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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내가 마신 가장 맛있는 와인 : 가격별로 뽑아본 2011년 우수 와인 20선

까브드맹 2012. 1. 10. 06:00


◯ 가격별로 뽑아본 2011년 우수 와인 20선

2011년 내가 마신 가장 맛있는 와인 3편은 가격별로 뽑아본 우수 와인 19선입니다.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와인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나눠보았습니다.

1. 저   가 : 2만원 미만
2. 중   가 : 2~4만원대
3. 중고가 : 5~9만원대
4. 고   가 : 10만원 이상

옆에 보이는 카테고리와 같은 분류지요 ^^ . 이렇게 나눈 분류에 따라 종류불문하고 각각 5개씩 우수 와인을 선별해 봤습니다. 선별 기준은 역시 제가 마시고 매긴 점수입니다. 그런데 제가 작년에 마신 것 중에는 아직 국내로 정식 수입되지 않은 것들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이런 와인들은 비록 품질이 우수하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빈티지가 너무 오래되어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도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에 실린 것들은 마트나 와인 전문샵에서 무난하게 구입할 수 있는 와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류별로 뽑아본 2011년 우수 와인 19선'과 마찬가지로 각 와인마다 사진과 간략한 시음 내용을 올렸고, 자세한 시음기를 링크로 달았습니다. 작년 말에 시음해서 아직 시음기를 작성하지 못한 와인들에 대한 상세한 시음기는 하루 빨리 작성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 가격별로 뽑아본 2011년 우수 와인 20선

1. 저가 : 2만원 미만

1) 토레스 아트리움 샤르도네 2008_Torres Atrium Chardonnay 2008


레몬, 사과, 오렌지, 조금 덜 익은 파인애플, 복숭아, 살구, 농익은 배, 모과 등 각종 과일향에 노란 꽃, 꿀, 오크, 미네랄 같은 다양한 향이 정말 풍부하게 흘러넘치는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닐라, 버터, 토스트의 향도 나오죠. 부드럽고 진한 질감 속에 아주 미세한 탄산의 느낌은 입안에 청량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산도가 많지만 너무 시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딱 입맛을 돋울 정도. 희고 노란 상큼한 과일의 풍미가 가득하며 버터와 바닐라의 풍미도 느껴집니다. 구대륙 와인이지만 신대륙 샤도네의 장점을 받아들인 것 같고 그 의도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2) 파르텔리 마르티니 세콩도 루이지 SPA 가비_Fartelli Martini Secondo Luigi SPA Gavi 2009


사과와 황도 복숭아 향이 가득한 가운데 향기롭고 달콤하며 상쾌한 향기가 흘러 나옵니다. 여기에 향긋한 흰꽃 향기와 싱그러운 풀잎 향이 함께 합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면서 살짝 부드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상큼한 산도는 부드러운 질감과 결합하여 기분 좋은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향에서는 노란 과일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맛은 좀 더 초록색을 띄는 과일 맛이 납니다. 복숭아와 사과가 섞인 듯한 맛에 흰꽃의 풍미가 더해져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군요.


3) 부르고뉴 샤르도네 블라송 드 부르고뉴_Bourgogne Chardonnay Blason de Bourgogne 2009


레몬과 사과의 약한 향, 백도향, 희미하지만 미네랄과 흰꽃향, 나무향, 견과류향, 버터향, 약한 스모키향 등이 납니다.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에 약간의 무게감과 부드러움이 존재하죠. 드라이하며 중간 정도의 산도, 그리고 약간의 씁쓸함이 있습니다. 복숭아, 사과, 오렌지 오일의 풍미가 지배적입니다. 온도가 있어여 산도가 살아나고 좀 더 생기있는 맛을 보여주니 너무 차갑게 해서 드시지 마십시오.

4) 마레농 클라식 뤼베롱 루즈_Marrenon Classic Luberon Rouge 2009


자두와 레드커런트의 풍부한 향, 스파이시한 향신료 내음, 오크 내음이 나는데, 시간이 갈수록 과일향, 그중에서도 자두와 라즈베리, 빌베리의 향이 강해집니다. 제법 무게감이 있으며, 매우 부드럽지만 탄닌의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드라이한 당도와 생생하게 느껴지는 산도가 어울리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강도 또한 적당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붉은 과일 풍미와 검은 과일 풍미가 적당히 섞인 이 와인은 깊은 맛은 없지만 상당히 마시기 편하다고 할 수 있죠.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타입입니다.

마레농 클라식 뤼베롱 루즈 2009 시음기 

5) 에퀴프 소아베 끌라시코_Equipe Soave Classico 2009


레몬, 사과, 오렌지, 오렌지 오일 같은 과일향과 푸른 풀잎 내음, 견과류, 약한 오크향 외에 미네랄 향이 납니다. 싱그러운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이어지는 것이 아주 좋죠. 깔끔하고 깨끗하며 가볍습니다. 아주 약하게 단맛이 나며 산도는 풍부하지만 약간 날카로운 기색이 있습니다. 레몬, 사과, 약한 자몽과 오렌지 오일 풍미가 나며, 약하게 미네랄과 아몬드의 향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2. 중가 : 2~4만원대

1) 보데가 머스티기요 메스티스_Bodegas Mustiguillo Mestis 2008


고소한 다크 초콜릿과 초콜릿 케익 향이 나며, 진하고 검은 과일향, 고소한 견과류, 볶은 아몬드와 헤이즐넛, 그리고 스파이시한 향이 이어집니다. 뒤로 가면 달큰한 내음과 함께 자두와 블랙베리 같은 과일향이 더욱 잘 살아납니다. 부드럽고 진한 탄닌은 끝 부분에 입 안을 조여줍니다. 드라이하며 부드럽고 적절한 산미 속에 향에서 나던 고급 다크 초콜릿의 느낌이 입에서도 계속 느껴집니다. 검은 과일 풍미도 나지만 그보다는 오크, 초콜렛, 구운 견과류의 느낌이 더욱 강하고 우아한 와인으로 단 맛이 약한 것을 제외한다면 고급 진판델 와인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2) 벨트악스 베렌아우스레제_Weltachs Beerenauslese 2009
 


시트러스, 오렌지 계열의 과일향과 꿀과 파인애플의 무르익은 달콤한 향이 일품인 와인입니다. 달고 상큼한 산도가 입안을 자극하며 시럽처럼 묵직하며 부드러운 질감도 좋습니다. 디져트 와인으로 아주 좋지요.


3) 파고 드 시르서스 싱글 빈야드_Pago de Cirsus Single Vineyard 2008


서양 자두처럼 검붉은 과일향, 블랙커런트나 블랙 체리 같은 검은 과일향, 오크 계열의 나무 향이 나면서 후추 같은 스파이시한 향도 약간 나옵니다. 오크 숙성을 거치면서 탄닌은 아주 둥글게 숙성되었습니다. 드라이한 맛, 높은 편이지만 조화를 이룬 산도, 그리고 14%의 알코올이 무리 없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훌륭한 와인입니다.


4) 샤또 드 라 루레리 레 그랑드 브로세 꼬또 뒤 레이용_Chateau de la Roulerie Les Grandes Brosses Coteaux du Layon 2009


흰꽃의 향이 섞여있는 달콤한 열대과일 내음이 좋습니다. 마치 메이플 시럽처럼 부드럽고 끈적한 느낌이 납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풍미와 견과류의 고소하고 살짝 비릿한 풍미가 어우러져 아주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꿀이 부드럽게 녹아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와인.
  

5) 보데가 프란시스코 까사스 깜파롱 레세르바_Bodegas Francisco Casas Camparron Reserve DO 2005


딸기, 라즈베리에서 시작해서 자두, 블랙체리, 블랙커런트까지 풍부한 과일향이 퍼져 나옵니다. 아울러 신선한 나무, 오크, 허브, 약간의 향신료 향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슬쩍 토양의 먼지 냄새. 매끄럽고 탄탄한 탄닌은 중간중간 입안을 조이는 느낌을 주죠. 드라이 하면서 입안에 강렬한 느낌을 주는 맛은 산도가 조금 높지만 날카롭진 않습니다. 레세르바급 답게 부드럽고 탄탄한 가운데 다양한 과일향과 은은한 오크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블랙 베리, 블랙 체리, 살짝 블랙 커런트, 오크, 그리고 신선한 나무와 향신료의 풍미 조금. 시간이 갈수록 맛과 향은 더 좋아집니다.

보데가 프란시스코 까사스 깜파롱 레세르바 2005 시음기 

3. 중고가 : 5~9만원대

1) 토레스 살모스_Torres Salmos 2006


스페인의 와인 명가 토레스에서 최근에 세계 와인 시장에 내놓은 와인입니다. 개인적으로 토레스의 명성을 한층 더 높일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익은 검은 과일향에 부드럽고 우아한 나무 냄새와 바닐라향이 일품입니다. 아울러 짱짱하게 느껴질 정도로 탄탄한 구조감을 지녔고, 과일, 나무, 향신료, 초코렛의 다양한 풍미가 어우러진 맛을 보여줍니다. 


2) 핸드픽트 피터 더글라스 셀렉션 까베르네 쇼비뇽_Handpicked Peter Douglas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2006


말린 자두, 블랙커런트, 블루체리 같은 검은 과일향, 호주 와인 특유의 바닐라, 유칼립투스, 민트 향, 그리고 오크, 삼나무 등의 나무향이 우아한 조화를 이루며 풍성하게 피어오릅니다.  스파이시한 향신료향도 조금씩 코 끝을 간지릅니다. 우아하고 부드럽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있어 힘을 느끼게 해주는 타입입니다. 드라이하며 산도는 꽤 풍부합니다. 웅장하면서 힘이 느껴지는 맛이지만 섬세한 면도 있습니다. 신맛 때문인지 체리 같은 붉은 과일의 느낌이 강하고, 바닐라, 유칼립투스, 민트 같은 호주 와인 특유의 맛도 역시 잘 살아있습니다.


3) 폴 자불레 에네 레 세드르 샤또네프 뒤 파프_Paul Jaboulet Aine Les Cedres Chateauneuf du Pape 2006


상당히 힘이 느껴지면서 탄탄하고 매끄러운 질감이 좋은 와인입니다. 검은 과일향과 후추, 시나몬 같은 향신료향, 오크와 가죽의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산미는 제법 높습니다. 그리고 풍부한 탄닌과 높은 알코올을 지닌 풀바디입니다.


4) 파토리아 니따르디 카사누오바 디 니따르디 끼안티 끌라시코_Fattoria Nittardi Casanuova di Nittardi Chianti Classico 2008


순하고 부드러운 과일향이 풍부합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오크향에 약간 허브향이 나고, 적당히 그을은 스모키한 내음이 매력적. 향의 느낌은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고 깨끗한 질감을 지녔지만, 무게감은 제법 있습니다. 풍부한 과일향으로 인해 살짝 단 풍미가 느껴지며, 아주 부드러운 산도를 갖고 있죠. 탄탄하지만 떫은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탄닌은 저가 끼안티 끌라시코 와인에서 종종 맛볼 수 있는 거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과일 풍미가 상당한 가운데 살짝 오크 느낌이 납니다.


5) 루 뒤몽 끄레멍 드 부르고뉴_Lou Dumont Cremant de Bourgogne NV


레몬, 라임 같은 싱그러운 과일향이 나지만 그보다는 이스트와 구운 아몬드 향이 좀 더 세게 느껴집니다. 드라이한 맛으로 잘 다듬어진 산도는 제법 강도가 있습니다. 힘이 느껴지면서 풍성하고 넉넉한 바디감은 이스트향과 어우러져 마치 액체 빵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신맛을 통해 사과와 풋복숭아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뒷부분에 슬쩍 단 맛이 도는 풍미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4. 고가 : 10만원 이상

1)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쉬쇼 프리어 로크_Vosne Romanee 1er Cru Les Suchots Prieure Roch 2001


매우 독특하고 특이한 와인으로 부르고뉴 와인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졸이거나 말린 과일의 단 내음, 오렌지, 사과, 배 향기, 향긋한 나무 수지 냄새와 육계피 같은 스파이스 향이 뒤섞이며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향에서는 오래도록 숙성된 느낌이 난다면 맛에서는 아직 건장한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상큼하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산미의 오묘한 맛을 볼 수 있죠. 밸런스도 아주 좋습니다.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쉬쇼 프리어 로크 시음기 

2) 끌로 드 부죠 그랑 크뤼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끄_Clos de Vougeot Grand Cru Domaine Francois Lamarche 2005


잘 익은 검은 과일들의 농후하고 달콤한 내음이 가득합니다. 여기에 부드럽고 풍부한 오크향이 조화를 이루죠. 또한 동물의 노린내와 달고 매콤한 향신료의 향기도 겹쳐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향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죠. 드라이한 맛에 입안 가득 상큼하고 부드러운 산미가 느껴지면서 침이 샘솟고, 계속 손이 당겨지는 매력을 지닌 와인입니다. 마치 액체로 된 검은 체리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끌로 드 부죠 그랑 크뤼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끄 2005 시음기 

3) 샤또 라 꽁세이앙뜨_Chateau La Conseillante 2007


신선한 서양자두와 블루베리, 블랙베리 같은 과일향에 고급 시가의 향긋한 향과 토피_Toffee의 달콤한 내음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향의 어울림이 상당히 그윽하고 고혹적이죠. 드라이하며 적당한 산도를 지녔고 아주 부드럽고 장중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와인입니다. 그 깨끗하며 깊이 있는 느낌 때문에 고귀하고 정숙한 귀부인이 연상됩니다.

샤또 라 꽁세이앙뜨 2007 시음기 

4) 샤또 몽로즈_Chateau Montrose 2004


보르도 1855 그랑 크뤼 2등급의 와인에 어울리는 수준의 맛과 향을 보여줬지만, 2004년의 포도 작황이 별로 좋지 않았는지 과일향이 조금 부족하더군요. 그래도 맛과 향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새콤한 자두, 체리, 블랙 커런트의 과일향과 바닐라, 스위트 스파이스, 정향 등의 다양한 향이 납니다. 얇으면서 탱탱한 유리 같은 느낌, 빨간색의 투명한 유리로 만든 장미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5)  꼭똥 샤를마뉴 그랑 크뤼 보노 뒤 마르트레_Corton-Charlemagne Grand Cru Bonneau du Martray 2005


초반에는 견과류와 오크, 신선한 버터향, 중반에는 시나몬 같은 향신료, 흰 꽃, 고소한 코코넛 밀크, 바닐라향, 그리고 후반에는 배, 오렌지 오일향과 함께 은근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오크, 신선한 버터, 달고 고소한 바닐라, 오렌지 오일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맛에서는 레몬, 사과 같은 산미가 강한 과일 풍미가 나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아울러 살짝 배와 시나몬 같은 향신료의 풍미도 납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와인으로 우아하고 섬세한 맛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