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하얀 석회암 위에서 태어나 미네랄과 상큼한 과일 풍미를 가진 - Bava Thou Bianc Piemonte Chardonnay 2007

까브드맹 2011. 8. 23. 06:30

바바 또우 비앙끄 피에몬테 샤르도네 2007

또우 비앙끄 피에몬테 샤르도네(Thou Bianc Piemonte Chardonnay) 2007은 바바 컴퍼니(Bava Company)가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주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드는 DOC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이탈리아의 국제 포도 품종

이탈리아는 전국의 포도밭에서 약 1천 종의 토종 포도를 재배할 만큼 다양한 포도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대표적인 토종 포도로는 흑포도인 네비올로(Nebbiolo), 꼬르비나(Corvina), 산지오베제(Sangiovese), 알리아니꼬(Aglianico), 프리미티보(Primitivo), 네로 다볼라(Nero d'Avola) 등이 있고 청포도는 가르가네가(Garganega), 피아노(Fiano) 등이 있습니다. 이런 토종 포도들은 국제 품종이라고 부르는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피노 누아,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리슬링보단 유명하지 않고 이탈리아에서만 재배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에 지역적인 개성을 주고, 선별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품질이 꽤 우수해서 이탈리아 와인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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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토종 포도가 판을 치는(?) 이탈리아이지만, 프랑스에서 건너온 국제 품종을 재배하는 곳이 적진 않습니다.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Toscana)주가 대표적인 지역이죠. 이곳에선 토종 포도인 산지오베제를 많이 재배하지만,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시라도 상당히 많이 재배합니다. 세 종류의 포도는 때로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 때로는 국제 품종끼리 혼합되어 와인 애호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슈퍼 투스칸 와인으로 탄생하죠. 다만 이탈리아는 대부분 날씨가 덥다 보니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피노 누아는 북부의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합니다.

국제 청포도 품종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리슬링은 거의 재배하지 않으며 소비뇽 블랑도 소량 재배할 뿐이죠. 하지만 서늘하거나 덥거나 잘 자라는 샤르도네는 많이 재배하며 각지에서 훌륭한 와인이 나옵니다. 중부의 샤르도네 와인은 오크 숙성으로 버터와 토스트 향이 물씬 풍기면서 신선한 과일 풍미가 있는 것이 많습니다.

남부의 샤르도네 와인은 뜨거운 태양의 기운을 흡수한 듯 샛노란 색에 열대 과일 향을 물씬 풍기는 것이 많습니다. 이렇듯 각지의 특성을 흠뻑 담은 이탈리아의 샤르도네 와인은 우리에게 훌륭한 향과 맛을 보여줍니다.

 

 

2. 바바 컴퍼니

이탈리아 피에몬테주에 있는 바바 컴퍼니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4세대에 걸쳐 계속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달콤한 맛과 미세한 거품이 있는 세미 스파클링 스위트 와인인 바바 로제타 비앙카 모스까토 다스티바바 로제타 말바지아 디 까스텔누오보 돈 보스꼬라는 두 와인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특히 바바 로제타 말바지아 디 까스텔누오보 돈 보스꼬는 줄여서 "바바 로제타"라는 이름으로 불티나게 팔렸죠. 수입사가 바뀌면서 가격이 올라가 이젠 예전만큼 인기는 없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과 향을 가졌습니다. 두 와인에 관한 시음기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하지만 바바 컴퍼니의 와인은 달콤한 세미 스파클링 와인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와인은 레드 와인 9종, 화이트 와인 5종, 디저트 와인 6종으로 모두 20종에 이릅니다. 여기에 증류주인 그라빠(Grappa) 2종을 합쳐 모두 22종의 주류를 생산하죠. 이렇게 다양한 와인 중에서 샤르도네로 만든 또우 비앙끄 샤르도네(Thou Bianc Chardonnay)가 있습니다.

피에몬테 지역은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신선하고 강렬한 화이트 와인의 생산지로도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훌륭한 품질의 포도가 자라면서 샤르도네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곳으로 인정받았죠. 이곳의 언덕에 있는 포도밭은 밑바닥에 흰색 석회암층이 깔려 있습니다. 바바 컴퍼니의 또우 비앙끄(Thou Bianc)라는 이름은 이 흰색 석회암을 뜻하는 것이죠.

 

 

바바 컴퍼니는 피에몬테의 랑게(Langhe)와 몽페라토(Monferrato) 두 곳에서 샤르도네를 재배합니다. 해발 350m에 있는 포도밭은 모두 북쪽을 향해 경사졌고, 흙은 다공질(多孔質)의 석회 토양이죠. 이런 흙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은 견고하게 이어지는 미네랄 풍미의 여운을 가지므로 바바 컴퍼니의 또우 비앙끄 샤르도네는 샤르도네 와인의 표준적인 풍미와 함께 자신만의 개성을 가졌습니다.

또우 비앙끄를 양조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은 오크를 전혀 쓰지 않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샤르도네 와인은 토스트와 버터 풍미가 나오도록 하려고 대부분 오크 처리를 하지만, 이 와인은 발효 단계는 물론이고 숙성 과정에서도 오크통을 쓰지 않고 와인과 효모 잔해를 스틸 탱크에 함께 넣어서 6달 동안 숙성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과일의 신선한 풍미가 나오면서 무게감 있는 바디는 만든 것이죠. 오크를 사용하지 않는 샤르도네 와인은 부르고뉴의 샤블리(Chablis) 지역에서 많이 만들며 호주에서도 일부 생산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다소 진한 레몬색, 혹은 일반적인 금빛입니다. 깨끗한 향이 제법 풍부합니다. 감귤류 과일과 사과의 신선하고 상큼한 과일 향과 함께 날 아몬드와 석유의 휘발성 향이 나옵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농도는 조금 진합니다. 하지만 오크의 향과 풍미가 없어서 청량한 느낌이 조금 강합니다. 달지 않고 상큼한 맛이 꽤 강합니다. 알코올 도수는 12.5%로 유럽산 화이트 와인치고는 조금 세며, 입에서 느껴지는 농도와 강도도 진합니다. 라임과 청사과 같은 녹색 과일 풍미에 자몽처럼 상큼하고 쌉쌀한 맛이 납니다. 미네랄 풍미가 진한 것이 마치 샤블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네요. 하지만 일반 샤블리 와인보다 더 억세고 강합니다. 여운은 제법 길며 느낌도 좋습니다.

각 요소의 균형과 조화도 좋지만, 인상적이지 않고 무난한 맛과 향이 납니다.

농어 카르파초와 포르치니 버섯 크림 파스타,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해산물 샐러드, 해산물 요리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북부 이탈리아의 샤르도네 와인에 관심이 있으면 한 번 마셔보세요.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6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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