 널리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 양조법을 보급한 것은 카이사르의 공이었습니다. 갈리아 지역을 침략할 당시에 갈리아의 물 상태가 안 좋은 걸 확인한 카이사르는 병사들의 건강이 나빠질 것을 염려하여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양조해서 배급해 줬습니다. 물론 프랑스 남부의 마실리아(오늘날의 마르세유)에는 그리스의 식민 도시가 있어서 그곳 주민들은 와인을 마셨지만, 갈리아 내륙까지 널리 와인이 퍼진 것은 카이사르의 침공 이후라고 봐야 합니다. 당시 로마와 그리스에서는 물에 와인을 타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었습니다. 와인의 알코올 성분이 물의 잡균을 소독해서 안 좋은 물을 마실 때 생길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예방해 주었기 때문이죠. 그럼 갈리아에서는 와인 대신 ..

[역사] 1855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목차1. 역사적 배경2. 1855 보르도 그랑 크뤼 레드 와인    2-1. 1등급(Premiers Crus) / 4개    2-2. 2등급(Deuxièmes Crus) / 14개    2-3. 3등급(Troisièmes Cru) / 14개    2-4. 4등급(Quatrièmes Crus) / 10개    2-5. 5등급(Cinquièmes Crus) / 18개 프랑스 와인, 특히 보르도 와인을 마시다 보면 듣게 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1855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또는 1855 그랑 크뤼 등급이라는 용어죠. 1. 역사적 배경1855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의 정식 명칭은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입니다. ..

[역사] 스페인을 대표하는 리오하 와인의 역사

리오하(Rioja)는 스페인의 와인 관련 법령인 DOP에서 상위 지역인 DOCa(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 자격을 갖춘 원산지 지정)로 분류된 와인 생산지입니다. 고대에 페니키아인이 최초로 포도를 재배했고, 19세기 중반 이후 크게 성장해서 오늘날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 중 하나가 된 리오하 와인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초기 역사와 로마 시대 리오하에서 최초로 포도를 재배한 민족은 페니키아인입니다. 그들은 에브로 강(Ebro river)을 거슬러 올라가 알파로(Alfaro) 부근에 정착했죠. 그들은 고향인 레반트(Levant) 지역에서 그랬던 것처럼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 마셨습니다. 기원전 2세기 초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가 패하면서 로마..

[역사]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은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 스파클링 와인의 시작은? 많은 와인 생산자가 뜻하지 않게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완전히 발효되지 않아 당분이 남은 와인을 병에 넣고 밀봉하면 병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 탄산가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물론 살균이나 아황산 처리 등이 불량해서 밀봉한 와인에 효모가 함께 들어갔을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샴페인을 발명했다고 잘못 알려진 동 페리뇽도 같은 실수를 했을 겁니다. 그러나 동 페리뇽은 이런 현상을 보고 샴페인을 개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오크통에서 와인을 양조하고 저장하면 발효 과정에서 생긴 탄산가스가 오크통의 미세한 틈으로 빠져나가 이런 현상을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유리병..

[역사] 김준철 원장님이 알려주는 와인에 관한 역사적 사실 2편

1. 미국 금주령 결과는 사회적 안정보다는 범죄를 낳는 밀주, 밀수, 불법거래 등이 활개 치게 되어 미국정부는 이러한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10억 불에 이르는 경비를 지불하였지만, 금주기간 중 밀주와 밀수로 거래된 술은 360억 불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규모 밀주를 독점하려는 범죄단체의 세력다툼으로 알 카포네와 같은 갱단이 출현하면서, 범죄는 더욱 커지고 대담해져 사회의 한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후 미국은 대공황으로 빠져듭니다. 2. 파스퇴르 시절부터 와인의 과학적인 원리가 밝혀졌지만, 그때부터 유럽은 크고 작은 전쟁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1950년대에는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유럽의 와인은 1960년대부터 과학적인 원리..

[역사] 김준철 원장님이 알려주는 와인에 관한 역사적 사실 1편

1. 20세기 후반부터 값싼 와인의 품질이 놀랄 만큼 성장하였는데, 이는 모두 와인 과학 덕분이다. 1960년대부터 오크통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사용하여 온도조절을 하면서 발효를 하고, 원심분리를 이용한 청징, 자동 주병 등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리고 프랑스의 보르도를 비롯하여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각 대학에서 양조학과를 설립하여 포도재배, 와인 제조 등을 교육하면서 젊은 와인메이커를 배출하고 있다. 2. Claret(클레릿)이란 보르도 지방의 레드와인을 의미하는데, 이 단어는 투명하다는 뜻의 프랑스어인 클레레(Clairet)에서 유래했다. 즉 중세시대 보르도 와인은 화이트와인 품종이 섞인 로제에 가까운 색깔의 맑은 와인이었다. 3. IN..

[역사] AOC 제도의 역사

1. AOC? 프랑스 와인 법규인 지역 명칭 통제법은 "아펠라씨옹 도리진 꽁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약자로 AOC라고 합니다. AOC는 글자 그대로 "지역(Origine)"의 "명칭(Appellation)"으로 (와인의 품질과 등급을) "통제(Controlee)" 혹은 "관리"하는 법입니다. 즉, 특정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규정에 맞춰 만든 와인의 레이블에 해당 지역의 지명을 표시해서 소비자가 레이블에 적힌 와인 산지를 보고 품질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AOC에 따라 결정되는 프랑스 와인의 최고 등급이 AOC 등급입니다. AOC 등급은 특정산지의 포도로 만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부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메독(Medoc)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

[역사] 마리 루이즈 파리소(Marie Louise Parisot)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말을 탄 여성은 평생을 와인 사업에 바친 마리 루이즈 파리소입니다. 엄청나게 보수적이었던 20세기 초반의 부르고뉴에서 오로지 와인을 위해 살았던 마리 루이즈의 생애에 대해 아래와 같은 얘기가 전해집니다. "딸의 탄생 소식을 들었을 때 미스터 파리소는 미칠 듯이 기뻐했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자라면서 활발한 성격을 가졌고 그녀의 푸른 눈은 총명한 기운으로 반짝였죠. 변덕스럽기도 했지만, 그녀는 천성적으로 다정했고 주도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와인 창고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와인 생산자와 창고지기, 오크통 제작자와 친분을 쌓았죠. 16살에 그녀는 와인 창고를 담당했고 와인에 관한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줬습니다. 30대가 되었을 때 그녀는 전문적인 와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수의 여성 중 ..

[역사] 최초의 프리스티지 뀌베 샴페인(Prestige Cuvée Champagne), 돔 페리뇽(Dom Pérignon)

모에 샹동(Moët & Chandon) 샴페인 하우스가 만드는 돔 페리뇽은 하우스의 고급 샴페인으로 판매하는 빈티지 샴페인(Vintage Champagne) 브랜드입니다. "Dom Pérignon"이란 이름은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사였던 돔 페리뇽(1638~1715)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그는 샹파뉴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린 중요한 개척자였죠. 하지만 인기 있는 전설과 달리 그가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을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역사] 스파클링 와인의 기원 오랫동안 세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만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옛날에 출판했던 많은 와인 책자와 인터넷의 몇몇 자료를 살펴보면 17세기 후반에 프랑스 샹 a..

[역사] 오스트리아의 부동액 와인 사건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는 중부 유럽의 와인 강국입니다. 약 4천 년 전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던 고고학적 증거가 발굴되었을 만큼 와인 역사가 오래되었죠. 중세에는 교회가 오스트리아의 와인 산업을 이끌었고, 16세기에는 와인 산업이 번창했습니다. 1780년에는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a)와 조세프 2세(Joseph II)가 오스트리아의 와인 산업을 진흥하려고 복잡한 주세를 하나로 통일했죠. 19세기에 유럽의 포도밭을 덮쳤던 악몽 같은 신대륙의 침입자인 가루곰팡이(Powdery Mildew=Uncinula necator)와 노균병(Downy Mildew=Peronospora), 필록세라(Phylloxera) 삼총사(?)는 오스트리아라고 예외를 두지 않았습니다...

[역사] 스파클링 와인의 기원

오랫동안 세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만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옛날에 출판했던 많은 와인 책자와 인터넷의 몇몇 자료를 살펴보면 17세기 후반에 프랑스 샹파뉴의 오빌레(Hautvillers) 대수도원에서 와인 창고 책임자로 일했던 돔 페리뇽(Dom Perignon)이 처음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다고 나오죠. 하지만 스파클링 와인의 역사는 돔 페리뇽 이전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갑니다. 1. 와인에서 올라오는 탄산 가스의 발견 인류가 와인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한 후로 많은 사람이 와인에서 탄산 가스가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도 이런 현상에 관해 기록을 남겼지만, 와인에 거품이 생기는 알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죠. ..

[역사] 칠레에서 부활한 보르도 포도, 까르메네르

까르메네르(Carmenere)는 까베르네(Cabernet) 계열의 포도 중 하나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메를로(Merlot), 말벡(Malbec), 쁘띠 베르도(Petit verdo)와 함께 프랑스 보르도가 원산지인 6개의 적포도 중 하나입니다. 보르도에서 까르메네르는 색이 짙은 와인을 만들 때 사용했으며, 때때로 쁘띠 베르도처럼 이국적인 향신료 향과 색, 탄닌을 보강하려고 다른 품종과 혼합하곤 했죠. 1. 까르메네르라는 이름의 유래 까르메네르라는 이름은 진홍색(Crimson)을 뜻하는 프랑스 단어 "카민(Carmin)"에서 유래했으며 가을에 잎이 지기 전의 까르메네르 잎 색깔이 밝은 진홍색을 띠어서 붙은 것이랍니다. 이 포도는..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게르만 왕조 지배하의 와인 산업

앞서 고트족이 포도밭을 보호했던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모습은 비단 고트족뿐만 아니라 다른 게르만 부족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를 점령한 색슨족은 와인을 ‘어른과 현명한 자를 위한 술’이라고 봤는데, 이는 그리스와 로마인이 와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같습니다. 색슨족은 와인을 재료로 한 요리법을 선보였고, 와인을 넣고 끓인 닭 요리나 와인에 넣고 졸인 과일을 환자용 음식으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색슨인들은 망자를 위해 차리는 식탁에도 와인을 올렸는데, 아마 와인에게서 우리나라 제사상의 제주(祭酒)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나 봅니다. 해적으로 악명을 떨쳤던 노르만인도 프랑크 북부의 강가를 거주지로 삼은 후부턴 노략질 대신 프랑크 북부 지역의 와인 무역에 힘썼습니다. 그들은 영국 등지로 향하는 와..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서로마의 멸망, 중세의 시작

476년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혼란에 빠져있던 서로마 제국이 마침내 멸망합니다. 서로마 제국이 사라진 자리에 여러 게르만족이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중세의 문이 열리게 되죠. ‘중세’하면 ‘암흑시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일이 많습니다. 문화도 경제도 로마 시대보다 퇴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죠. 하지만 많은 역사 연구를 통해서 중세시대 초기의 여러 문화나 제도는 이미 로마 시대 말에도 존재했던 것이며, 그 후에 더욱 발전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중세는 온전히 발전 단계에 있었던 역사이지 퇴보나 종교적 억압의 시대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러한 점은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게르만족의 산발적인 공격이 지속하였던 3~5세기에 유럽의 포도 재배는 트리어(Trier) 인근의 모젤(Mosel)강까지..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유럽 내륙으로 퍼져나간 로마의 와인 문화

로마 군단의 발자취를 따라 유럽의 와인 생산지는 1세기경에 남으로 크레타섬, 북으로 잉글랜드, 서로 포르투갈, 동으로 폴란드까지 넓혀졌습니다. 한국인에게 쌀과 된장이 주식이듯 로마인에겐 빵과 와인이 주식이었으므로 로마의 군인들이 현지 여성과 결혼해 정착한 곳을 중심으로 와인 문화가 퍼져나갔죠. 만약 포도를 재배하기 곤란한 곳이었으면 무역로를 따라 와인을 수입해서 마셨습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하고, 380년 테오도시우스 1세가 칙령을 통해 사실상 기독교를 국교화하면서 와인은 주요 식품으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집니다. 가톨릭과 정교회, 성공회의 7성사 중 하나인 성체성사에서 밀떡과 와인을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물론 종교적인 이유만으로 와인 문화와 생산이 퍼..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로마제국의 로버트 파커,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

로마의 학자이며 작가였던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Gaius Plinius Secundus)는 현대의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 Jr)에 비견될 만한 당대의 와인 전문가였습니다. 같은 이름의 조카가 있어서 대(大) 플리니우스로 불리는 그는 란 책을 쓰면서 서기 1세기 무렵의 로마 제국과 이웃 국가에서 생산하던 와인에 관해 자세히 적어놓았죠. 에는 91종의 일반 와인, 50종의 고급 와인, 38종의 수입 와인 등 모두 합쳐 179종의 와인 목록이 나오며 플리니우스는 이 와인들을 원산지별로 평가하고 정리해서 등급을 매겼습니다. 예를 들어 카이쿠반 와인에는 XCVI등급을, 팔레르노 와인에는 XC등급을 매겼습니다. 또한, 특정 제품에 관한 평가도 기록해 놓았는데, 이런 모습은 원산지를 강조하..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로마 시대의 와인 평가

로마 시대에도 와인 전문가가 있었고, 그들은 로마 제국 각지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와인은 하나같이 독하고 달콤한 것이었습니다. 현대의 와인 전문가들처럼 색이나 향에도 관심을 기울이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도와 알코올 도수였죠. 평가 항목에는 와인의 숙성도도 들어 있었습니다. 오늘날처럼 오래된 와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당시의 ‘오래된 와인’이란 전년도에 만든 와인을 뜻했다고 합니다. 대다수 와인들이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식초로 변하거나 상했다는 얘기죠. 아주 잘 익은 포도로 만들어서 당도와 알코올 도수가 높고, 산이나 탄닌이 많이 들어간 와인만 해를 넘겨 보관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런 오래된 고급 와인들은 당연히 가격도 비쌌습니다. 301..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로마 와인의 스타일

로마 시대의 와인도 현대 와인처럼 맛과 향이 다양했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다양했죠. 서민들이 즐긴 와인은 오늘날의 저가 와인처럼 묽고 가벼운 스타일이었습니다. 몹시 가난한 사람들은 와인을 다 짜내고 남은 찌꺼기에 물을 부어서 만드는 음료인 ‘로라’를 즐겨 마셨습니다. 병사들은 취하면 안 되므로 와인 대신 식초로 변질되기 직전의 와인에 물에 타서 만든 포스카(Posca)를 마셨죠. 부유층은 좋은 와인을 마셨는데, 당도가 높을수록 고급 와인으로 쳐줬습니다. 그래서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를 말려서 당도를 최대한 높인 상태에서 와인을 만들었고, 끓인 포도즙과 꿀을 넣어 단맛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오늘날엔 와인을 만들 때 포도 말고 다른 재료를 쓰는 일이 거의 없지만, 로마 시대에는 다양한 첨가물을 넣는 것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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