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포도 품종

[프랑스] 까베르네 프랑 - 보르도 레드 와인용 포도들의 아버지

까브드맹 2024. 5. 6. 07:16

까베르네 프랑 포도의 모습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하는 레드 와인용 포도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의 아버지 같은 포도, 그것이 까베르네 프랑입니다.

1. 까베르네 프랑의 특성

까베르네 프랑은 널리 알려진 레드 와인 양조용 포도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에선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와 함께 레드 와인 양조에 많이 사용되며 색소와 향, 풍부하고 세련된 맛, 숙성 능력을 와인에 더해주죠. 루아르 밸리(Valle de la Loire)의 쉬농(Chinon)이나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선 까베르네 프랑으로 단일 품종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선 아이스 와인(Ice Wine) 양조에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1) 포도의 특성

까베르네 프랑은 강인한 성질은 다양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와인으로 입증되었습니다. 포도나무는 튼튼하고 곧게 자라며, 짙은 녹색 잎의 끝부분은 5개로 갈라집니다. 길쭉한 포도송이의 크기는 중소형이며, 흑청색의 포도알은 매우 작고 껍질이 상당히 얇습니다.

까베르네 프랑은 다양한 토양에 적응할 수 있지만, 모래와 백악질 토양에서 잘 자라며 와인도 더 풀 바디하게 만들어지는 편입니다. 루아르 계곡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자갈밭에서 기른 포도로 만든 것과 백악질인 튀포(tuffeau) 토양으로 이뤄진 경사 지대의 포도로 만든 것의 테루아 차이를 느낄 수 있죠.

까베르네 프랑의 생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매우 비슷하지만, 싹이 트고 포도가 익는 시기가 적어도 1주일 정도 빠릅니다. 이러한 특성은 루아르 밸리처럼 약간 시원한 기후에서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잘 자랄 수 있게 해줬고, 보르도에선 까베르네 소비뇽 수확 직전에 닥칠 수 있는 악천후에 대비한 '보험용' 품종으로 까베르네 프랑을 재배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일찍 싹이 트는 바람에 개화기에 아직 날씨가 춥거나 좋지 않으면 꽃이 피지 않는 꿀뤼르(coulure, 꽃떨이)라는 위험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확량에 매우 민감한 까베르네 프랑은 단위 면적 당 수확량이 너무 많으면 와인에서 녹색 식물 향을 더 많이 풍깁니다. 까베르네 프랑은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만, 피노 누아(Pinot Noir) 만큼은 아닙니다.

까베르네 프랑과 보르도 흑포도들의 계보도
(까베르네 프랑과 보르도 흑포도들의 계보도)

까베르네 프랑의 DNA를 조사한 결과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카르메네르(Carménère)의 부모 품종 중 한쪽으로 밝혀졌습니다. 까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의 교배로 까베르네 소비뇽이 탄생했고, 막들린 노트르 데 샤랑트(Magdeleine Notre des Charentes) 포도와 교배해서 메를로가 태어난 것이죠. 그로 까베르네(Gros Cabernet)와의 사이에선 카르메네르가 출현했습니다. 이처럼 까베르네 프랑은 보르도 포도의 아버지 같은 품종입니다. 자식인 세 포도에서 풍기는 박하나 피망 향도 아버지인 까베르네 프랑에서 전해진 것이죠.

2) 와인의 특성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덜 숙성했을 땐 조금 거칠고 덜 농축된 맛이 나지만, 풀 향기 같은 싱그러운 향이 나옵니다. 과일 향도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적은 탄닌으로 인해 부드럽고 온화한 맛이 나죠.

까베르네 프랑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동일한 페놀과 아로마 화합물을 많이 공유하지만, 눈에 띄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색소가 더 옅은 편이나 와인의 강도와 풍부한 맛과 향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와인의 색은 밝고 창백한 적색이며 바디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보다 가볍죠. 탄닌 함량은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약간 적지만, 그만큼 더 부드러운 와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른 레드 와인용 품종처럼 서늘한 기후에선 탄닌이 약간 적지만, 따뜻한 기후에선 탄닌이 더 풍부합니다. 신세계 생산지에선 까베르네 프랑의 과일 향을 더 두드러지게 하고 녹색 잎의 풍미를 최소화하려고 포도 수확을 늦추곤 합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생산지와 스타일에 따라 서늘한 기후의 시큼하고 붉은 과일 맛부터 이탈리아의 토스카나(Toscana)와 캘리포니아처럼 따뜻한 지역의 말린 과일 맛까지 다양한 맛과 향이 나옵니다. 보르도처럼 온화한 기후에선 와인에서 고소하고 시큼하면서 허브 풍미도 섞인 맛을 느낄 수 있죠. 성질이 더 강한 포도와 함께 사용할 땐 와인에 세련된 맛과 후추 풍미를 보태줍니다. 와인의 산도는 높습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15~20°C의 온도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온도에서 와인의 향이 잘 퍼지고 알코올이 향을 방해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마시기 좋은 잔은 범용 와인 잔이나 표준적인 레드 와인 잔입니다. 이런 잔은 와인에 충분한 공기를 공급하여 향이 코에 직접 전달되도록 해주죠. 가벼운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디캔팅이 별로 필요하지 않지만, 보르도와 토스카나에서 나오는 풀 바디 와인은 적어도 30분 이상 디캔팅 해야 합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세월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아집니다. 가벼운 와인은 2~5년에 걸쳐 좋아질 수 있지만, 탄닌이 많은 풀 바디 와인은 5~10년가량, 또는 정말 좋은 와인이라면 그 이상 발달할 수 있습니다.

까베르네 프랑을 주로 사용하는 가장 유명한 와인 중 하나는 보르도의 생-테밀리옹(Saint-Émilion) AOC에서 생산되는 샤토 슈발 블랑(Château Cheval Blan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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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까베르네 프랑의 역사

까베르네 프랑은 17세기의 어느 시점에 프랑스 남서부의 리부르네(Libournais) 지역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루아르 계곡으로 이 포도의 꺾꽂이(cutting)를 가져간 사람은 프랑스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리슐리외 추기경(Cardinal Richelieu)이었죠. 루아르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포도와 관련된 이름을 갖게 된 브레통(Breton)이라는 수도원장의 보호 아래 부르괴이(Bourgueil) 수도원에 심겨졌습니다.

보르도에선 18세기 말에 '부세(Bouchet)'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면서 프롱삭(Fronsac)과 뽀므롤(Pomerol), 생-테밀리옹 일대에서 재배되었고, 양질의 와인으로 생산되었습니다. 18세기와 19세기에 까베르네 소비뇽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두 포도의 유사성이 관찰되었고, 이들의 관계에 관한 이론도 등장했죠. 마침에 1997년 까베르네 소비뇽이 까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의 교배종이란 사실을 보여주는 DNA 증거가 나타났습니다.

3. 까베르네 프랑 와인 생산지

까베르네 프랑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되는 20가지 포도 품종 중 하나입니다. 유럽과 신세계 와인 생산지뿐만 아니라 최근엔 중국과 카자흐스탄에서도 재배하죠. 많은 곳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미국의 메리티지(Meritage) 와인처럼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 품종 중 하나로 다뤄집니다. 물론 취급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다음이죠. 그러나 이탈리아 북동부와 루아르 계곡의 앙주-소뮈르(Anjou-Saumur), 뚜렌느(Touraine), 보르도 우안 지역에선 까베르네 프랑이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프랑스

2000년 현재 프랑스에서 6번째로 많이 기르는 품종으로 주요 재배지는 보르도의 리부르네 지역과 루아르 계곡입니다. 보르도의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은 대부분 프롱삭과 생-테밀리옹, 뽀므롤 AOC가 있는 지롱드강 우안을 따라 있으며, 1960년대 후반까지 약 10,000헥타르의 보르도 포도밭에서 까베르네 소비뇽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재배했습니다. 20세기 말에 보르도의 까베르네 소비뇽 재배량이 급격히 늘면서 비율이 2:1로 되었지만, 까베르네 프랑의 재배 면적은 14,310헥타르가 넘습니다. 이 수치는 프랑스 전체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 면적인 36,000헥타르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루아르 계곡의 앙주(Anjou), 부르괴이, 쉬농, 소뮈르-샹피니(Saumur-Champigny) 등지에선 까베르네 프랑을 브레통이라 부르며 많이 재배합니다. 프랑스 북부의 루아르 계곡은 기후가 서늘한 곳이라 이곳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더 가벼운 타닌과 붉은 과일, 꽃, 허브 향이 특징입니다. 피노 누아나 보졸레(Beaujolais) 와인을 좋아한다면 루아르의 까베르네 프랑도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다른 주요 재배지로는 프랑스 남서부 지역의 베르쥬락(Bergerac)과 마디랑(Madiran) AOC가 있습니다.

 

 

2)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두 번째로 큰 까베르네 프랑 와인 생산국입니다. 2000년 기준으로 이탈리아에 7,000헥타르 이상의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일반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카르미네르와 혼동되기에 정확한 재배 면적은 알 수 없습니다.

주요 재배지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주이지만, 이웃한 베네토(Veneto)주에서도 많이 기릅니다. 토스카나주에선 끼안티(Chianti) 와인을 양조할 때 보조 품종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최근 몇 년간 재배량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볼게리(Bolgheri)와 마렘마(Maremma)에선 와인에 균형감과 우아함을 더해주는 포도로 평가받으며, 볼게리의 슈퍼 투스칸 와인 중 다수는 까베르네 프랑이 중심 품종입니다. 남쪽의 뿔리아(Puglia)주에도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와인의 라벨에 "Cabernet"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주로 까베르네 프랑이거나 까베르네 프랑과 까베르네 소비뇽을 혼합한 것일 수 있습니다.

3) 헝가리

1990년대 말에 일부 와인 생산지의 기후와 재배 조건이 까베르네 소비뇽이 완전히 익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까베르네 프랑이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빌라니(Villány)와 섹사르드(Szekszárd)에서 까베르네 프랑이 성공리에 재배되면서 큰 잠재력을 보여줬고, 일부 국제 전문가는 까베르네 프랑이 "빌라니 지역에서 새로운 본거지를 찾았다"고 선언했습니다.

헝가리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프랑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은 일반적으로 풀 바디하고 탄닌 함유량은 중간 이상이며, 향신료와 푸른 꽃, 붉고 검은 베리 과일 향이 풍부합니다. 숙성 가능 기간은 약 10년 정도로 잠재력이 상당하죠. 헝가리산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보통 헝가리산 새 오크통에서 12~18개월 동안 숙성됩니다.

빌라니와 섹사르드 외에 에게르(Eger)와 남부 벌러톤(South Balaton), 쇼프론(Sopron) 등의 재배지가 있습니다. 이 지역들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종종 보르도 스타일 와인의 양조에 사용되고, 때때로 로제 와인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다른 유럽 지역

위의 세 나라 외에도 까베르네 프랑을 재배하는 유럽 국가가 있습니다. 그리스에선 까베르네 프랑을 '차푸르나코스(tsapournakos)'라 부르면서 기르고, 불가리아와 슬로베니아에도 포도밭이 있죠. 특히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Istria)의 사부드리아(Savudrija) 지역에서 대규모로 재배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스페인에는 732헥타르의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이 있습니다. 카탈루냐(Catalonia)주에서 주로 재배하며, 카탈루냐(Catalunya) DO와 코스터스 델 세그레(Costers del Segre), 엠포르다(Empordà), 플라 데 바게스(Pla de Bages), 프리오랏(Priorat)의 4개 DOP에선 공인 품종으로 지정되어 있죠. 발렌시아(Valencia)와 카스티야 라 만차(Castilla-La Mancha)에서도 까베르네 프랑을 기릅니다.

5) 캐나다

캐나다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블렌딩 와인에 주로 사용되지만 단일 품종 와인과 아이스 와인으로도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죠.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약 2주 일찍 익는 까베르네 프랑은 다른 레드 와인용 품종보다 캐나다의 서늘한 기후에서 더 잘 숙성되곤 합니다.

주요 재배지는 온타리오주의 나이아가라 반도(Ontario's Niagara Peninsula), 프린스 에드바르트 카운티(Prince Edward County), 이리호(Lake Erie)의 북쪽 해안, 펠리 섬(Pelee Island),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주의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 등입니다. 온타리오주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산도가 적당하며 특유의 라즈베리와 식물성 풍미가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6) 미국

미국에서 까베르네 프랑에 대한 관심은 메리티지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는 미국산 보르도 블렌드 와인을 만들고 싶어 했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일부 재배지에선 까베르네 프랑을 메를로로 오인했을 만큼 이 품종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1980년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캘리포니아의 까베르네 프랑 재배 면적은 총 1,400헥타르로 늘어났죠. 대부분의 포도밭은 나파(Napa)와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에 생겼습니다.

1986년 나파 밸리의 카사 누에스트라 와이너리(Casa Nuestra Winery)가 미국 최초로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만들었고, 첫 빈티지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와인 대회(the Los Angeles Times Wine Competition)에서 더블 골드와 최고 등급 메달을 획득했죠. 이 와이너리에선 지금도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 기슭의 레이더(Radar) 지역은 화창하고 따뜻한 기후 덕분에 맛이 풍부하고 과일 풍미가 강한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생산합니다. 오늘날엔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까베르네 프랑을 재배하지만, 단일 품종 와인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까베르네 프랑은 뉴욕주의 롱아일랜드(Long Island)와 핑거 레이크스(Finger Lakes), 콜로라도주의 그랜드 밸리(Grand Valley) AVA, 일리노이주 남부의 쇼니 힐스(Shawnee Hills) AVA, 펜실베이니아주, 오하이오주의 모든 하위 지역, 미시간주의 서해안, 워싱턴주, 버지니아주의 피에몬트 지역에 있는 몬티첼로(Monticello) 와인 지역처럼 기후가 서늘한 곳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로어노크 대도시 지역(Roanoke metropolitan area)과 미주리주와 버지니아주 남서부의 록키 노브(Rocky Knob) AVA에서도 재배지가 늘고 있습니다.

오대호 지역과 버지니아주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다른 레드 와인용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 포도보다 더 안정적으로 자라며,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품종보다 더 나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으로 높이 평가 받습니다. 미시간주의 벤턴 하버에 있는 미시간 주립대의 농업 연구 센터에서는 까베르네 프랑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워싱턴주의 까베르네 프랑은 1970년대에 컬럼비아 밸리에 있는 워싱턴 주립 대학 실험 구역에서 처음 재배되었습니다. 1985년에는 레드 윌로우 빈야드(Red Willow Vineyard)에서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레드 와인 양조에 쓰려고 까베르네 프랑을 심었습니다. 워싱턴주에서 까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첫 번째 단일 품종 와인은 1991년 컬럼비아 와이너리(Columbia Winery)가 출시했고, 이어서 1992년 샤토 생 미쉘(Chateau Ste Michelle)이 콜드 크릭 포도원(Cold Creek Vineyard)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프랑으로 와인을 출시했죠. 1990년대에 치누크 와이너리(Chinook Winery)는 워싱턴 주 최초로 까베르네 프랑 로제(Cabernet Franc Rosé) 와인을 선보였습니다.

현재 워싱턴주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Syrah)에 이어서 네 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포도입니다. 워싱턴주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같은 과일 향이 특징입니다. 특유의 식물성 향은 약하며, 분쇄한 커피와 올리브 향이 더 많이 나는 편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의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 면적은 총 2,199헥타르입니다.

 

 

 

7) 아르헨티나

최근 몇 년간 고품질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생산해 왔고, 일부 와인 생산자는 말벡(Malbec) 다음으로 잠재력 있는 품종이라고 주장합니다. 2014년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의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아르헨티나 와인이 97점을 획득한 까베르네 프랑 와인이었을 정도죠. 그래서 패션과 사진을 주로 다루는 스퀴즈 매거진(Squeeze Magazine)에선 까베르네 프랑을 "멘도사(Mendoza) 와인계의 새롭고 잘생긴 슈퍼히어로"라고 평가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까베르네 프랑은 전형적인 말벡 와인보다 바디가 가벼운 단일 품종 와인으로 생산되거나 레드 블렌딩 와인에서 주요, 또는 보조 품종으로 사용됩니다.

8) 칠레

최근에야 단일 품종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칠레 여러 곳에서 만드는 보르도 블렌딩 와인에 사용되었죠.

칠레의 기후는 화창하고 상당히 따뜻하지만, ​​안데스 산맥 쪽으로 불어오는 태평양의 해풍 때문에 신선하고 우아한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내륙에 위치한 콜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의 최고급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잘 익은 탄닌이 적당히 들었고, 블랙 체리와 밀크 초콜릿, 녹색 후추의 강렬한 향을 풍기며, 검고 붉은 베리 과일의 산미와 맛이 풍부합니다. 마신 후엔 시나몬과 육두구, 생강 같은 향신료 풍미가 여운을 남기죠. 가격은 25~35$ 정도입니다.

 

 

 

9) 다른 신세계 지역

호주와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까베르네 프랑을 소량 재배하며, 주로 블렌딩 와인 양조에 사용합니다.

호주의 까베르네 프랑은 다른 수많은 품종과 마찬가지로 1831년에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의 컬렉션을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주로 빅토리아(Victoria)주의 북동부와 맥라렌 베일(McLaren Vale),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 클레어 밸리(Clare Valley) 같이 서늘하거나 따뜻한 기후에서 자랍니다.

뉴질랜드의 많은 와인 생산자는 뉴질랜드 서늘한 기후가 까베르네 소비뇽에서 까베르네 프랑 같은 풍미가 나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까베르네 프랑의 재배 면적은 2006년 현재 약 210헥타르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일부 부티크 와이너리의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 되었고, 재배 면적은 2000년대 중반까지 거의 1,000헥타르로 천천히 늘어났습니다.

4. 까베르네 프랑 와인의 향

까베르네 프랑 와인의 대표 향인 피망
(까베르네 프랑 와인의 대표 향인 피망)

라즈베리와 블랙커런트, 제비꽃, 흑연 같은 향을 풍부하게 뿜어냅니다. 허브부터 피망까지 이르는 다양한 식물성 향과 부서진 자갈, 고추 향도 까베르네 프랑의 특징적인 향이죠.

까베르네 프랑의 식물성 향은 메톡시피라진(methoxypyrazines), 줄여서 "피라진(pyrazines)"이라고 불리는 향기 화합물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화합물은 해충에 대한 자연 방어 시스템으로 까베르네 프랑 포도의 껍질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죠. 이것이 까베르네 프랑이 다양한 장소에서 성공적으로 자라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향기 화합물로 인해 발생하는 향으로는 피망, 잔디, 초콜릿, 엘더플라워(Elderflower), 콩 등이 있습니다. 소비뇽 블랑 역시 메톡시피라진 중심의 향을 풍기지만, 그 냄새는 갓 자른 풀이나 구스베리에 더 가깝습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의 주요 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과일 계열 : 블랙커런트, 블랙 베리, 플럼(plum, 서양 자두), 블랙 체리, 딸기, 산딸기

• 동물 계열 : 염장 고기(cured meat)

• 식물 계열 : 블랙커런트 잎, 피망, 초콜릿, 감자 껍질, 담배, 가을 낙엽, 보라색 꽃, 고추

• 광물 계열 : 연필심, 부서진 자갈

서늘한 기후에선 보라색 꽃 향을 느낄 수 있고, 따뜻한 기후에선 말린 과일 향과 고추 향이 두드러집니다.

 

 

 

5. 까베르네 프랑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까베르네 프랑은 다양한 스타일과 자연적으로 높은 산도 덕분에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와인의 산도가 높으면 토마토를 많이 사용하거나 식초를 베이스로 한 소스를 넣은 요리와 잘 맞습니다. 또는 블랙 벨루가(black beluga) 렌틸콩같이 맛이 풍부한 식물성 재료와 짝을 이룰 수도 있죠. 루아르 밸리의 가벼운 스타일은 염소 치즈와 가지 파르미자나, 토마토를 사용한 요리, 육류 중에선 닭고기나 칠면조 같은 백색육과 잘 맞습니다. 보르도와 이탈리아의 풀 바디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양고기와 야생 조류, 토끼 등의 구이 요리와 잘 어울리며, 진한 렌즈콩 스튜도 좋습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과 음식을 맞추는 한 가지 요령은 요리에 신선한 허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1. 영문위키피디아 까베르네 프랑 항목

2. 와인폴리닷컴 까베르네 프랑 기사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