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트(Sekt)는 독일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 품질이 좋은 제품을 뜻합니다. 와인에 탄산가스(CO2)를 강제로 주입해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젝트가 아니라 샤움바인(Schaumwein)이라고 부릅니다. 최소한 이스트와 당분을 사용해서 탄산가스가 와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만들어야 젝트라고 할 수 있죠. 참고로 독일에서 세미 스파클링 와인은 페를바인(Perlwein)이라고 부릅니다.
1. 젝트의 생산 방식
전통 방식(Méthode Traditionelle)으로 만드는 샴페인(Champagne)이나 까바(Cava)와 달리 젝트는 대부분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이라고 부르는 탱크 발효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거품의 기운이나 맛에서 앞의 두 스파클링 와인보다 떨어집니다. 물론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고급 젝트도 있고 이런 제품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지만, 생산량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합니다.
샹파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샴페인이나 스페인산 포도로 만드는 까바와 달리 젝트의 90%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같은 유럽 각국에서 수입한 와인을 섞어서 만듭니다. 그래서 레이블에 "Sekt"라고만 적혀있으면 유럽 여러 곳에서 수입한 와인으로 만든 것입니다. 만약 독일산 포도만 100% 사용해서 만들었으면 "Deutscher Sekt"라는 표시가 붙죠. 독일의 13개 품질 와인 생산지 중 한 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사용했으면 "Sekt b.A.(bestimmter Anbaugebiete)"라고 부르며 독일의 QbA(Qualitä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크발리테트스바인 베슈팀터 안바우게비테) 와인과 같은 등급입니다.
2. 사용하는 포도
고급 젝트는 보통 리슬링(Riesling)과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들며 레이블에 포도를 재배한 마을과 밭, 빈티지를 표시합니다. 고급 젝트는 대부분 수출보다 독일 국내에서 소비되므로 우리나라에서 구매하기는 어렵습니다. 소규모 생산자가 자기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프리미엄 젝트 b.A는 빈져젝트(Winzersek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포도와 와인을 생산하는 자의 젝트"라는 뜻이죠.
외부에서 사들인 포도나 베이스 와인으로 대량 생산하는 회사의 젝트는 젝트켈러레이엔(Sektkellereien)이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선 이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하우어젝트(Hauersekt)라는 용어를 쓰죠. 큰 회사에서 생산하는 젝트는 외국산 와인을 쓰는 일이 많아서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슈냉 블랑(Chenin Blanc)처럼 독일에서 재배하지 않는 포도가 들어가곤 합니다.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영문 위키피디아 젝트 항목
4. 헨켈 홈페이지
5.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