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재업)

까브드맹 2024. 1. 6. 08:28

멘도사주의 와인 생산지 지도

아르헨티나 서부의 멘도사(Mendoza)주는 아르헨티나 최고(最古), 최대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주도(州都, state capital)인 멘도사시에는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들이 대부분 본사를 두고 있으며, 도시에서 사방으로 뻗은 대로의 양쪽에는 포도밭이 늘어서 있습니다. 안데스산맥의 동쪽 산기슭에 있는 포도밭의 평균 고도는 보통 해발 600~1,100미터 사이로 세계에서 가장 높죠. 멘도사주에선 아르헨티나 와인의 3분의 2가량을 생산하며, 주요 와인 생산지는 마이푸(Maipú)와 루한(Luján)입니다.

1. 멘도사주의 역사

역사적으로는 꾸요(Cuyo)로 알려진 멘도사는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전례가 없었던 와인 붐을 타고 라틴 아메리카 최초의 와인 생산지이면서 당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와인 생산지로 바뀌었습니다. 1885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멘도사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수레를 이용한 느리고 비용 높은 유통 체제가 끝났고, 멘도사주의 포도원 개발이 촉진되었습니다. 여기에 우루과이강(Uruguay River)과 파라나(Paran River)강의 하구인 리오 데 라 플라타(Río de La Plata)로 남유럽 이민자가 대규모로 몰려들면서 와인 수요가 급증했죠. 이민자와 함께 들어온 와인 생산자들은 옛날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어 온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에 새로운 양조 기술을 가져왔습니다.

1830년에 총 1,000헥타르였던 멘도사의 포도밭은 1910년에 45,000헥타르로 늘어났고, 이는 19세기에 넓은 면적에 포도를 심고 현대적인 와인 산업을 갖췄던 칠레를 능가하는 수치였습니다. 1910년 당시 아르헨티나 포도밭에서 자라는 포도의 약 80%는 프랑스에서 가져온 말벡(Malbec)이었고, 지금도 말벡은 멘도사에서 가장 많이 기르는 포도입니다. 현재 멘도사는 세계 8대 와인 산지 중 하나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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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멘도사의 기후와 지리

안데스산맥 동쪽에 있는 멘도사는 반건조 사막 같은 대륙성 기후지대입니다. 서쪽의 태평양에서 다가오는 구름과 습기가 산맥 정상 부근에서 눈과 비로 대부분 내려버리기 때문이죠. 그러나 뚜렷한 4계절은 있어도 일 년 내내 극한적인 날씨는 없습니다. 그래서 겨울철의 혹한 같은 특별한 일 없이 포도나무가 매우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죠. 강우량은 엘니뇨가 있는 해에도 대단히 적고 대부분 포도의 생육기간에 집중됩니다.

높은 고도에 있는 멘도사의 포도밭은 햇볕이 강하고 공기가 건조하며 밤낮의 기온 차이가 약 20℃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큽니다. 이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이런 환경에서 자란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향이 강렬합니다. 높은 기온은 레드 와인의 탄닌을 부드럽게 해 주고 화이트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높여주죠.

그렇지만 포도 재배 환경이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날씨 예측이 무척 힘들고 봄 서리도 종종 내리죠. 산 라파엘(San Rafael) 동부처럼 위도와 고도가 낮은 일부 지역은 여름에 너무 더워서 포도를 알맞게 기르기 어렵습니다. 날씨에 대한 포도 재배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현지에서 라 피에드라(La Piedra)라고 부르는 여름철의 우박입니다. 우박이 내리면 한 해 농사가 그대로 끝나기 쉽죠.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존다(zonda)라는 아주 뜨겁고 건조한 바람도 또 다른 위험 요소입니다.

멘도사의 포도밭 토양은 주로 진흙 위에 모래가 성글게 쌓인 충적토입니다. 지질학적으로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충적토에는 모래 비율이 높죠. 다만 마이푸 지역은 자갈이 많이 깔렸습니다.

데사구아데로(Desaguadero)와 멘도사, 투누얀(Tunuyán), 디아만테(Diamante), 아투엘(Atuel)강을 비롯하여 안데스산맥의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는 강들은 포도밭에 필요한 물을 공급해 줍니다. 추가로 멘도사주 전체에 흩어져 있는 17,000여 개의 시추공이 강 두 개 분량의 물을 제공해 주죠. 일부는 설비 시기가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개 수로와 운하, 저수지 시스템은 이 반건조 사막 지대에서 포도가 잘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3. 멘도사의 포도 재배 지역

2008년 현재 멘도사주에는 144,000헥타르 이상의 포도밭이 있습니다. 주요 와인 생산지는 위에 언급한 마이푸와 루한이죠.

1) 루한

루한에는 1993년에 최초로 지역 명칭이 지정된 루한 데 꾸요(Luján de Cuyo)가 있습니다. 해발 800~1,100m의 고도에 포도밭이 있는 루한 데 꾸요에선 연평균 기온이 15℃일 때 좋은 열매를 맺는 말벡 포도가 유명합니다.

루한의 세부 지역 중 지명을 와인 라벨에 표시할 수 있는 곳은 까로디야(Carrodilla), 라스 꼼푸에르타스(Las Compuertas), 뜨레 세스키나스(Tres Esquinas), 마요르 드러문드(Mayor Drummond), 비스딸바(Vistalba), 아그렐로(Agrelo), 안초리스(Anchoris), 우가르떼체(Ugarteche), 차크라스 데 꼬리아(Chacras de Coria), 페르드리엘(Perdriel)이 있습니다. 이곳은 포도나무는 20세기 후반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강력히 추진했던 포도밭 감축 정책을 용케 피한 덕분에 평균 수령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품질 좋은 와인이 많이 나오죠.

2) 마이푸

마이푸의 세부 지역 중에선 라셀(Russell), 라스 바랑까스(Las Barrancas), 룬룽타(Lunlunta), 마이푸(Maipú), 코킴비토(Coquimbito), 크루즈 데 삐에드라(Cruz de Piedra)가 있습니다. 마이푸 지역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재배에 알맞습니다.

3) 발레 데 우코(Valle de Uco, 우코 밸리)

멘도사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곳 중 하나로 해발 1,200m에 포도밭이 있는 투풍가토(Tupungato)가 유명합니다. 1980년대에 처음 포도밭이 만들어졌지만, 현재 포도밭 면적이 약 1만 헥타르나 됩니다. 이곳은 포도가 섬세한 향을 만들어 낼 만큼 밤 기온이 서늘해서 고품질 화이트 와인의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죠.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말벡 와인도 멘도사의 루한 데 꾸요와 발레 데 우코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서리의 피해를 쉽게 입을 수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4) 기타

역사적으로 남쪽의 산 라파엘 지역과 멘도사시 동쪽의 산 마르틴(San Martín) 지역도 주요 와인 생산지였습니다. 산 라파엘은 1993년에 지역 명칭을 받기도 했죠. 그러나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이 국제 품종을 사용한 프리미엄 와인 생산 쪽으로 바뀌면서 중요성이 줄어들었습니다.

 

 

4. 재배하는 포도 품종

분홍색 껍질을 가진 크리올라 그란데(Criolla Grande)와 세레사(Cereza) 포도는 오랫동안 멘도사 와인 산업의 중추를 이뤘고 오늘날에도 전체 재배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합니다. 두 포도는 주로 값싼 저그(jug) 와인과 포도 농축액 생산에 사용되며, 멘도사주가 국제 품종을 사용한 고급 와인의 생산과 수출에 집중하면서 중요성이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품종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가져온 말벡이며 까베르네 소비뇽과 템프라니요(Tempranillo), 샤르도네(Chardonnay)가 뒤를 잇습니다. 말벡은 19세기 중반에 멘도사에 처음 심어졌고, 아마도 유럽에서 필록세라(Phylloxera)가 창궐하기 전에 칠레를 통해 들여온 것으로 보입니다. 멘도사의 말벡 포도는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까오르(Cahors)의 말벡과 생김새가 다릅니다. 포도송이가 훨씬 작고 포도알도 조그마하며 조밀하게 자라죠. 맛과 향도 차이가 큽니다.

색이 짙은 보나르다(Bonarda)는 아르헨티나 제2의 레드 와인용 포도로 아마도 샤르보노(Chatbono)와 같은 품종으로 추측됩니다. 아직은 평가가 낮지만 앞으로 발전이 기대됩니다. 그 외에 레드 와인용 포도로 고도가 높은 파타고니아와 멘도사에서만 재배하는 피노 네그로(Pinot Negro)와 피노 누아(Pinot Noir), 미션(Mission)으로 잘 알려진 크리오야 치카(Criolla Chica)가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용 포도는 토론테스(Torrontes)를 주로 재배합니다. 멘도사에선 서로 다른 세 품종을 토론테스란 이름으로 부르는데, 그중 토론테스 리오하나(Torrontes Riojana)의 품질이 가장 좋습니다. 라 리오하주에서 딴 이름이지만, 가장 좋은 포도는 살타주의 카파야테(Catayate) 부근에서 자라죠. 토론테스 와인은 꽃 향과 자연적인 상큼한 맛이 돋보입니다. 또 다른 청포도인 페드로 기메네스(Pedro Gimenez)는 내수용 와인에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