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41

[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샴페인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1. 아르망 드 브리냑 불투명한 금속 빛 병에 담긴 아르망 드 브리냑(Armand de Brignac)은 샹파뉴 까띠에(Champagne Cattier)에서 만드는 샴페인 브랜드입니다. 샹파뉴 까띠에를 경영하는 장 자끄 까띠에(Jean-Jacques Cattier)의 말에 따르면 1940년대 말에서 50년대 초에 까띠에 가문은 "드 브리냑(de Brignac)"이라는 상표를 등록했고 이것이 아르망 드 브리냑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드 브리냑이란 이름은 장 자끄 까띠에의 어머니가 고른 것으로 그녀가 읽은 소설에 나오는 인상 깊은 등장인물의 이름이랍니다. 하지만 "아르망 드 브리냑" 브랜드의 소유권은 현재 뉴욕에 본사가 있으며 샹파뉴 까띠에와 파트너 쉽을 맺은 소버린 브랜즈(Sovereign Bra..

[수다] 칠레산 소비뇽 블랑 와인이 좋아진 이유

● 칠레산 소비뇽 블랑 와인의 품질 향상 오래전부터 칠레산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을 마셔왔던 분들은 요 몇 년 사이에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의 맛과 향이 과거보다 아주 좋아진 걸 느낄 겁니다. 칠레산 소비뇽 블랑 와인의 품질이 향상한 것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우선 와인 양조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칠레의 와인 양조 관련 교육기관이나 외국의 교육 기관에서 양조기술을 배운 생산자들이 칠레 와이너리로 속속 합류하고 있으며 이들은 와인 생산의 규제가 적은 칠레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죠. 게다가 외국의 손꼽히는 와이너리가 자사의 기술과 칠레의 포도를 접목해서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려고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런 합작을 통해서 알마비바(Almavi..

[수다] 샴페인이 비싼 이유

1. 호사스러운 와인, 샴페인 입맛 까다로운 프랑스인 사로잡은 이 맛 [매거진 esc] 문영화·김부연의 그림이 있는 불란서 키친 “비린내” 김밥 싫다 해도 마늘 뺀 ‘불고기’엔 환호 www.hani.co.kr 위의 링크는 외국인들이 접하는 한식에 대한 느낌을 다룬 기사입니다. 제목의 '이 맛'은 불고기의 맛을 뜻하지요. 그런데 이 기사의 앞부분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옵니다. "프랑스인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캐비아에 샴페인 한 잔 마실 때란다. 1㎏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철갑상어 알과 최소 3~5년은 포도주 저장고에서 묵히면서 하루에 두 번씩 병목을 돌려줘야 탄생하는 샴페인은 호사스러운 음식의 대명사다." 확실히 프랑스 사람들은 샴페인을 좋아합니다. 레드나 화이트 와인은 프랑스에서..

[수다] 와인 공부에 관한 생각

와인을 처음 마시기 시작했던 무렵의 일입니다. 하루는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추석 선물로 받았다면서 와인 2병을 보여주더군요. 제가 와인 동호회에 나간다고 했더니 선물로 받은 와인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 당시엔 와인을 조금도 몰랐었지만, 그냥 아는 대로 들은 대로 설명을 해줬죠. 친구는 설명을 다 듣고 난 다음 감사의 표시였는지 어쨌는지 둘 중 한 병을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와인은 두 병 모두 바르통 앤 게스띠에르(Barton & Guestier), 줄여서 B&G라고 부르는 보르도 네고시앙(Negociant)의 레드 와인이었습니다. 똑같은 레이블에 다만 "Medoc"과 "Bordeaux" 두 글자만 다르게 적혀있더군요. 기왕이면 더 좋은 것을 골라야 하므로 조금 망설인 끝에 "Medoc"..

[수다] 날이 더워지면 람부르스코 와인으로 달립시다~

1. 레드 와인에 대한 선호 6월이 되니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한낮에는 뜨겁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히 멀어지는 술이 있죠. 차가우면 맛이 떨어지는 술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따끈하게 데워서 마시는 사케 종류이고, 또 하나는 레드 와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와인하면 레드 와인이 정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국내 와인 매출에서 레드 와인의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높다고 몇 번 적은 일이 있습니다. 이런 성향 때문에 여름이면 와인 샵과 와인 바의 사장들은 울상이 되곤 하죠. 왜냐하면, 사람들이 시원하게 마시기 어려운 레드 와인을 사려 하지 않아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거든요. 레드 와인을 시원하게 마시기 어려운 이유는 레드 와인에 들어간 탄닌의 특성 때문입니다. 탄닌은 산미와 ..

[수다] 소비뇽 블랑 와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 국제 품종 7종 지구상에는 수천 종이 넘는 포도가 있습니다. 와인 양조용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종 포도도 2천 종 이상 되죠. 2천 종이 넘는 비티스 비니페라 중에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처럼 우수하고 잘 알려진 포도는 여러 국가에서 재배하지만, 카살(Casal)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포도는 포르투갈의 미뇨강(Minho river) 부근에서만 재배하니 모든 비티스 비니페라 포도가 똑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죠. 수많은 비티스 비니페라 중에서 아주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글로벌 품종이라고 부르는 포도들이죠. 와인 전문가에 따라 목록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적포도(혹은 흑포도) 4종과 청포도 3종을 꼽습니다. ..

[수다] 이탈리아 와인과 산미

1.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 이탈리아 와인은 정말 다양합니다. 북쪽의 피에몬테(Piemonte)부터 남쪽의 시칠리아(Sicilia)까지 수많은 생산지가 있고 지역마다 고유의 토착 품종이 있습니다. 토착 품종의 수가 물경 1천 종이 넘는다는데, 이렇게 다양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또 그만큼 다양한 숫자의 와인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탈리아 포도만 해도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돌체토(Dolcetto), 산지오베제(Sangiovese),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꼬르비나(Corvina), 그리뇰리노(Grignolino), 알리아니코(Aglianico), 네로다볼라(Nero d’Avola), 프리미티보(Primitivo), 까나이올로(Cana..

[수다]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와 메를로(Merlot)

"No, if anyone orders Merlot, I'm leaving. I am not drinking any fucking Merlot!" "아니, 누구라도 메를로를 주문한다면 난 나가버리겠어. 나는 빌어먹을 메를로는 절대 마시지 않아." 2004년에 상영된 영화 "Sideways"의 명대사 중 하나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인 '마일즈'와 '잭'이 레스토랑에 들어서면서 나누는 대화 중 마일즈의 대사 부분이죠. 싸구려 메를로(Merlot)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랄까, 편견이 잔뜩 묻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이드웨이는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았고,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우리나라에선 매우 잠잠(...)한 모습을 보여준 ..

[수다] 와인과 공기가 엮어가는 시간의 마술

와인 초보자에게 와인을 추천할 때 "이 와인은 따고 나서 30분 정도 지난 후에 마시세요."라고 얘기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술을 따 놓고 그렇게 오래 못 기다린다는 분도 있고, 술 하나 마시는데 뭐 그리 어렵고 복잡하냐고 하는 분도 있죠. 하지만 코르크를 딴 후에 일정 시간 기다리는 것은 와인이 가진 풍미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데 필요한 과정입니다. 모든 와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병 안의 와인은 개봉 후에 공기와 접촉하면서 맛과 향이 더욱 좋아지는 일이 많습니다. 와인 코르크를 딴 후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죠. 하지만 기다림의 결과를 알게 되면 와인의 신비함에 놀라면서 왜 기다리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겁니다. 시큼털털한 맛을 보여주는 와인이 풍성한 향과 우아한 맛을 보..

[수다]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생각, 그리고 끼안티 끌라시코

1. 이탈리아 와인이 외면 받는 이유? 최근 많이 나아졌지만, 이탈리아 와인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 아닙니다. 이렇게 말하면 와인 애호가들은 "왜 이탈리아 와인이 인기가 없냐! 그 맛있는 와인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와인은 프랑스 와인, 많이 사는 와인은 칠레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은 선호도나 판매량에서 그다지 호응이 좋은 편이 아니죠.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국 중 하나로 프랑스와 함께 오랜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 와인이 우리나라에서 외면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특유의 신맛이라고 봅니다. 이탈리아의 레드 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 와인으로 피에몬테(Piemonte) 지역에서 네비올로(Nebiolo) 포도로 만드는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

[수다] 값싼 스페인 와인의 미덕

대형 마트의 와인 코너에 가면 4,000~9,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는 와인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와인은 고급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가격은 아주 싸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죠. 그래서 이런 와인을 사는 분들은 점원에게 "이 와인은 왜 이리 싸냐?" 또는 "뭔가 이상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합니다. 소주나 막걸리도 아니고 와인을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이런 저렴한 와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칠레, 호주 등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하지만, 국내에 수입된 와인 중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스페인 와인입니다. 다른 나라 와인와 비교해서 유독 값싼 스페인 와인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면서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죠...

[수다] 프랑스 와인 이름의 샤토와 도멘

프랑스 와인의 레이블에서 많이 보이는 "샤토(Chateau)"라는 단어는 보르도(Bordeaux) 와인이나 와인 생산자에게 흔히 붙는 이름입니다. 샤토는 성(城, castle)을 뜻하는 단어로 포도원에 건설된 양조장이 포함된 큰 저택을 일컫는 말입니다. 샤토 중에는 규모가 꽤 크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성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작은 것도 있습니다. 또 메독(Medoc) 2등급 와인인 샤토 레오빌 바르통(Ch. Leoville Barton)처럼 아예 건물이 없는데도 샤토란 이름이 붙는 것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보르도 포도원에는 크건 작건 샤토가 있으며, 샤토의 이름을 붙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 이 지역의 특징입니다. 반면에 보르도 와인과 함께 나란히 명성 높은 부르고뉴..

[수다] 프랑스 와인의 명암에 관하여

와인이 그저 음식과 함께 마시는 술이 아니라 하나의 상품으로 유럽 여러 지역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와인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척박한 산지 사이에 폴리스를 세웠던 고대 그리스인이 위대한 그리스 문명을 이룩했을 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적 토대로써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이 와인과 올리브 수출이었죠. 로마인에게도 와인은 단순한 알코올성 음료가 아니라 중요한 수입 수단이었습니다. 1세기경 로마 황제 도미치아누스 황제는 이탈리아 반도의 와인 산업을 보호하려고 오늘날엔 프랑스가 있는 지역인 갈리아 일대와 스페인에서 포도 재배를 금지하는 칙령을 반포하기도 했죠. 중세 시대에도 와인 산업은 국가와 교회의 중요한 수입원이었습니다. 중세의 수도원에선 인근의 땅에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수다] 와인 가격과 품질

와인은 가격이 굉장히 다양한 술입니다. 싼 것은 보통 1만~1만5천 원대로 구매할 수 있으며 아주 싼 것은 5천 원에 살 수도 있죠. 가끔 와인 장터에서 단돈 천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반대로 비싼 것은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릅니다. 보르도 메독 지역의 5대 샤토는 빈티지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가격에 팔립니다. 지롱드강을 사이에 두고 메독의 건너편에 있는 뽀므롤에서 만드는 샤토 페트루스(Chateau Petrus)나 르 뺑(Le Pin) 같은 와인은 가격이 수백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죠. 제일 비싼 것은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인인 로마네 꽁띠(Romanee-Conti)인데, 이 와인은 가격이 천만 원을 넘어갑니다. 살면서 이런 고급 와인을 마실 기회가 올진 모르겠습니다..

[수다] 호주 와인에 대한 단상

1. 호주 와인의 시작 호주 와인의 역사는 유럽인이 호주 대륙에 상륙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788년 영국의 아서 필립 선장이 최초로 와인용 포도 묘목을 호주에 심으려고 시도했지만, 토질이 맞지 않아 실패했죠. 그 후 "호주 포도 재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유럽에서 678종의 다양한 포도 묘목을 가져와 심었고, 호주 주민에게 와인 양조법을 전파했습니다. 초창기의 호주 와인은 양조법이 조악했고 품질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좋은 평판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후 품질이 조금씩 좋아지기는 했지만, 경제 대공황을 전후로 소비자들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선호하면서 70~80년대까지 주로 강화 와인을 생산했죠. 일반 와인도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긴 했지만, 품질이 좋아..

[수다] 데일리 와인이란?

와인을 마시다보면 '데일리 와인(Daily Wine)'이라는 단어를 듣게 됩니다. 글자 그대로 매일 마시는 와인, 매일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말하는 거죠. 좋은 데일리 와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1. 가격 무엇보다 가격이 부담 없어야죠. 매일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종종 마셔야 하는데, 와인 값으로 월급의 10%가 넘게 나간다면 문제가 있죠. 저렴할수록 좋고, 비싸도 1-2만 원을 넘지 않아야 부담 없을 겁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와인을 소개하면서 '데일리 와인으로 적합하다'라는 말을 써놨는데 가격을 보면 3~4만 원대. 지금 연봉 1억인 분들의 데일리 와인을 소개하려는 건 아니죠? 2. 내 입맛 저렴해도 맛이 형편없으면 낸 돈에 대한 안타까움과 맛없는 와인에 대한 분노가 치솟을 겁니다...

[수다] 보르도 레프트 뱅크와 라이트 뱅크

프랑스 보르도는 지역을 관통하며 흐르는 지롱드(Gironde)강에 의해 양분됩니다. 강의 상류에서 하류를 바라봤을 때 왼쪽의 지역을 레프트 뱅크(Left Bank), 오른쪽의 지역을 라이트 뱅크(Right Bank)라고 부르죠. 레프트 뱅크에 속한 지역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익숙한 메독(Medoc)이 있고, 그 아래로 그라브(Graves)가 있습니다. 라이트 뱅크에는 보르도의 최고가 와인인 샤토 페트루스를 생산하는 뽀므롤(Pomerol)과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쌩-테밀리옹(Saint-Emilion)이 있습니다. 레프트 뱅크와 라이트 뱅크는 둘 다 보르도 지역이지만 와인 성격은 사뭇 다릅니다. 우선 와인을 양조에 들어가는 포도의 비율이 다르죠. 레프트 뱅크에선 대개 까베르네 쇼비뇽을 많이 넣지만, 라이트..

[수다] 유럽과 뉴 월드의 블렌딩 와인

1. 유럽 와인 유럽 와인은 여러 종류의 포도를 혼합해서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를 주축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을 섞는 보르도 지역과 그르나슈(Grenache)와 시라(Syrah)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을 혼합해서 만드는 남부 론(Southern Rhone) 지역은 블렌딩 와인의 대표지입니다. 샴페인도 피노 누아(Pinot Noir),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의 세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만약 샤르도네 한 종류로만 만들면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이라는 표시를 붙여주며, 피노 누아와 피..

[수다] 와인 레이블에 관한 소고(小考)

20세기 초에 유럽과 식민지의 지배층에 주로 유통 및 판매되던 와인은 10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20세기 후반에 이르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즐겨 마시는 주류가 되었습니다. 주 소비층도 유럽의 백인들에서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로 옮겨갔죠. 오늘날 와인은 세계 각국 어디에서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는 빼고, 누구나 즐기는 기호품이 되었습니다. 담배와 달리 와인은 '건강에 좋다'라는 인식과 유럽 문화에 대해 동경이 합쳐지면서 동양의 와인 붐은 경제 발전과 함께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의 와인 붐은 세계 와인 시장의 고급 와인 가격을 들썩일 정도니까요. 그러나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와인을 마셔왔던 유럽인과 달리 다른 지역의 사람에게..

[수다] 프랑스 와인빠의 변명

(2010년 5월 27일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로 '정통(正統)'과 '원조(元祖)'가 있습니다. 두 단어를 붙여서 장사하면 매출이 팍팍 뛰기에 식당마다 두 단어를 넣어서 이름짓기도 하고, 서로 자기가 원조하고 하며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두 단어를 붙여서 '우리가 정통원조'라고 말하는 곳도 있을 정도죠. 이렇게 '정통'과 '원조'가 난무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통과 원조가 확실한 곳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정통이나 원조라고 주장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있고, 상대방이 함부로 정통이나 원조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법적 조처를 하면 여기저기에서 멋대로 이런 단어를 사용하진 못할 테지요. 프랑스 샹파뉴에서 전통 방식(Methode Traditionale)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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