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가을, 그 스산한 느낌 - Domaine Bitouzet-Prieur Volnay 1er Cru "Clos des Chenes" 1994

까브드맹 2010. 4. 12. 11:58

도멘 비투제 프리외르 볼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셴" 1994

1.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셴(Clos des Chenes)" 1994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의 볼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셴(Clos des Chenes)" 1994는 마신 시점에서 무려 16년 전의 와인이었습니다. 10년 이상 장기 숙성할 수 있는 보르도 와인일지라도 꽤 오래된 빈티지이니 부르고뉴 와인으로는 굉장히 오래된 거죠. 제 기억에 90년대 전반의 부르고뉴 와인을 시음했던 기억이 없어서 어떤 맛일지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잔에 따르니 풍겨 나오는 향은 다양한 붉은 베리류의 과일 향과 함께 어쩐지 가을이 떠오르는 향이 묻어 나옵니다. 늦은 가을, 석양빛을 등지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을 바라보며 섰을 때 바람이 한 줄기 지나가고, 그 안에서 느껴지던 공기의 느낌이랄까요? 어쩐지 스산하면서 한편으로는 아늑한, 또는 아련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만화 '신의 물방울'을 보면 와인의 맛과 향을 표현할 때 어떤 풍경을 보는 것처럼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만화적 과장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만큼 과대 묘사를 하는 때도 있죠. 그런데, 제 경험을 비춰보면 모든 와인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와인에서는 어떤 풍경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샤토 가쟁(Chateau Gazin) 2001을 마셨을 때 마치 중세의 거대한 삼나무 숲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죠. 물론 이러한 느낌은 상당히 주관적이라 제가 와인에서 받은 느낌을 다른 분도 똑같이 느끼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와인에 따라 어떤 풍경이나, 인상을 받는 일이 있으며, 개성이 강하고 떼루아의 특징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양조하는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일수록 그런 경향이 짙은 것 같더군요. 최근 신대륙 와인들도 떼루아의 특징을 살리는 쪽으로 와인을 양조하지만, 아직은 비결이 부족한지 유럽 와인 만큼의 역량은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요.

향을 맡다 보면 가죽과 풀 향, 또는 풀 비린내 같은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향들이 가을 느낌을 주는데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져 입안에 평범한 느낌을 주며, 탄닌은 아주 부드러워서 편안합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에 있는 볼네(Volnay) 마을의 피노 누아 100%로 만든 AOC 꼬뮈날(communales)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 와인으로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꼬꼬뱅 같은 닭요리, 토핑을 많이 얹지 않은 파스타 등과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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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수입사의 시음 자료 내용

• 포도밭 : 끌로 데 셴

• 알코올 도수 : 13%

• 와인의 특징

- 주로 딸기 향, 스위트 체리 향이 느껴지며 진한 루비색을 띠고 있음

- 바로 옆에 있는 뫼르소(Meursault)의 영향으로 매우 섬세하고 우아하며 무겁지 않은 스타일

- 15~18개월간 오크 숙성, 새 오크 비율은 20% 

도멘 비투제-프리외르에 관한 정보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떼루아를 존중하고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 도멘 비투제-프리외르(Domaine Bitouzet-Prieu

1. 도멘 비투제-프리외르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의 볼네(Volnay) 마을에 있는 도멘 비투제-프리외르는 볼네와 뫼르쏘(Meursault) 마을의 가장 유서 깊은 두 가문이 만나 설립되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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