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군대의 와인 보급

까브드맹 2024. 8. 7. 22:55

오! 아무것도 아닙니다, 중위님, 피나드는 안전합니다
("오! 아무것도 아닙니다, 중위님, 피나드는 안전합니다.")

목차
1. 개요
2. 와인 마시고 돌격 앞으로! - 프랑스
3. 럼이 아닌 또 다른 세계 - 영국과 호주
4. 레이션에 와인이 빠질 수 없지! - 이탈리아
5. 한 손에 와인, 다른 손에 맥주 - 독일
6. 와인은 언감생심 -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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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14년 7월 28일 발발하여 1918년 11월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세계 20개국에서 68,208,171명의 군인이 동원되어 전투를 벌인 제1차 세계대전은 역사상 유례없는 대전쟁이었습니다. 주요 전장은 유럽이었고, 수많은 군인이 상대방의 참호를 점령하기 위해 빗발치는 포탄과 총탄을 뚫고 돌격해야 했죠.

군인들이 전투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많은 군수품이 지원되었고, 화려한 음주 문화를 가진 유럽에선 술도 당당하게 군수품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빵과 함께 먹기 위해서, 목을 축이기 위해서, 전장의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군인들에게 술이 지급되었고, 그중에 와인은 많은 부분을 차지했죠.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각국의 군대에 지급된 외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 와인 마시고 돌격 앞으로! - 프랑스

①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을 때 프랑스 군인들은 하루에 카망베르 치즈 1개와 레드 와인 250㎖를 받았지만, 본격적인 참호전이 시작되는 1916년 무렵엔 배급량이 500㎖로 늘어났습니다. 1917년에는 750㎖로 양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자기 돈으로 더 구매해서 마실 수도 있었죠. 나중엔 하루 2리터 이상의 와인을 줬습니다. 상부에서 병사들의 전투 스트레스와 반발을 와인으로 누그러뜨리려는 생각이었을까요?

와인 보급량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프랑스 와인의 주 수입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적국이 되고, 러시아도 육로와 해로가 막히면서 와인 재고가 늘어나자 이걸 소모하기 위해서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② 1914년부터 1916년까지 프랑스 육군은 연간 12억 리터의 와인을 병사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전쟁 초기에 랑그독의 포도밭주인들이 2,000만 리터의 와인을 군에 기증했고, 북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에서도 상당량의 와인을 생산해서 군에 보급했죠.

③ 군대 식사가 으레 그렇듯 배급 와인은 맛이 없었고, 군인들은 배급 와인을 ‘짐승’, ‘싸구려’, ‘신와인’ 등으로 불렀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Pinard(값싼 와인)’이었죠. 이 단어는 1880년대 프랑스 전역에 배치된 수비대의 일부에서 쓰기 시작했고, 1900년대부터는 주요 단어가 되었습니다.

④ 프랑스 와인 산업은 전쟁으로 인해 샹파뉴(Champagne)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도밭이 황폐해졌지만, 여전히 여성과 어린이가 수확한 포도로 지하 저장고에서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포도밭은 복원되었고, 1919년에 프랑스 정부는 새로운 와인 양조 규칙을 제정하고, 주요 지역 12곳을 선정하여 원산지 명칭을 정했습니다. 이것이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제도의 기반이 됩니다.

 

3. 럼이 아닌 또 다른 세계 - 영국과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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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영국군은 영국령의 무슬림 남성을 제외한 영연방 부대에 매일 럼을 배급했습니다. 배급량은 매일 아침 1온스(28㎖)인 경우가 많았고, 군인들은 차나 커피에 럼을 섞어서 마시기도 했죠.

② 오랜 전쟁 기간 영국군은 프랑스 군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군인들과 참호에서 함께 살아야 했습니다. 영국군은 그들과 와인을 같이 마시면서 문화와 관습을 공유하며 발전시켰고, 많은 영국군과 호주군에게 이런 일은 일찍이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것이었죠. 덕분에 호주 군인들은 화이트든 레드든, 싼 와인이든 아니든 와인 맛에 길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훗날 호주 와인의 발전과 성장의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되었을 겁니다.

 

4. 레이션에 와인이 빠질 수 없지! - 이탈리아

① 전쟁 초기에 이탈리아 육군은 약 3,500 칼로리가 나오는 전투 식량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전투 식량의 내용물은 빵 750g, 고기 375g, 파스타 200g, 초콜릿, 커피, 설탕, 치즈, 그리고 와인으로 구성되었죠.

② 보병으로 참전한 쟈코모 알레산드리(Giacomo Alessandri)는 2018년 3월에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바냐카발로(Bagnacavallo)에 비해 여기가 더 좋은 점은 음식뿐입니다. 우리는 매일 큰 빵 두 개, 좋은 파마산 치즈 한 조각, 와인 1/4리터를 먹고, 아침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십니다."

 

5. 한 손에 와인, 다른 손에 맥주 - 독일

① 매일 상당량의 와인을 배급했고, 맥주의 나라답게 맥주도 보급했습니다.

 

6. 와인은 언감생심 - 러시아

① 일주일에 3회 보드카를 배급했습니다. 추운 나라라 와인을 생산할 수 없어서 와인 보급을 불가능했죠.

 

<참고 자료>

1. 김준철 원장님의 와인소식(250) 24. 08. 05.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