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와인 개요

까브드맹 2024. 1. 5. 19:00

아르헨티나 차카나 와이너리의 포도밭 전경
<아르헨티나 차카나 와이너리의 포도밭 전경>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와인 생산국입니다. 안데스산맥의 고지대에 있는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지에서 재배된 말벡(Malbec)으로 만드는 레드 와인과 토론테스(Torrontes)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와인들이죠. 특히 서쪽으로 안데스산맥이 경계를 이루는 멘도사(Mendoza)주는 아르헨티나에서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로 포도를 기르기 좋은 자연환경을 갖춘 곳입니다.

1.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지의 장점

1) 일교차가 심한 고산지대

남단의 리오 네그로(Rio Negro)를 제외하고 남미 대륙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안데스산맥의 동쪽 경사면에 포도 재배지가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해발 500m의 높이에 포도밭이 있죠. 주요 와인 생산지인 멘도사주의 포도밭은 해발 700~1,400m의 고지대에 있고, 살타(Salta)의 포도밭 위치는 해발 2,000m나 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포도밭이 있다 보니 포도를 기르기에 어렵지만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보통 15~25℃가량 차이 나는 밤낮의 큰 기온 차이가 대표적인 이점이죠.

큰 일교차는 양조용 포도 재배에서 큰 장점입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포도나무가 활발하게 광합성을 해서 포도에 당분이 많이 쌓이게 하고, 새벽의 쌀쌀한 기온은 포도가 다 익을 때까지 산 성분을 잘 유지하게 해줍니다. 축적된 당분과 산미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와 산도를 높여줘서 탄닌과 함께 와인의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죠. 구조가 튼튼한 와인은 쉽게 산화되지 않고 장기 숙성에 유리해서 고급 와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온 변화가 크면 포도에 다양한 향이 생기며, 이 향들은 당분과 산미와 결합하여 와인의 과일 풍미를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와인은 풍부한 과일 향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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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낮은 강수량과 건조한 기후

아르헨티나의 포도 재배지는 기후가 굉장히 건조합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기 찬 공기가 안데스산맥을 넘는 동안 정상 부근에서 비와 눈으로 다 쏟아지기 때문이죠. 일 년 내내 비 오는 날이 거의 없을 만큼 맑은 날씨가 이어져서 멘도사주의 연간 강수량은 200mm밖에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만큼 풍부한 일조량이 포도를 잘 익게 해주고, 건조한 기후는 곰팡이나 가루 균이 퍼지지 못하게 해주죠. 포도 전염병의 위험이 거의 없는 아르헨티나는 유기농 와인의 주요 생산국입니다.

비가 거의 오지 않아 가뭄이 걱정되지만, 안데스산맥의 눈이 녹아서 흐르는 물을 관개 시설로 포도밭에 공급하므로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안데스산맥에서 내려오는 물이 점점 줄어들어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3) 모래가 섞인 충적토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지의 토양은 척박하고 모래가 많습니다. 포도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포도뿌리혹벌레인 필록세라(Phylloxera)는 모래가 많은 토양을 싫어하죠.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선 필록세라에 대한 큰 걱정 없이 포도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포도나무를 말라 죽게 할 수 있는 선충(Nematodes)이 관개수로를 따라 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관개 시설과 드립형 관개 시설

그래서 선충의 피해가 큰 곳은 일반적인 관개수로 대신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하는 드립(drip)형 관개 시설을 사용하고, 선충에 저항력을 가진 미국종 포도나무를 뿌리 부분에 접목한 포도나무를 재배합니다.

이처럼 포도가 잘 익고 당분과 산미가 충분히 축적될 수 있는 자연환경과 낮은 인건비 덕분에 아르헨티나 와인은 품질이 매우 우수하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2. 아르헨티나 와인의 역사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16세기에 후안 시드론(Juan Cidron)이 빠이스(Pais) 포도의 삽목을 가져와 심으면서 와인 산업이 시작되었죠. 그러나 당시의 와인은 품질이 형편없어서 대부분 내수용으로 소비되었을 뿐 수출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1885년 멘도사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철도가 깔리면서 와인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지만, 여전히 생산량에만 치우치고 품질은 신경 쓰지 않는 저급한 와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현대적인 설비와 양조 기술을 도입하며 와인 품질이 좋아졌고, 1990년대에 정부 지원과 외국 자본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와인 산업이 급성장했습니다. 2008년 기준으로 아르헨티나는 1억 5,000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하여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에 이어서 세계 5대 와인 생산국이 되었지만, 생산량 기준이라 실제 평판은 그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품질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성장을 기대해 볼 만합니다 합니다.

 

 

3. 아르헨티나 포도 품종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레드 와인용 포도는 말벡이며, 화이트 와인용 포도는 토론테스입니다. 말벡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품종으로 아르헨티나에선 매우 뛰어난 말벡 와인이 생산됩니다.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의 우수성에 대해 미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M 파커 주니어(Robert M. Parker Jr.)가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2015년경이면 말벡 품종으로 만든 아르헨티나 와인의 명성이 당연한 상식으로 통용될 것이다. 포도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말벡은 아르헨티나에서 그 위대성을 입증받고 있다. 현재도 아르헨티나에선 값싸고 맛 좋은 말벡과 고지대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복합적이고 강건한 말벡 등 두 종류 와인들이 나오고 있지만 2015년에는 말벡이 고급 포도품종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2004년을 기준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재배하는 포도 품종과 재배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레드 와인용 포도

① 말벡 : 26%로 생산량 1위입니다. 체리와 서양 자두, 블랙베리, 향신료, 커피, 초콜릿, 바닐라, 바이올렛 꽃 향이 나오는 레드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② 보나르다(Bonarda) : 21%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 20%

시라/쉬라즈(Syrah/Shiraz) : 13%

메를로(Merlot) : 9%

뗌프라니요(Tempranillo) : 7%

그외에 크리오야 그랑데(Criolla Grande)와 미션(Mission) 포도를 재배합니다.

 

 

2) 화이트 와인용 포도

① 토론테스 : 37%이며 청포도 중에선 단연 수확량이 많습니다. 토론테스 포도로 뮈스까(Muscat) 같은 포도 향과 함께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와 비슷한 꽃과 향신료 풍미가 나오는 산미가 강한 미디엄 바디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샤르도네(Chardonnay) : 22%

슈냉 블랑(Chenin Blanc) : 14%

④ 우니 블랑(Ugni Blanc) : 12%

그외에 세레사(Cereza)와 페드로 기네메즈(Pedro Gimenez) 포도도 재배합니다.

4. 와인 생산지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주요한 와인 생산지는 중서부 지역의 멘도사와 멘도사 북쪽의 산 후안(San Juan)으로 두 지역 모두 해발 6,959m의 아콩카과산 동쪽에 있는 고원 지대입니다. 포도밭 면적은 멘도사가 148,618헥타르, 산 후안은 47,000헥타르로 각각 아르헨티나 전체 포도밭의 70%와 22%를 차지합니다. 와인 생산량은 2016년 기준으로 멘도사가 아르헨티나 전체 와인 생산량의 67.5%, 산 후안이 27.3%를 생산하죠.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아르헨티나 와인도 대부분 두 지역의 것입니다.

그 외에 라 리오하(La Rioja), 살타, 리오 네그로 등의 생산지가 있습니다.

5. 아르헨티나 와인

칠레와 함께 남미의 양대 와인 생산국이지만,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자는 대부분 영세하고 와인 산업의 현대화도 칠레보다 늦어서 국제 시장의 인지도는 칠레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양조용 포도 재배를 위한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췄고, 아르헨티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외국 와이너리의 많은 투자로 와인 품질이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6. 아르헨티나의 외국계 와이너리

외국의 와인 생산회사들은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에 좋은 아르헨티나의 환경에 일찍부터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자금을 투자하여 와이너리를 조성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아래와 같은 와이너리들이 있습니다.

1) 프랑스

① LVMH(Moët Hennessy•Louis Vuitton) : 보데가스 테라자스(Bodegas Terrazas)

② 샤토 슈발 블랑(Château Cheval Blanc)과 보데가스 테라자스 : 슈발 데스 안데스(Cheval des Andes)

③ 미셀 롤랑(Michel Rolland)외 6인 : 엘 그루포 데 로스 시에테(El Gruppo de Los Siete: 제7그룹)

④ 돌랑(D''Aulan) : 보데가 알타 비스타(Bodega Alta Vista)

2) 칠레

비냐 몬테스(Viña Montes) : 카이켄(Kaiken)

산 페드로(San Pedro) : 핀카 라 셀리아(Finca la Celia)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 : 보데가 트리벤토(Bodega Trive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