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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유럽과 뉴 월드의 블렌딩 와인

1. 유럽 와인 유럽 와인은 여러 종류의 포도를 혼합해서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를 주축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을 섞는 보르도 지역과 그르나슈(Grenache)와 시라(Syrah)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을 혼합해서 만드는 남부 론(Southern Rhone) 지역은 블렌딩 와인의 대표지입니다. 샴페인도 피노 누아(Pinot Noir),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의 세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만약 샤르도네 한 종류로만 만들면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이라는 표시를 붙여주며, 피노 누아와 피..

[정보]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와인의 이름 차이

1. 보르도 와인의 작명법 우리가 많이 들어본 '샤토(Chateau)~'로 시작하는 프랑스 와인은 대부분 보르도 와인들입니다. 일명 '샤토 와인'들은 포도원이나 와이너리 이름이 레이블에 적힌 와인 이름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샤토 마고(Chateau Margaux)'는 포도원 이름이 와이너리 이름이며 와인 이름이죠. 그런데 '샤토 마뇰(Chateau Magnol)'은 포도원 이름이 와인 이름이지만, 와이너리는 '바르통 앤 게스띠에(Barton & Guestier)' 회사입니다. 바르통 앤 게스띠에사에서 샤토 마뇰 포도원을 소유해서 그렇습니다. 바르통 앤 게스띠에는 보르도의 대형 네고시앙으로 다른 곳에도 많은 포도원을 갖고 있으며, 그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이너리 이름을 딴 다른 와인도 많이 생산합니다...

[수다] 와인 레이블에 관한 소고(小考)

20세기 초에 유럽과 식민지의 지배층에 주로 유통 및 판매되던 와인은 10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20세기 후반에 이르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즐겨 마시는 주류가 되었습니다. 주 소비층도 유럽의 백인들에서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로 옮겨갔죠. 오늘날 와인은 세계 각국 어디에서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는 빼고, 누구나 즐기는 기호품이 되었습니다. 담배와 달리 와인은 '건강에 좋다'라는 인식과 유럽 문화에 대해 동경이 합쳐지면서 동양의 와인 붐은 경제 발전과 함께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의 와인 붐은 세계 와인 시장의 고급 와인 가격을 들썩일 정도니까요. 그러나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와인을 마셔왔던 유럽인과 달리 다른 지역의 사람에게..

[종류] 아이스 와인(Ice wine)

1. 아이스 와인이란? 아이스 와인(Ice wine, Icewine)은 와인을 잘 모르는 분도 곧잘 찾는 와인입니다. 아마도 "아이스(Ice)"란 익숙한 단어 때문에 쉽게 기억되고, 다른 "시금털털하고 떫은" 와인과 달리 꿀처럼 달콤한 맛과 향기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이스 와인의 상쾌하고 신선하면서 감미로운 맛은 달콤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일 겁니다. 일반 와인들은 보통 750mL 용량의 병에 담겨 팔리지만, 아이스 와인은 대부분 365mL 용량의 작고 길쭉한 병에 담겨 팔립니다. 이것은 식후에 디저트로 작은 잔으로 한 잔 정도 마시는 아이스 와인의 특성상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 않기에 구태여 큰 병으로 판매할 필요가 없..

[프랑스] 프랑스 와인의 AOC에 대하여

1. 프랑스 와인을 마시다 보면 레이블에서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같은 글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간의 Bordeaux는 때로는 Medoc, 때로는 Marguax, 혹은 다른 이름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모두 프랑스의 지명입니다. 이것이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 표시이죠. 2. AOC는 '지역(Origine)’의 '이름(Appellation)’으로 와인 품질을 '통제(Controlee)’ 한다는 뜻입니다. 프랑스 와인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와인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그걸로 만든 가공식품에 모두 적용됩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프랑스 버터 ‘이즈니(Isigny)’에서도 이 문구를 볼 수 있죠. 3. AOC의..

[수다] 프랑스 와인빠의 변명

(2010년 5월 27일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로 '정통(正統)'과 '원조(元祖)'가 있습니다. 두 단어를 붙여서 장사하면 매출이 팍팍 뛰기에 식당마다 두 단어를 넣어서 이름짓기도 하고, 서로 자기가 원조하고 하며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두 단어를 붙여서 '우리가 정통원조'라고 말하는 곳도 있을 정도죠. 이렇게 '정통'과 '원조'가 난무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통과 원조가 확실한 곳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정통이나 원조라고 주장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있고, 상대방이 함부로 정통이나 원조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법적 조처를 하면 여기저기에서 멋대로 이런 단어를 사용하진 못할 테지요. 프랑스 샹파뉴에서 전통 방식(Methode Traditionale)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프랑스] 꼬뜨 뒤 론의 와인 명가 - 엠 샤푸티에(M.Chapoutier)

1. 엠 샤푸티에(M.Chapoutier) 1808년에 설립된 엠 샤푸티에는 약 200여 년간 이어온 꼬뜨 뒤 론(Cotes du Rhone)의 와인 명가(名家)입니다. 7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으며 현 사주는 1989년 취임한 미셸 샤푸티에입니다. 그가 취임했을 때 엠.샤푸티에는 연간 2천만 프랑 매출에 3백만 프랑가량 적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미셸은 취임과 동시에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해서 1992년에 첫 유기농 와인을 출시하고, 2002년에는 1억 3천만 프랑 매출에 1천 5백만 프랑의 흑자를 거둬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합니다. 아울러 프랑스 최대의 유기농 와인 회사로서 “건강과 와인”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엠. 샤푸티에는 꼬뜨 뒤 론의 3대 와인 회사 중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을 소유한 회..

와인/와이너리 2018.03.10

[기초] 와인과 향

사람의 후각 능력은 동물 중에서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래도 약 1만 종 정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뉴에이지 과학계의 권위자 마이클 머피(Michael Murphy)는 자신의 저서인 "육체의 미래(The Future of the Body)"에서 ‘한 조향사의 계산에 따르면, 전문가는 3만 가지가 넘는 냄새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라고 적기도 했죠. 하지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와인에서 다양한 향을 맡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어떤 향인지 말하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 중에서 체리인지 자두인지, 체리 중에서도 블랙 체리인지 레드 체리인지를 딱딱 알아맞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냄새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조향사들은 약 6,000여종의..

[프랑스] 떼루아를 존중하고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 도멘 비투제-프리외르(Domaine Bitouzet-Prieur)

1. 도멘 비투제-프리외르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의 볼네(Volnay) 마을에 있는 도멘 비투제-프리외르는 볼네와 뫼르쏘(Meursault) 마을의 가장 유서 깊은 두 가문이 만나 설립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프랑수아 비투제(Francois Bitouzet)가 합류해 아버지 뱅상 비투제(Vincent Bitouzet)와 함께 도멘을 이끌고 있죠. 꼬뜨 드 본의 볼네, 뫼르쏘, 퓔리니-몽라셰(Puligny-Montrachet)의 세 마을에 포도밭이 있으며, 총 재배 면적은 13.5헥타르이며 연간 와인 생산량은 45,000병입니다. 생산량의 50%는 수출하고 있죠. 2.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포도밭 부르고뉴 레지오날(Bourgogne Regional) : 2.5헥타르...

와인/와이너리 2018.03.10

[프랑스] 과일 향이 풍부하고 섬세하면서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을 추구 -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Domaine Georges Lignier et Fils)

1.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 부르고뉴 꼬뜨 드 뉘(Cotes de Nuits)의 모레-생-드니(Morey-St-Denis) 마을에 있는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는 1922년에 죠르주 리니에르가 설립한 도멘입니다. 이름 뒷부분의 '피스(Fils)'는 아들이라는 뜻으로 부르고뉴의 도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름 형태죠. "도멘 + (설립자) 죠르주 리니에와 (그의) 아들"이라는 뜻이 됩니다. 2.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의 포도밭과 와인 꼬뜨 드 뉘와 꼬뜨 드 본(Cote de Beaune) 곳곳에 모두 16헥타르의 포도밭이 있고, 연간 와인 생산량은 80,000병가량 됩니다. 샤르도네는 재배하지 않고 오로지 피노 누아만 키웁니다. 당연히 생산하는 와인은 모두 레드 와인이죠. 포도나무의 평균 수..

와인/와이너리 2018.03.10

[프랑스] 뉘-생-죠르쥬의 떼루아를 잘 아는 - 도멘 쟝 쇼브네(Domaine Jean Chauvenet)

1. 도멘 쟝 쇼브네 도멘 쟝 쇼브네는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뉘(Cote de nuit)의 뉘-생-죠르쥬(Nuits-St-Georges)에 있는 와인 생산자입니다. '도멘(Domaine)'은 자기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를 뜻하죠. 쇼브네 가문은 1680년부터 뉘-생-죠르쥬에서 와인 생산에 종사해왔습니다. 오랫동안 와인을 만들어 왔지만, 가문의 이름을 건 와인을 생산하진 못했는데, 1969년에 쟝 쇼브네가 도멘을 설립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와인을 내놓게 되었죠. 1994년에 쟝이 은퇴한 후에는 사위인 크리스토프 드라(Christophe Drag)가 도멘을 맡아서 경영하고 있습니다. 2. 도멘 쟝 쇼브네의 포도밭 도멘 쟝 쇼브네가 소유한 포도밭의 면적은 총 9.5헥타르이며 이 중 7..

와인/와이너리 2018.03.10

[기초] 와인과 포도

와인을 만들 때 포도 품종은 와인의 성격을 좌우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프랑스 와인의 경우 까베르네 쇼비뇽의 탄닌과 메를로의 풍부한 당분, 까베르네 프랑의 향 등이 어떻게 얽히고설키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하고,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이냐 시라로 만든 와인이냐에 따라 딸기 향과 동물성 향이 나기도 하며, 향신료 향이 나기도 하지요. 또한 포도가 얼마나 상처 없이 잘 익었냐에 따라 와인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상처 없이 깨끗하게 잘 익은 포도로 만든 와인은 훌륭한 맛과 향, 탄탄하고 깔끔한 구조를 가지지만, 상처 입어 곯고 제대로 익지 않은 포도로 만든 와인은 맛이 잡스럽고 향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요리를 만들 때 재료 종류와 신선도가 제일 중요한 조건이듯 와인 역시 재료가 되는 품종과 포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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