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포도 품종

[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 - 장래성과 낮은 가격의 조화 (재업)

까브드맹 2023. 12. 12. 19:44

몬테풀치아노 포도의 모습

맛있고 경제적인 가격의 레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는 아직 국내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포도입니다. 하지만 고향인 이탈리아에선 널리 재배하는 메이저 품종이죠. 부드럽고 새콤하며, 때로는 깊은 맛과 향을 보여주는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명랑하고 쾌활한 이탈리아인의 기질을 닮았습니다.

1. 몬테풀치아노의 특성

1) 품종과 와인의 특성

몬테풀치아노는 이탈리아에서 산지오베제(Sangiovese)에 이어 두 번째로 널리 재배하는 토착 포도입니다. 다만 이탈리아 북부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만생종이라 너무 늦게 익어서 날짜에 쫓겨 수확을 서두르면 북부에선 아직 덜 익었을 수 있기 때문이죠. 몬테풀치아노는 넓은 땅에서 나무 사이의 간격을 멀리 두고 재배해야 잘 자랍니다. 충분히 익으면 온화한 신맛과 많은 추출물, 충분한 알코올 도수가 나오는 깊은 색의 와인을 만들 수 있죠.

몬테풀치아노는 포도알이 통통해서 압착하면 즙이 많이 나오고, 껍질이 얇지만 색소가 풍부하고 탄닌과 페놀도 넉넉히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침용 과정을 통해 깊은 루비색을 띠게 되죠. 다른 이탈리아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은 대개 씁쓸하게 느껴질 만큼 탄닌이 날카롭지만,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좀 더 부드러운 탄닌과 알맞게 낮은 산도를 가진 편입니다. 체라수올로 다부르쪼(Cerasuolo d'Abruzzo)라는 로제 와인으로 양조 되기도 합니다.

영국의 와인 전문가 젠시스 로빈슨은 몬테풀치아노를 부드럽고 잘 넘어가며, 양조 후 3~4년 동안 발전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들어 내는 장래성 있는 품종으로 평가합니다. 또 다른 영국의 와인 전문가 오즈 클라크(Oz Clarke)는 "둥글고 서양 자두 맛이 나며 잘 익은 탄닌, 훌륭한 산도, 그리고 '낮은 가격표를 가진' 가진 무게감 있는 레드 품종"으로 얘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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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몬테풀치아노 포도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 와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주의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지역"에서 만드는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와인과 몬테풀치아노 "포도"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몬테풀치아노 포도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어떤 연관성도 없고, 몬테풀치아노 포도가 중부 이탈리아 전역에서 널리 재배되는데도 몬테풀치아노 마을 주변 포도밭에선 한 그루도 기르지 않죠.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는 산지오베제와 카나이올로 네로(Canaiolo Nero), 맘모로(Mammolo) 같은 지역 토착 품종입니다.

2. 몬테풀치아노의 원산지

젠시스 로빈슨의 견해에 따르면 몬테풀치아노는 토스카나주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되며, 산지오베제와 관련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두 포도는 종종 헷갈리기도 한답니다.

이탈리아 반도의 몬테풀치아노 포도 재배지
<이탈리아 반도의 몬테풀치아노 포도 재배지>

몬테풀치아노로 만드는 유명한 와인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콜리네 테라마네(Montepulciano d'Abruzzo Colline Teramane) DOCG 와인

• 콜리네 테라마네 외곽의 더 넓은 지역에서 만드는 DOC 와인들

마르케(Marche)주의 로소 코네로(Rosso Conero)와 로쏘 피체노(Rosso Piceno) 와인

젠시스 로빈슨에 의하면 뿔리아주에 있는 까스텔 디 몬떼(Castel Del Monte) DOC 지구에선 우바 디 트로이아(Uva di Troia) 품종에 이어서 두 번째로 널리 재배하며, 몬테풀치아노의 특성을 활용해 와인을 블렌딩 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역할로 쓴다고 합니다.

3.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향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주요 향인 서양자두 플럼

검붉은 과일부터 검은 과일까지 색이 진한 과일 향이 주로 나옵니다. 서양 자두인 플럼(plum)부터 블랙베리, 블랙체리 등의 향을 풍기고, 잘 익으면 진한 블랙커런트 향이 나오기도 합니다. 감초와 정향의 달고 스파이시한 향도 있고, 덜 익었을 땐 허브와 풀 냄새가 날 때도 있습니다.

오크통에서 숙성하면 서양 삼나무와 오크 같은 나무 계열 향이 생기고, 모카와 바닐라 같은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풍기기도 합니다.

 

 

4. 몬테풀치아노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양과 염소 고기에 잘 어울립니다. 양꼬치와 케밥, 수블라키 같은 꼬치 요리에 이상적이죠. 오크통에서 충분히 숙성한 와인은 그릴에 구운 고기 요리와 잘 맞습니다. 안심 스테이크와 먹어도 좋죠. 이탈리아 와인답게 볼로냐풍의 파스타와 궁합이 맞고, 오렌지 소스를 올린 오리고기와 마셔도 좋습니다. 연어처럼 기름진 생선도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좋은 안주가 되죠. 숙성된 치즈도 잘 어울립니다.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지만 외국 사이트에는 몬테풀치아노 와인이 비빔밥과 잘 어울린다고 나와 있습니다. 몬테풀치아노 와인과 어울리는 또 다른 동양 음식으로는 딤섬과 돼지고기 만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