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수다] 이탈리아 와인과 산미

까브드맹 2018. 6. 2. 08:00

끼안티 와인과 마르게리따 피자, 크림 파스타, 발폴리첼라 와인

1.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

이탈리아 와인은 정말 다양합니다. 북쪽의 피에몬테(Piemonte)부터 남쪽의 시칠리아(Sicilia)까지 수많은 생산지가 있고 지역마다 고유의 토착 품종이 있습니다. 토착 품종의 수가 물경 1천 종이 넘는다는데, 이렇게 다양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또 그만큼 다양한 숫자의 와인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탈리아 포도만 해도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돌체토(Dolcetto), 산지오베제(Sangiovese),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꼬르비나(Corvina), 그리뇰리노(Grignolino), 알리아니코(Aglianico), 네로다볼라(Nero d’Avola), 프리미티보(Primitivo), 까나이올로(Canaiolo) 같은 적포도와 트레비아노(Trebbiano),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가르가네가(Garganega), 베르디끼오(Verdicchio), 말바지아(Malvasia), 꼬르떼제(Cortese), 피아노(Fiano) 같은 청포도가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피노 누아(Pinot Noir), 샤르도네(Chardonnay)도 많이 재배하죠.

이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포도로 만드는 이탈리아 와인이지만, 와인의 절반 이상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입맛을 돋워주는 산미, 즉 '신맛'이죠. 상당수 이탈리아 와인에서 우리는 강한 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맛이 강한 것은 와인 양조에 쓰는 포도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탈리아 음식이 신맛이 강한 것이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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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산도와 음식의 신맛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음식을 보면 토마토와 올리브유가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이외에도 레몬과 발사믹 식초, 와인처럼 산도가 높은 재료를 많이 쓰죠. 음식의 신맛은 함께 마시는 와인의 신맛을 누그러뜨려 덜 시게 느끼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와인 맛이 상큼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신맛이 강한 음식은 산도가 음식과 비슷한 와인이 잘 어울리죠. 그리고 올리브유는 신맛을 만나면 기름기가 덜 느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탈리아 와인은 산도가 높은 편이며, 신맛이 많이 나는 품종을 많이 쓰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이탈리아 와인의 특성은 신맛이 나는 술을 싫어하는 한국인에게는 선택을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국내에선 오랫동안 이탈리아 와인의 선호도가 낮았고, 특히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은 분에게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났죠. 하지만 와인의 산미에 익숙해지면 이탈리아 와인의 신맛은 꺼리는 요소가 아니라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강하면서 부드러운 산미가 주는 좋은 느낌은 다른 술에선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글자로 신맛이라고 적으니 싸구려 식초의 날카로운 신맛을 떠올리는 분이 많겠지만, 정말 좋은 이탈리아 와인을 마셔보면 그 속에서 느끼는 신맛의 풍미가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좋은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와인을 즐겨 마시는 분 중에는 그 신맛의 매력에 빠져서 이탈리아 와인만 찾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요즘은 와인의 산미에 눈 뜬 분이 많아졌고, 이탈리아 와인을 찾는 분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신맛이 강한 이탈리아 와인은 명랑하고 쾌활한 맛을 가진 것이 많죠. 끼안티나 발폴리첼라는 파스타와 피자를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정말 안성맞춤입니다.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피자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을 마셔보세요. 즐거운 기분이 두 배로 늘어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