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이(Tokaji)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와인의 이름입니다. Tokaji라고 적지만 "토카이"라고 발음하죠. 우리나라에선 "토카이" 하면 매우 달콤한 스위트 와인으로 잘 알려졌지만, 그것은 노블 롯(Noble Rot)에 감염된 포도, 즉 "아수(Aszú)"를 넣은 것입니다. 헝가리에서도 일반적인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많이 생산하죠. 헝가리 사람들이 꿀벌이 아닌 다음에야 맨날 단맛 나는 와인만 먹고 살겠습니까?
헝가리의 와인 생산지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뉩니다. 한 곳은 남동부의 대평원 지대이고, 다른 한 곳은 북부의 산악 구릉 지대이죠. 북부의 생산지 중에서 "토카이 회걀야(Tokaji Hegyalja)"가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토카이 와인"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와인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생산됩니다. 하나는 일반적인 750mL 병에 담긴 퀄리티 와인(Quality Wine)이며, 또 하나는 전통적인 500mL 병에 담긴 스페셜 퀄리티 와인(Special Quality Wine)이죠. 이중 스페셜 퀄리티 와인은 드라이하거나 스위트하며, 퀄리티 와인은 미디움 드라이하거나 드라이합니다.
토카이 회갈야에선 4종류의 포도를 주로 재배합니다. 푸르민트(Furmint), 하르스레벨루(Hárslevelű), 사르거무슈코타이(Sárgamuskotály), 코베르스졸로(Kövérszőlő)이죠. 한때는 네 종류의 포도로 만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오디나리움(Ordinárium)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사용한 포도에 따라서 각각 다음과 같이 부릅니다.
① 토카이 푸르민트(Tokaji Furmint)
② 토카이 하르스레벨루(Tokaji Hárslevelű)
③ 토카이 사르거무슈코타이(Tokaji Sárgamuskotály)
④ 토카이 코베르스졸로(Tokaji Kövérszőlő)
푸르민트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청포도로 하르스레벨루와 함께 토카이 앗수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합니다. 현재 재배량은 하르스레벨루의 2배 정도입니다. 푸르민트(Furmint)라는 이름은 "밀"을 뜻하는 프로멘트(Froment)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와인 색깔이 밀의 황금색과 비슷해서 붙은 이름이라는군요.
푸르민트는 노블 롯이 쉽게 발생해서 귀부와인을 만들기 좋습니다. 실제로 유럽에서 최초로 생산한 귀부 와인도 푸르민트로 만든 토카이 와인이죠. 자연적인 높은 산도와 복합적인 풍미가 있는 잠재력 있는 포도로 아주 드라이한 와인부터 굉장히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드라이한 푸르민트 와인은 배와 라임 같은 과일 향과 훈연 향을 갖고 있습니다. 달콤한 푸르민트 디저트 와인은 설탕과 아몬드 분말로 만드는 과자인 마르지팡(Marzipan), 붉은 오렌지, 살구, 보리 설탕 향이 나옵니다. 병에서 숙성되면서 더욱 스모키(Smokey)해지고 담배와 차, 육계피 같은 향신료 향이 나옵니다. 심지어 초콜릿 향이 나오기도 하죠.
현재 푸르민트는 헝가리 전역에서 널리 재배하며 이웃 나라인 오스트리아에서도 모슬러(Mosler)라 부르며 많이 재배합니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도 많이 재배하죠.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영문 위키피디아 토카이 항목
4. 영문 위키피디아 푸르민트 항목
5.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