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스카나
토스카나(Toscana)는 이탈리아 중부에 있으며 서쪽엔 티레네(Tyrene) 해, 동쪽엔 아펜니노(Appennino) 산맥이 펼쳐져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 산지오베제(Sangiovese) 포도로 끼안티(Chianti),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 같은 훌륭한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베르나치아(Vernaccia) 포도로 만드는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냐노(Vernaccia di San Gimignano)가 이름 높죠. 포도를 말려서 만드는 디저트 와인인 빈 산토(Vin Santo)도 유명합니다.
토스카나에는 33개의 DOC(Denominazioni di origine controllata)와 11개의 DOCG(Denominazioni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가 있습니다. IGT(Indoscazione Geografica Tipica)는 5개입니다.
1970년대에 토스카나에서 수퍼 투스칸(Super Tuscan) 와인이 등장했습니다. 이 와인은 최고 등급인 DOCG는 아니지만, DOCG 와인만큼 유명하고 맛과 향도 뛰어납니다. 물론 가격도 그만큼 비싸죠. 1992년에 와인법을 개정하면서 많은 수퍼 투스칸 와인이 볼게리(Bolgheri) DOC로 들어갔지만, 일부 생산자는 여전히 토스카나 IGT 중 하나에 속하거나 DOC 등급으로 분류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2. 토스카나의 역사
토스카나의 와인 역사는 에트루리아 민족이 정착한 기원전 8세기부터 시작합니다. 에트루리아인이 만든 암포라가 이탈리아 남부와 북쪽의 갈리아 지역에서 발굴되었고, 이를 통해 기원전 7세기 초에 이미 주변 지역으로 와인을 수출했다는 것이 밝혀졌죠. 기원전 3세기에는 그리스 작가들이 토스카나 와인의 품질을 언급했습니다.
서로마 제국이 붕괴하고 중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토스카나 와인의 납품업자는 주로 수도원이었습니다. 그 후 귀족과 상인 계급이 출현하면서 메짜드리아(mezzadria)라는 소작농업 체계가 생겨났습니다. 메짜드리아라는 이름은 지주가 한해 수확물의 절반(mezza)을 받는 조건으로 소작농에게 토지와 자원을 제공한 계약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토스카나의 지주들은 포도 수확의 절반을 받아서 와인을 만든 다음 피렌체 상인들에게 팔았습니다.
1079년의 문서에 피렌체의 와인 소매상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 나오며, 1282년에 와인과 관련한 길드(guild)가 생깁니다. 14세기에 이르면 피렌체에서 매년 3천만ℓ, 오늘날의 표준 와인병으로 계산하면 약 4천만 병의 와인이 매매됩니다. "아르떼 데이 비나띠에리(Arte dei Vinattieri, 와인 양조장의 예술)" 길드는 피렌체 와인상들이 사업할 때 지켜야 할 엄격한 규정을 제정했습니다. 규정 중에는 교회에서 100야드(91m) 이내에선 와인을 팔면 안 된다, 15세 미만의 아동과 매춘부, 불량배, 절도범에게는 와인 판매를 금지한다 등의 조항이 있었습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지역의 와인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14세기 후반의 문서에 나옵니다. 끼안티 와인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프라토(Prato)시의 상인인 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다티니(Francesco di Marco Datini)가 남긴 것으로 끼안티를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라고 적어놓았습니다.
산 지미냐노의 베르나치아와 그레코(Greco)와인은 사치품으로 간주하였는데, 샤프란(saffron)보다 귀한 선물로 대접받을 정도였죠.
14세기에 피렌체의 와인 생산자들은 새로운 와인 양조법을 실험해서 고베르노(governo)라는 양조 기술을 개발합니다. 고베르노는 시렁에 얹어 11~12월까지 말린 포도를 짜내서 얻은 포도 주스를 먼저 발효한 와인에 넣어서 2차 발효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와인이 부드럽고 산미가 적어지며, 알코올 도수가 약간 올라가면서 발효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죠. 고베르노는 온도 조절이 가능한 발효조가 발명되기 전까지 끼안티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후에 토스카나는 다시 합스부르크(Habsburgs) 가문의 통치를 받습니다. 당시 정치인이었던 베티노 리카솔리(Bettino Ricasoli)는 끼안티 클라시코의 브롤리오 성(Castello di Brolio)과 포도원을 상속받았죠. 그는 포도원을 발전시키기로 하고 포도 품종과 재배법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를 여행했습니다. 리카솔리는 토스카나로 돌아오면서 몇몇 품종을 들여왔고, 그의 포도밭에서 시험 재배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 끝에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로 토스카나의 지역 품종인 산지오베제, 까나이올로(Canaiolo), 말바지아(Malvasia)를 선정합니다.
1850년대에 포도흰가루병균(Uncinula necator)과 전쟁이 만연하자 토스카나 농민들은 미국과 이탈리아의 났고, 많은 포도밭이 황폐해졌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토스카나의 와인 산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와인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점차 품질이 향상되었습니다. 오늘날의 토스카나 와인은 진정 훌륭한 와인이라 할 수 있죠.
3. 토스카나의 포도 품종
산지오베제는 토스카나의 주요 포도이며 다양한 클론 품종이 있습니다. 마을마다 고유의 산지오베제 클론을 재배하는 일이 많죠.
토스카나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들어온 건 250년이 넘지만, 수퍼 투스칸이 인기를 끌기 전까진 재배량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다른 국제 품종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샤르도네(Chardonnay), 메를로(Merlot), 피노 누아(Pinot Noir),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시라(Syrah) 등을 재배합니다.
지역 품종으로는 적포도인 까나이올로, 꼴로리노(Colorino), 말바지아 네라(Malvasia Nera), 맘모로(Mammolo)와 청포도인 말바지아, 베르멘티노(Vermentino), 베르나치아(Vernaccia)가 있습니다.
4. 토스카나의 지리 및 기후
토스카나는 이탈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지역입니다. 북서쪽으로 리구리아(Liguria), 북쪽으로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동쪽으로 움브리아(Umbria), 남쪽으로 라찌오(Lazio)와 접했고 서쪽으로 티레네해가 있죠. 티레네해의 영향으로 지중해성 기후를 띱니다.
에밀리아-로마냐의 경계선을 따라 발달한 아펜니노 산맥 때문에 산지가 68% 이상입니다. 토스카나에선 주로 산 중턱에 포도밭을 만들어 한여름의 뜨거운 열에 포도가 시달리지 않도록 합니다.
산지오베제는 직사광선을 많이 받을수록 잘 익으므로 산 중턱에 포도밭을 만드는 것이 유리합니다. 주로 해발 150m~500m 지점에 포도밭을 만들죠. 더 높은 곳에 포도밭을 둘수록 밤낮의 일교차가 심해져서 포도 안의 당분과 산미가 균형을 맞추며 증가할 뿐만 아니라 맛과 향도 늘어납니다.
5. 토스카나의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토스카나는 피에몬테(Piemonte)와 베네토(Veneto)에 이어서 세 번째로 DOC와 DOCG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곳입니다. 포도밭 면적은 시칠리아와 뿔리아(Puglia) 다음이지만, 생산량은 이탈리아에서 여덟 번째인데 토스카나의 토양이 빈약해서 와인 생산자들이 적은 수확량과 높은 품질을 강조한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죠. 생산하는 와인의 80% 이상이 레드 와인입니다.
2) 밀짚 위에서 말린 포도로 만드는 빈 산토(Vin Santo)는 토스카나에서만 만들진 않습니다. 하지만 토스카나의 빈 산토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높죠. 가장 유명한 빈 산토는 끼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지역에서 트레비아노(Trebbiano)와 말바지아 비앙카(Malvasia Bianca)로 만듭니다. 레드와 로제 스타일은 산지오베제로 만들죠. 출시 전에 최소 3년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하며, 4년 이상 숙성하면 "리세르바(Riserva)"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일부 생산자들은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큰 오크통인 보띠(botti)가 최적이라고 믿지만, 현재는 바리끄(barrique)를 많이 사용합니다. 토스카나에서도 단일 밭(single vineyard) 와인을 추구하는 생산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6. 토스카나의 주요 와인과 생산지
1)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브루넬로(Brunello)는 몬탈치노(Montalcino) 마을에서 재배하는 산지오베제의 클론 품종입니다. 몬탈치노의 환경에서 잘 자라며 깊은 색상과 많은 추출물, 풍부한 맛과 균형 잡힌 탄닌을 가진 풀 바디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입니다.
1840년대에 본초학을 연구한 끌레멘테 산티(Clemente Santi)가 장기 숙성이 가능한 단일 품종 와인을 만들려고 산지오베제를 격리재배한 것이 브루넬로의 시초입니다. 그의 손자인 페루치오 비욘디 산티(Ferruccio Biondi Santi)는 산지오베제 그로쏘를 선택해서 와인을 만들었고, 만들어진 와인이 예전의 산지오베제 와인보다 갈색빛을 띠는 것을 보고, 갈색(Brune)이라는 뜻으로 브루넬로란 이름을 붙였죠.
몬탈치노 마을은 끼안티 클라시코의 남쪽에 있으며, 끼안티보다 더 따스하고 건조합니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인 몬테 아미아타(Monte Amiata)가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여름철 폭풍우를 막아주죠. 토양은 돌이 많고 척박해서 유럽종 포도 재배에 좋습니다.
일부 포도원은 산 아래 낮은 곳에 있지만, 대부분 산쪽으로 약 500m 고지까지 이어지는 산허리에 있습니다. 남쪽과 서쪽 지역이 더 따스해서 풍부하고 힘이 강한 와인이 나옵니다. 북쪽과 동쪽 지역은 포도가 천천히 익는 편이라 와인이 더 가볍고 향기롭습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1980년에 DOCG로 승격되었습니다. 현재 몬탈치노 마을에서 약 200명의 생산자가 연간 333,000상자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생산합니다.
DOC 규정상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은 출시 전에 최소 4년간 숙성해야 합니다. 리세르바(Riserva)는 5년 이상 숙성해야 하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탄닌은 매우 단단하고 떫어서 제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선 적어도 10~20년간 숙성해야 합니다. 좋은 빈티지의 와인은 50년 이상 숙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죠.
1984년에 몬탈치노 마을은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 DOC로 지정되었습니다. 로쏘 디 몬탈치노는 종종 "베이비 브루넬로"라 불리는데, 브루넬로로 만들고 와인 스타일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같지만, 숙성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향과 풍미는 비슷하지만, 더 가벼우면서 일찍 마실 수 있습니다.
2) 까르미냐노(Carmignano)
토스카나에서 처음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베르네 프랑 사용이 허가된 DOC로 DOC를 받기 한참 전부터 두 품종을 재배해왔습니다. 끼안티와 차이점은 까베르네 소비뇽을 10% 더 넣을 수 있는 겁니다. 보르도 와인의 맛이 살짝 가미된 끼안티라 생각할 수 있죠.
중세 때부터 와인 품질을 인정받았고, 토스카나 대공인 코시모 드 메디치 3세(Cosimo III de'Medici)가 토스카나의 뛰어난 와인 생산지 중 한 곳이라고 확인해줬습니다. 1716년에는 특별한 법률적인 보호를 받게 됩니다.
20세기에 수퍼 투스칸이 인기를 얻기 한참 전인 18세기부터 까르미냐노의 와인 생산자들은 산지오베제와 까베르네 소비뇽을 혼합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까르미냐노 지역은 1975년에 DOC를 받았고, 1990년에 DOCG로 승격되었습니다. 현재 포도밭 면적은 약 110헥타르이며, 한해 약 271,000ℓ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3) 끼안티(Chianti)
피렌체와 시에나(Siena) 사이에 있는 끼안티 클라시코 지역은 예로부터 끼안티 와인을 생산해왔으며 끼안티의 맛과 향이 잘 나타나는 와인을 만듭니다. 토스카나에서 가장 큰 DOC와 DOCG 와인 생산지로 한해 800만 상자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끼안티 와인이 아닌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빈 산토도 만듭니다.
끼안티 DOCG는 피사(Pisa) 지방 서쪽의 6개 하위 DOC 지역과 끼안티 클라시코 북쪽의 피렌체 언덕, 시에나 지방 남쪽의 시에나 언덕, 아레쪼(Arezzo) 지방 및 루피나(Rufina)와 피스토이아(Pistoia) 마을 주변의 지역으로 나뉩니다.
끼안티 와인은 아랫부분을 짚으로 싼 호리병 모양의 피아스코(fiasco) 병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에 농부들이 밭에서 물 대신 와인을 마실 때 비싼 병이 깨지지 않도록 짚으로 싸서 허리춤에 매달고 다닌 것에서 유래했죠. 현재는 볏짚을 확보하기 어렵고 포장도 힘들 뿐만 아니라 곰팡이가 쉽게 피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만들지 않습니다.
1996년부터 끼안티 와인은 최소 75%의 산지오베제와 최대 10%의 까나이올로에 말바지아나 트레비아노 같은 청포도를 10%까지, 지역 내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쇼비뇽 같은 다른 적포도는 15%까지 넣어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끼안티 와인에 청포도를 넣는 것은 맛을 부드럽게 하려는 것이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출시 후에 빨리 마셔야 하고 장기 숙성할 수 없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끼안티 와인은 발랄한 산도에 사우어 체리(sour cherry)와 찻잎의 풍미가 있으며 숙성하면서 흙냄새가 나타납니다.
1996년에 DOCG가 된 끼안티 클라시코는 단단하고 드라이한 탄닌을 가진 미디엄 바디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은 체리 향이 특징적이지만, 견과류와 꽃향기도 잘 나타나죠. 끼안티 클라시코의 산지오베제 비율은 최소 80% 이상이며 까나이올로는 10%,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시라는 20% 내에서 혼합할 수 있습니다. 트레비아노와 말바지아 같은 청포도의 사용은 2006년부터 금지되었습니다.
끼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중소 와인 생산업자들은 1716년에 협동조합인 콘소르지오(Consorzio)를 구성했습니다. 콘소르지오의 품질 검사에 합격한 와인은 검은 수탉에 금문자가 새겨진 마르코 갈로(Marco Gallo)라는 문장을 병목에 표시하죠.
4) 볼게리
최초의 수퍼 투스칸 와인인 사시까이아(Sassicaia)가 탄생한 곳입니다. 사시까이아가 처음 만들어진 해는 1944년이었지만, 1971년에 시장에 나오기 전까진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의 소유주인 마리오 인치사 델라 로체타(Mario Incisa della Rocchetta) 후작의 개인용 와인이었습니다.
수퍼 투스칸은 DOC 체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비공식 카테고리입니다. 처음에는 최하위 등급인 비노 다 따볼라(Vino da Tavola)로 분류되었죠. DOC 이상의 등급을 받으려면 산지오베제를 70% 이상 사용해야 하고 지역의 청포도를 적어도 10% 이상 넣어야 했습니다. 토스카나의 많은 와인 생산자들은 DOC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와인을 만들면 더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죠.
사시까이아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자 1978년에 삐에로 안티노리 후작(Marchese Piero Antinori)이 끼안티 스타일을 벗어난 산지오베제-까베르네 소비뇽 혼합 와인인 티냐넬로(Tignanello)를 만들었고, 역시 성공을 거둡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퍼 투스칸 와인을 만드는 와인 생산자들이 점점 늘어났고, 1980년대 후반까지 DOC를 벗어난 고품질 와인을 만드는 경향이 토스카나 뿐만 아니라 피에몬테(Piemonte)와 베네토(Veneto)에도 퍼집니다.
1992년에 개정된 DOC인 고리아법이 발효되면서 수퍼 투스칸은 대부분 IGT 등급이 되어 DOC 규정 안으로 들어왔고, 사시까이아는 볼게리 사시까이아(Bolgheri Sassicaia) DOC의 유일한 와인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볼게리 DOC를 받기 위해선 반드시 두 종류 이상의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산지오베제 100%인 미켈레 사타(Michele Satta)의 카발리에레(Cavaliere)와 메를로 100%인 마세토(Masseto)는 IGT 등급입니다.
5)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냐노
베르나치아 포도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1966년에 DOC로 지정되었고, 1993년에 DOCG로 승격했죠. 꿀과 미네랄 풍미가 나는 드라이한 미디엄 바디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은 과일 풍미를 강조하는 것도 있고 크림과 토스트 풍미를 주기 위해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것도 있습니다.
6)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몬테풀치아노(Montepilciano)의 와인은 17세기부터 알려졌고 당시 토스카나 귀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와인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란 이름은 와인 생산자인 아다모 파네티(Adamo Fanetti)가 1925년에 그의 와인을 귀족을 뜻하는 "노빌레(nobile)"로 부르면서 생긴 것입니다. 1980년에 DOCG로 지정되었습니다.
토스카나 남동쪽에 있으며 티레네해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끼안티보다 토양에 모래가 많고, 해발 250~600m의 동남쪽을 향한 언덕에서 포도를 재배합니다. 다른 곳보다 우아함과 섬세함이 떨어지는 와인도 생산하지만, 좋은 와인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힘과 구조에 끼안티 클라시코의 섬세함을 갖췄다는 평을 듣습니다.
주요 포도는 프루뇰로 젠틸레(Prugnolo Gentile)라 부르는 산지오베제 클론입니다. 와인을 만들 땐 이 포도를 최소 80% 이상 넣어야 하죠. 전통적으로 까나이올로와 맘모로를 혼합하지만, 일부 생산자들은 시험 삼아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와인은 출시 전에 2년 이상 숙성해야 하며, 리세르바 등급은 1년 더 숙성해야 합니다. 최근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용하면서 와인의 바디와 힘이 강해졌습니다. 과일 향과 아몬드 풍미도 늘어났으며 탄닌은 좀더 부드러워졌습니다.
레드 와인이 잘 알려졌지만, 주황색에 아주 달콤하며 코를 자극하는 스모키향과 긴 여운을 남겨주는 빈 산토 역시 유명합니다.
7) 뽀미노(Pomino) DOC
피렌체 동쪽 약 32km 지점에 있는 작은 마을로 1983년에 DOC로 지정되었습니다. 피노 비앙코(Pinot Bianco), 샤르도네, 트레비아노(Trebbiano)로 연둣빛 나는 밀짚 색을 가진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은 바디가 무겁고 뒷맛이 약간 씁니다.
산지오베제, 까나이올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메를로로 드라이하고 생동감 넘치는 루비 빛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탄닌 숙성으로 감촉이 벨벳 같은 레드 와인의 법적 숙성기간은 1년 이상이며, 리세르바 급은 3년 이상입니다.
빈 산토 비앙코(Vin Santo Bianco)와 빈 산토 로쏘(Vin Santo Rosso) 같은 와인도 생산합니다. 호박색으로 드라이, 미디엄 스위트, 스위트 타입이 있습니다. 균형이 잘 잡힌 와인으로 감촉이 벨벳 같으며 최저 알코올 도수는 15.5%, 법적 숙성기간은 1년 이상입니다.
8) 기타 DOCG
• 몬테쿠코(Montecucco)
•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Morellino di Scansano)
• 수베레토(Suvereto)
• 발 디 꼬르니아(Val di Cornia)
• 엘바 알레아티코 파씨토(Elba Aleatico Passito)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영문 위키피디아 토스카나 와인 항목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