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꼬뜨 뒤 론의 지리
꼬뜨 뒤 론(Côtes du Rhône)은 론(Rhône) 지역 와인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급으로 보르도 와인과 비교하면 보르도(Bordeaux) AOC에 해당합니다. 레이블에 반드시 "Côtes du Rhône"이라는 글귀가 들어가므로 쉽게 알아볼 수 있죠.
꼬뜨 뒤 론의 공식적인 생산지는 북으로 비엔느(Vienne)에서 남으로 아비뇽(Avignon)까지 200km에 달하며 서쪽으로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 중앙 산지의 기슭부터 동쪽으로 보클뤼즈(Vaucluse) 산맥과 뤼베롱(Luberon) 산맥의 경사지까지 펼쳐져 있습니다. 포도밭 면적은 2008년 기준으로 총 83,839헥타르이며 아르데쉬(Ardèche), 부쉬 뒤 론(Bouches du Rhône), 드롬(Drôme), 가르(Gard), 루아르(Loire), 보클뤼즈(Vaucluse)의 6개 행정구역에 퍼져 있죠.
광활한 포도밭에서 레드, 화이트, 로제 세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매년 평균 생산량이 약 330만 헥토리터나 됩니다. 무려 4억1900만 병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양이죠.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 론 지역에는 5,202개의 포도 재배 농가와 875개의 개인 와이너리, 70개의 협동조합, 20개의 와인 중개상과 대형 와인 회사가 있습니다.
론의 와인 생산지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1) 꼬뜨 뒤 론 쎕텅트리오날(Côtes du Rhône septentrional)
북부 론이라는 뜻으로 비엔느부터 발랑스(Valence)까지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매우 가파른 경사지에 포도를 재배하므로 관리와 수확이 힘들죠. 사람이 직접 포도를 따서 카트에 담아 운반해야 하므로 생산비가 비싸고, 비싼 생산비는 와인 가격에 반영됩니다. 레드 와인은 시라(Syrah) 포도만 사용해야 합니다.
2) 꼬뜨 뒤 론 메리디오날(Côtes du Rhône méridional)
남부 론이라는 뜻으로 몽텔리마(Montelimar)부터 아비뇽까지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지역 안에 171개 마을이 있으며 생산지 대부분은 오랑쥬(Orange) 근처의 강가와 보클뤼즈-뤼베롱 산맥 지대 사이의 동부 꼬뜨 뒤 론 일대에 퍼져 있습니다. 레드 와인은 그르나슈(Grenache)를 주로 사용하지만, 시라나 무흐베드르(Mourvèdre) 같은 포도를 함께 넣어서 그르나슈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합니다.
레드 와인의 색은 진한 진홍색부터 루비와 자주색까지 다양합니다. 보통 풀 바디하고 탄닌은 부드럽지만, 리락(Lirac)과 우측 마을의 와인은 바디가 다소 가볍습니다. 남부 론의 와인은 산돼지 같은 야생 고기와 다른 고기 요리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화이트 와인은 톡 쏘는 듯한 신맛이 나는 드라이 와인부터 맛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와인까지 다양하며 식전주로 많이 마십니다.
2. 꼬뜨 뒤 론 와인의 등급
1) 꼬뜨 뒤 론
꼬뜨 뒤 론 등급의 와인은 프랑스 와인 법의 규정만 따른다면 론 지역 어디에서나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보고 마시는 꼬뜨 뒤 론 와인은 모두 남부 론의 171개 마을에서 나온 것입니다. 북부 론 와인은 모두 크뤼(Crus) 등급 이상의 고급 와인이죠.
2) 꼬뜨 뒤 론 빌라즈(Côtes du Rhône Villages)
꼬뜨 뒤 론 빌라즈는 꼬뜨 뒤 론 보다 품질이 한 단계 위인 와인입니다. 꼬뜨 뒤 론 보다 생산 조건이 조금 더 까다롭죠. 꼬뜨 뒤 론은 1헥타르당 평균 52헥토리터이지만, 꼬뜨 뒤 론 빌라즈는 38헥토리터로 제한되어서 생산량보다 품질 중심입니다. 당연히 요구되는 알코올 도수도 더 높아서 꼬뜨 뒤 론은 알코올 도수가 최소 11% 이상이면 되지만, 꼬뜨 뒤 론 빌라즈는 최소 12% 이상입니다.
포도의 혼합 비율도 그르나슈를 50% 이상, 시라와 무흐베드르를 함께, 또는 단독으로 20% 이상 섞어야 합니다. 혼합할 수 있는 다른 품종은 최대 20%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꼬뜨 뒤 론 빌라즈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현재 아르데쉬, 드롬, 가르, 보클뤼즈에 있는 공인된 95개 마을이며 론 와인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숫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3) 마을 이름이 붙는 꼬뜨 뒤 론 빌라즈(Côtes du Rhône Villages (named village))
꼬뜨 뒤 론 빌라즈 와인을 만드는 마을 중에서 품질이 더 좋은 와인을 만드는 17개 마을은 와인 레이블에 마을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생산 면적은 약 6,500 헥타르이며 헥타르당 수확량은 평균 37헥토리터입니다. 17개 마을의 명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 생산 : 가다뉴(Gadagne), 루던(Laudun), 로에즈(Roaix), 로세구드(Rochegude), 로세 레 비뉴(Rousset-les-Vignes), 사블레(Sablet), 상 제르베(Saint Gervais), 상 모리스(Saint Maurice), 상 팡탈레옹 레 비뉴(Saint-Pantaléon-les-Vignes), 세규레(Séguret), 발레아스(Valréas), 비상(Visan). 이상 12개 마을.
② 레드, 로제 와인 생산 : 쉬스클랑(Chusclan)
③ 레드 : 마시프 두쇼(Massif d'Uchaux), 플랑 드 듀(Plan de Dieu), 퓌메라(Puyméras), 시냐그(Signargues). 이상 4개 마을.
꼬뜨 뒤 론 빌라즈 위의 등급은 우리에게 익숙한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와 바께라스(Vacqueyras), 지공다스(Gigondas) 등의 AOC가 붙는 크뤼 등급 와인입니다.
남부 론은 AOC 규정이 자주 바뀌는 곳입니다. 깨란느(Cairanne)는 원래 마을 이름이 붙는 꼬뜨 뒤 론 빌라즈를 만들다가 2016년 6월 20일에 크뤼 AOC로 승격했죠. 따라서 자료에 따라 세부 숫자가 다를 수 있으므로 자료가 나온 날짜를 살펴봐야 합니다.
3. 와인과 포도
꼬뜨 뒤 론 레드와 로제 와인은 그르나슈 누아(Grenache noir)와 시라, 생쏘(Cinsault), 까리냥(Carignane), 쿠누아즈(Counoise), 무흐베드르(Mourvèdre)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혼합 비율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로제 와인은 청포도를 최대 20%까지 넣을 수 있다.
• 몽텔리마(Montélimar)의 남쪽에서 생산하는 모든 와인, 남부 론의 꼬뜨 뒤 론 와인은 그르나슈를 40% 이상 사용해야 하며 청포도를 5%까지 넣을 수 있다.
• 지역의 모든 레드 와인은 시라와 무흐베드르를 함께, 혹은 단독으로 15% 이상 넣어야 한다.
꼬뜨 뒤 론 화이트 와인은 끌래레뜨(Clairette)와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마르산(Marsanne), 루산(Roussanne), 부르불랑(Bourboulenc), 비오니에(Viognier)를 사용하는데 이 포도들의 함량이 80% 이상이어야 합니다. 우니 블랑(Ugni blanc)과 픽뿔 블랑(Picpoul blanc) 같은 포도도 넣을 수 있습니다. 최저 알코올 도수는 11%입니다.
남부 론은 지중해와 가까워서 기후가 온난하므로 이른 봄에 포도 싹이 서리의 피해를 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매해의 기후는 포도 수확량에 많은 영향을 주며, 여름 가뭄도 포도 수확량에 영향을 주죠. 그러나 일조량은 매년 일정해서 와인 품질을 파악할 때 빈티지는 보르도 와인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와인이 얼마나 숙성했는지 가늠할 때 필요하죠.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방문송 외 6인 공저, 와인미학, 서울 : 와인비전, 2013
4. 영문 위키피디아 꼬뜨 뒤 론 항목
5.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