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테제(Cortese)는 피에몬테(Piemonte)주 남동부의 프로빈치아 디 알레산드리아(Provincia di Alessandria)와 아스티(Asti)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는 이탈리아 토착 청포도입니다. 코르테제 델알토 몬페라토(Cortese dell’Alto Monferrato) DOC와 콜리 토르토네시(Colli Tortonesi) DOC 와인에 사용하는 중요한 포도일 뿐만 아니라 코르테제 디 가비(Cortese di Gavi) DOCG 와인에도 들어갑니다.
1. 코르테제 와인의 특성
비앙카 페르난다(Bianca Fernanda)라고도 부르는 코르테제 포도는 높은 산도와 뚜렷한 미네랄 풍미가 나오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청포도입니다.
코르테제 와인은 매우 드라이하며 알코올 도수는 11.8~13.5%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기후가 아주 쌀쌀한 해에는 와인의 산미가 날카로워지고 구조가 빈약해질 수 있지만, 젖산 발효나 오크통 숙성 같은 양조 기술로 품질을 조절할 수 있죠. 코르테제 화이트 와인을 마시기 좋은 시기는 수확한 이듬해부터 3~5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발효 탱크를 사용하는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으로 만드는 흥미로운 코르테제 스파클링 와인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2. 코르테제의 역사
코르테제는 피에몬테주에서 오래전부터 재배해 왔습니다. 코르테제에 관한 오래된 기록 중 하나는 1659년에 코르테제와 베르멘티노(Vermentino) 포도밭을 소유한 몬탈데오(Montaldeo) 가문의 별장 관리인이 제노바의 도리아 후작 부인(Marchésa Doria)에게 보낸 보고서입니다.
1870년에 포도 학자인 P.P 드마리아(P.P. DeMaria)와 카를로 레아르디(Carlo Leardi)는 피에몬테주의 알레산드리아 지방에서 코르테제를 널리 재배하며, 질병에 내성이 있어 많이 수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급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코르테제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고 기록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알레산드리아의 가비 마을에선 코르테제로 뛰어난 가비 DOCG 와인을 만듭니다. 코르테제 디 가비, 혹은 단순히 가비라고 부르는 DOCG 등급의 화이트 와인은 피에몬테주에 속한 지역 중 남쪽의 리구리아(Liguria)주와 맞닿은 프로빈치아 디 알레산드리아 지방의 제한된 구역에서 생산합니다. 가비라는 이름은 와인 생산지의 중심지인 가비 마을에서 나온 것이죠.
마을 이름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하나는 로맨틱한 전설로 진실한 사랑을 찾아 도피한 가비아(Gavia) 공주의 이름을 딴 것이죠. 훗날 공주가 오늘날의 가비 마을을 결혼 선물로 받았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동굴(cavern)과 관련된 라틴어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좀 밋밋한 이야기죠?
까스텔로 반피(Castello Banfi)에선 전설에 따라 프린치페사 가비아라는 가비 와인도 만들고 있습니다.
3. 코르테제 와인 생산지
1) 피에몬테주
코르테제 재배지의 89%는 피에몬테주에 있습니다. 가장 뛰어난 코르테제 와인 생산지인 가비 DOCG에선 오로지 코르테제 포도만 써서 코르테제 디 가비 와인을 만들죠. 현재와 같은 스타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건 1876년부터였고, 1974년에 DOC 등급을, 1998년에 DOCG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와인법에서는 코르테제 디 가비의 생산지를 아래의 마을로 한정합니다.
보시오(Bosio), 카프리아타 도르바(Capriata d'Orba), 카로지오(Carrosio), 프란카빌라 비지오(Francavilla Bisio), 가비, 노비 리구레(Novi Ligure), 파로디 리구레(Parodi Ligure), 파스투라나(Pasturana), 산 크리스토포로(San Cristoforo), 세라발레 스크리비아(Serravalle Scrivia), 타싸롤로(Tassarolo)
가비 DOCG에서 수확한 코르테제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라벨에 <Gavi di Gavi>라고 표시할 수 있죠.
가비 외에 피에몬테주의 코르테제 와인 생산지로는 콜리 토르토네시(Colli Tortonesi) DOC, 코르테제 델알토 몬페라토(Cortese dell’Alto Monferrato) DOC, 몬페라토(Monferrato) DOC, 피에몬테 DOC가 있습니다.
2) 이탈리아 기타 지역
피에몬테주를 제외한 주요 재배지로 롬바르디아(Lombardia)주의 올트레포 파베세(Oltrepò Pavese) DOC가 있고, 더 동쪽의 가르다(Garda) DOC에서도 코르테제를 재배합니다.
이탈리아 동북부의 베네토(Veneto)주에 있는 쿠스토자(Custoza) DOC에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할 때도 코르테제 포도를 70% 이상 넣어야 합니다.
4. 코르테제 와인의 향
코르테제 와인은 레몬과 라임, 녹색 사과, 서양 자두의 일종인 그린게이지(greengage) 향을 풍기는 라이트에서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 많습니다. 허니듀(Honeydew) 멜론과 조개껍질, 아몬드 향도 나오고, 최고급 와인에선 젖은 돌과 풀, 흰 꽃, 허브 등의 복합적인 향기도 올라옵니다. 신맛이 상쾌하며 종종 사과와 연한 멜론, 복숭아 풍미가 나옵니다.
5. 코르테제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코르테제 와인은 리구리아주 근해에서 잡히는 해산물과 잘 어울려서 제노바 항구의 레스토랑에서 오랫동안 선호했습니다. 중간 이상의 상쾌한 산도와 가볍고 신선한 풍미는 생선 요리처럼 풍미가 섬세한 요리와 잘 어울리죠. 새우 같은 해산물을 곁들인 바질 페스토 파스타도 훌륭하게 궁합을 이룹니다. 중국 음식이나 안티파스토에도 좋습니다.
마시기 전에 특별히 디캔팅 할 필요는 없으며, 온도는 7~12℃ 정도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