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C 476

[프랑스] 오랜 시간 후에 향기롭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Chateau de Beaucastel Chateauneuf du Pape 2001

1. 샤토 드 보까스텔(Chateau de Beaucastel) 1905년에 설립된 샤토 드 보까스텔은 1백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입니다. 현재 5대손인 피에르 페렝(Pierre Perrin)이 샤토의 운영을 맡고 있죠. 보까스텔의 와인은 기본적으로 여러 종류의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예를 들어 화이트 와인은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50%, 비오니에(Viognier) 20%, 마르산(Marsanne) 15%, 루산(Roussanne) 15%로 만듭니다. 그 이유는 남부 론의 포도들이 한 종류로는 와인을 만들 때 완벽한 특성을 보이지 못하므로 블렌딩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것이기 때문이죠. 보까스텔은 유기농 와인 제조를 지향해 1951년부터 유기 농법을 사..

[프랑스] 선홍빛 복숭아 - Domaine des Trottieres Rose d'Anjou 2008

1. 앙주의 로제 와인 루아르 밸리(Loire valley)는 우리나라에선 보르도와 부르고뉴, 론 밸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지만,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고성과 유적이 많은 역사의 고장이며 풍광이 매우 아름다워서 "프랑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지만(52%), 레드 와인(26%)과 로제 와인(16%), 스파클링 와인(6%)도 생산해서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앙주(Anjou)에서도 화이트와 레드,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모두 생산하는데 로제 와인이 가장 유명합니다. 앙주에서는 아래의 4가지 로제 와인을 생산합니다. • 로제 당주(Rose d'Anjou) : 살짝 단맛이 있습니다. • 까베르네 당주(Cabernet d'Anjou) : 드라이..

[프랑스] 구수한 흙 내음의 유기농 와인 - M.Chapoutier La Ciboise Rouge 2007

1. 엠.샤푸티에(M.Chapoutier) 엠.샤푸티에는 1808년 창립된 꼬뜨 뒤 론(Cotes du Rhone)의 와인 명가입니다. 꼬뜨 뒤 론에서 프로방스(Provence), 랑그독 루씨용(Languedoc-Roussillon)에 이르는 12개 포도원에서 60여 종의 와인을 생산하며 호주 청정지역의 포도원에서도 와인을 생산합니다. 꼬뜨 뒤 론의 와인 생산자 중 자기 소유의 포도원이 가장 많으며, 1989년 이래 와인 앤 스피리츠(Wine & Spirits)로부터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 선정 8회,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 12회의 기록을 보유한 대단한 와이너리죠. 2. 라 시부아즈(La Ciboise) 프랑스 남부 론(Southern Rhone)의 꼬또 뒤 트리카스탱(Coteaux du Tri..

[프랑스] 묘하게도 추억의 냄새가 났던 - Caveau du Roc 2007

1. 와인의 향기 와인 향을 맡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향이 날 때가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에서 동치미 냄새가 난다던가, 보졸레 누보에서 버터 스카치 캔디향을 맡는다던가 하는 일이 있죠. 향이란 결국 결합된 화학 분자가 코 안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것이라고 보면 포도와 오크통의 다양한 화학분자가 어떻게 결합했느냐에 따라 와인 향은 수천가지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인은 비슷한 향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사실 다른 향이지만 같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훈련을 거친 소믈리에들은 와인의 변화에 따라 나오는 다양한 향을 집어낼 수 있죠. 어느 쪽이든 와인 애호가로서 다양하고 독특한 와인의 향과 맛은 와인을 마시면서 느끼는 또 다른 재미입니다. 2. 까보 뒤 록(Cavea..

[프랑스] 무늬만 국산, 내용물은 프랑스 와인 - Song Blue Saint-Emilion 2005

1. 송 블루(Song Blue) 송 블루 와인은 롯데아사히 주류에서 프랑스 보르도의 대표적인 네고시앙인 지네스떼(Ginestet) 사의 와인을 들여와 자사의 레이블만 붙여서 판매하는 와인들입니다. 무늬는 국산 와인 같지만, 내용물은 프랑스 와인 그 자체죠. • 송 블루 까베르네 소비뇽(Song Blue Cabernet Sauvignon) • 송 블루 메를로(Song Blue Merlot) • 송 블루 보르도(Song Blue Bordeaux) • 송 블루 쌩-테밀리옹(Song Blue Saint-Emilion) • 송 블루 메독(Song Blue Medoc) • 송 블루 미디엄 스위트(Song Blue Medium Sweet) 의 6종 와인이 있으며, 모두 지네스떼사의 와인입니다. 와인 생산자인 지네스..

[프랑스] 끊임없이 변하는 향 - Chateau Beychevelle Grand Bateau Blanc 2007

1. 샤토 베슈벨(Chateau Beychevelle) 샤토 베슈벨은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에서 그랑 크뤼 4등급으로 지정된 샤토입니다. 샤토 베슈벨에선 몇 종류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우선 최고의 포도와 최고의 기술로 그랑 크뤼인 샤토 베슈벨을 만듭니다. 그다음엔 어린 포도나무의 포도나 품질이 떨어지는 포도로 세컨드 와인을 만드는데, 생 줄리앙 아펠라시옹을 단 애드미랄 드 베슈벨(Amiral de Beychevelle)과 오-메독(Haut-Medoc) 아펠라시옹을 단 브루리에 드 베슈벨(Brulieres de Beychevelle)을 만들죠. 나머지 포도로는 대중적인 와인인 그랑 바토(Grand Bateau)를..

[프랑스] 가을, 그 스산한 느낌 - Domaine Bitouzet-Prieur Volnay 1er Cru "Clos des Chenes" 1994

1.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셴(Clos des Chenes)" 1994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셴(Clos des Chenes)" 1994는 마신 시점에서 무려 16년 전의 와인이었습니다. 10년 이상 장기 숙성할 수 있는 보르도 와인일지라도 꽤 오래된 빈티지이니 부르고뉴 와인으로는 굉장히 오래된 거죠. 제 기억에 90년대 전반의 부르고뉴 와인을 시음했던 기억이 없어서 어떤 맛일지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잔에 따르니 풍겨 나오는 향은 다양한 붉은 베리류의 과일 향과 함께 어쩐지 가을이 떠오르는 향이 묻어 나옵니다. 늦은 가을, 석양빛을 등지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을 바라보며 섰을 때 바람이 한 줄기 지나가고, 그 안에서 느껴지던 공기의 느낌이랄..

[프랑스] 새색시와 같았던 - Domaine Bitouzet-Prieur Volnay 1er Cru "Taillepieds" 1999

1.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타이피" 1999 볼네는 피노 누아로 레드 와인만 생산하는 마을입니다. 볼네 와인은 섬세하고 여성스러우며 과일 풍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죠. 국내에는 다양한 볼네 와인이 들어와 있어서 시음하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생산자마다 맛과 향이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부르고뉴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의 볼네(Volnay) 마을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100%로 만든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타이피(Taillepieds)"의 향을 맡아보면 향긋한 체리 향과 잘 익은 붉은 베리류의 열매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도멘 죠르쥬 리니에 에 피스의 와인이 강하고 동물적이라면, 타유피에는 향에서 식물적인 특성이 많고 맛 역시 얌전하면서 ..

[프랑스] 잘 제련된 한 자루 검 같았던 - Domaine Georges Lignier et Fils Clos St-Denis Grand Cru 2003

1.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 끌로 생-드니 그랑 크뤼 2003 숙성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와인을 마실 때 보르도 와인은 디캔팅을 하는 것이 좋지만, 부르고뉴 와인은 디캔팅의 효과가 작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심지어 부르고뉴 와인은 디캔팅 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는 글도 읽어본 적이 있죠.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숙성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부르고뉴 그랑 크뤼 와인은 디캔팅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르고뉴의 고급 와인을 마셨을 때 코르크를 딴 직후보다 몇 시간 정도 지난 후에 맛과 향이 더 나아지거나, 디캔팅해서 와인 상태가 더 좋아지는 경우를 종종 겪었거든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뉘(Cotes de Nuits)에 있는 끌로 생-드니(Clos-St-Denis) 포도밭의 피노 누아..

[프랑스] 동물성 향기가 인상적인 - Domaine Georges Lignier et Fils Morey-St-Denis 2006

1.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 모레-생-드니 2006 피노 누아의 특징 중 하나로 야누스적인 이중성이 있습니다. 특히 향에서 이런 이중성이 잘 나오는데요, 와인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딸기, 산딸기, 체리, 크랜베리 등의 과일 향이나 새순, 허브 등의 식물성 향과 함께 동물 누린내와 가죽 같은 동물성 향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피노 누아 와인에서 그런 향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급 피노 누아 와인일수록 이런 성향이 강하죠. 식물의 열매로 만드는 와인에서 동물의 냄새가 난다는 것은 묘한 일이지만,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이야말로 피노 누아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멘 죠르주 리니에 에 피스(Domaine Georges Lignier et Fils)의 모레-생-드니(M..

[프랑스] 생기발랄한 처녀와 같은 - Domaine Jean Chauvenet Nuits-St-Georges 1er Cru "Les Damones" 2006

1. 도멘 쟝 쇼브네 뉘-생-조르쥬 프르미에 크뤼 "레 다모네" 2006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뉘(Cotes de Nuits)의 뉘-생-조르쥬(Nuits-St-Georges) 마을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100%로 만드는 AOC 꼬뮈날(communales) 와인인 도멘 쟝 쇼브네 뉘-생-조르쥬 프르미에 크뤼 "레 다모네"(Domaine Jean Chauvenet Nuits-St-Georges 1er Cru "Les Damones") 2006은 1등급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최고 등급의 와인은 아닙니다. 부르고뉴의 최고 등급은 그랑 크뤼(Grand Cru)이며, 프르미에 크뤼는 다음 등급이죠. 레 다모네에서는 덜 익은 딸기 향이 주로 나며, 체리와 크렌베리 향도 조금 나타납니다. 생각보다 향은 미약한 편..

[프랑스] 아직은 애송이, 그러나 좀 더 지난 후엔? - Domaine Jean Chauvenet Vosne-Romanée 2006

1. 와인의 맛과 향 도멘 장 쇼브네 본-로마네 (Domaine Jean Chauvenet Vosne-Romané) 2006은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뉘(Cotes de Nuits) 지역에 있는 본-로마네(Vosne-Romanée) 마을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100%로 만드는 AOC 꼬뮈날(communales) 등급 와인입니다. 잔에 따르면 가볍지 않은 딸기와 체리 향이 납니다. 첫 맛은 시큼하며 탄닌의 기운이 미약하게 느껴지는데, 아직 마시기엔 이른 것 같군요. 풀잎의 푸릇푸릇한 맛과 향이 나오지만 비리거나 하진 않습니다. 가늘고 탄탄한 근육을 가진 혈기방장한 애송이랄까? 여자로 비유하면 자존심 강한 19~20세의 처녀 같은 느낌이군요. 시간이 흐르면서 오크 숙성으로 배인 송진 향과 견과류 향이 흘..

[프랑스] 새로운 프랑스 와인 등급 분류 : 2009년 9월 1일 개정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와인에 등급제를 시행하여 자국 와인의 품질을 보증하고 정리한 국가입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프랑스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의 선두에 나설 수 있었고,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다른 와인 강국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지요. 20세기 초반 1차 대전의 영향 등으로 인해 어지러웠던 프랑스 와인 산업은 품질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형편없는 저급 와인이 돼버렸지만 과거에 고급이라는 이유로 전처럼 고가에 와인이 팔리거나, 형편없는 품질의 와인이 고급 와인으로 둔갑해서 비싸게 팔리는 등 소비자들을 기만함으로써 점차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게 되던 실정이었습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가 "아펠라씨옹 도리진 꽁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 : AOC)" 제..

[프랑스] 소년 살해? - Chateau Mouton-Rothschild 2003

1. 샤토 무통 로칠드 2003 신의 물방울 2권에는 와인 스노비즘에 빠진 카메라맨 츠키야마가 1855 보르도 와인 공식 1등급(Premier Grand Cru Classe) 와인인 샤토 무통-로칠드 2000년을 토미네 잇세의 의동생인 세라에게 마시게 하고 평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세라는 다음과 같이 답하죠. '유아 살해' 뒤이은 장면에선 '태아 살해'라고 평을 정정하는데, 저도 그것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09년 12월 31일에 샤토 무통-로칠드 2003년을 마실 기회가 있었습니다. 보르도 오-메독(Haut-Medoc) 지역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 있는 샤토 무통-로칠드는 해마다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으로 레이블을 꾸미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3년에는 샤토 무통..

[프랑스] 평범하지만 제 값은 하는 화이트 와인 - Chateau Tudin Cuvee Prestige 1997

1. 보르도 화이트 와인 국내에 알려진 프랑스 화이트 와인 중에선 부르고뉴의 샤블리(Chablis)가 가장 유명할 겁니다. 와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샤블리라는 이름을 한 번쯤이라도 들어봤을 거고, 요즘은 TV 드라마에서도 와인을 시킬 때 이름이 종종 나오더군요.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샤블리를 시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요. 그에 반해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1등급 5형제로 대변되는 레드 와인에 비해 명성과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샤토 디캠(Chateau d'yquem)으로 대표되는 쏘테른의 스위트 와인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이름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듯하고요. 하지만 고급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고, 그만큼 가격도 높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샤토..

[프랑스] 프랑스 보르도 와인 그대로 - Kressmann Bordeaux Grand Reserve 2006

1. 크레스만 제가 잘 마시지는 않아도 주저 없이 추천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매출 규모 2~3위를 차지하는 네고시앙 C.V.B.G 사의 대표 브랜드 와인 중 하나인 크레스만(Kressmann)입니다. 잘 마시지 않는 이유는 크레스만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의 맛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보르도면 보르도, 메독이면 메독, 마고면 마고. 딱 그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맛과 향이 납니다. 그래서 다소 개성적이고 독특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선택해서 후회는 안 해도 은근히 손은 가지 않는 와인이죠. 반면에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찾는 사람에게는 주저 없이 추천합니다. '바로 이런 맛과 향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 스타일이다'라고 느끼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메를로(Merlot) 8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