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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와인 종류

[종류] 아스티 스푸만테(Asti Spum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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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즈음에 국내에서 빠르게 인기가 올라간 와인 중 하나가 모스까토 다스티(Moscato d'Asti)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는 무르익은 노란 과일의 향기를 풍기면서 맛이 달고 알코올 도수는 5% 정도로 아주 낮습니다. 더욱이 미세한 탄산가스가 있어서 마실 때 청량한 느낌을 주죠. 그래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죠. 이런 특성 때문에 2008년 외환위기 이후에 다른 와인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가운데에서도 모스까토 다스티의 매출액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또한, 모스까토 다스티는 꽤 비싼 것부터 1만 원대까지 가격이 무척 다양합니다. 그래서 수입사에선 목표로 하는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 중에서 필요한 제품을 골라서 수입할 수 있죠. 2011년 초반에 인터넷에서 파악한 수입된 모스까토 다스티만 해도 46종이나 되었으니 실제 시장에선 50종이 넘는 제품이 유통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다 보면 "아스티(Asti)", 혹은 "아스티 스푸만테(Asti Spumante)"라는 와인을 볼 수 있습니다. 마셔보면 모스까토 다스티처럼 달콤한 과일 향이 나고 맛도 상당히 달며 탄산가스의 힘이 좀 더 센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죠. 이름도 비슷한 아스티와 모스까토 다스티는 어떤 관계일까요? 이걸 알아보려면 우선 모스까토 다스티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스티는 모스까토 다스티의 연장선에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기 때문이죠.

모스까토 다스티는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 지방에 있는 "아스티(Asti) 지역에서 모스까토(Moscato)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다.

Moscato(품종) + di(~의) + Asti(지역 이름) = Moscato d'Asti(아스티 마을의 모스까토 포도로 만든 와인)

가 되는 거죠. 

아스티의 와인 생산자들은 모스까토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즙을 짠 다음 포도즙을 영하 0℃에 가깝게 온도를 낮춘 탱크에 보관합니다. 이렇게 낮은 온도에선 효모가 활동할 수 없어서 포도즙이 발효하지 않습니다. 당분이 많아서 쉽게 얼지도 않죠. 와인 생산자는 필요할 때 탱크 안의 포도즙을 뽑아서 와인을 만드는데 알코올 도수가 4~5.5% 정도 되면 미세한 필터로 효모를 걸러냅니다. 효모를 걸러내면 와인은 더 발효하지 못하고, 효모가 미처 먹지 못한 당분 때문에 와인은 단맛을 갖게 되죠. 탱크 안의 와인을 바로 병에 담으면 발효할 때 생긴 탄산가스 일부가 와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와인에 남게 됩니다.

완성된 모스까토 다스티는 특유의 달콤한 향과 맛, 약한 탄산가스 때문에 디저트 와인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서 유럽에선 와인이 아니라 알코올이 들어간 과일 음료수로 취급받을 때도 있죠. 

모스까토 다스티의 인기가 높지만, 스파클링 와인으로 인정받기엔 두 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알코올 도수가 너무 낮은 것이고, 또 하나는 탄산이 1.5기압 정도로 너무 약한 것입니다. "그런 게 뭐가 문제냐? 맛있기만 하면 되지."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4~5.5% 정도의 알코올 도수는 유럽에서 인정하는 와인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죠. 

(모스까토 다스티와 아스티 스푸만테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모스까토 비앙코 포도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inedharma.com/en/vine/moscato-bianco-wine-guide-grape-history-and-organoleptic-characteristics))

아스티와 아스티 스푸만테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당당히 스파클링 와인으로 인정받는 와인으로 외국에선 모스까토 다스티보다 더 많이 마십니다. 사실 모스까토 다스티와 아스티는 알코올 도수와 와인의 기압 외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생산 지역도 거의 같고 사용하는 포도도 모스까토 비앙코(Moscato Bianco)로 똑같죠.

아스티 와인의 생산 방법을 보면 앞부분은 모스까토 다스티 제조법과 똑같습니다. 먼저 모스까토 다스티를 만들고, 생산된 모스까토 다스티를 탱크에 부은 다음 설탕과 이스트를 넣어서 2차 발효를 합니다. 2차 발효를 통해서 알코올 도수는 7~9.5% 정도로 올라가고 탄산가스의 압력도 5기압 정도로 올라가죠. 원하는 수치가 되면 다시 필터로 걸러내서 남아있는 효모와 찌꺼기를 제거한 다음 병에 담아 완성합니다. 

이렇게 만든 아스티 와인을 마셔보면 확실히 더 강한 탄산가스와 알코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알코올과 탄산가스가 더 많이 들었지만, 여전히 단맛이 강하므로 외국에선 모스까토 다스티와 마찬가지로 아스티 와인을 디저트 와인이나 파티에서 가볍게 즐기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마십니다.

아스티 스푸만테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건이 1994년에 일어났습니다. 이 해에 EU에선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의 와인 생산자를 통합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의 생산지역을 재조정합니다. 이때 아스티 스푸만테는 지역적인 통제를 하지 않기로 해서 아스티 스푸만테는 공식적인 명칭을 잃게 되죠. 이 조치는 누구나 아스티 스푸만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서 생산량을 늘리고, 결과적으로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의 수출을 독려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산량만 신경 썼기에 아스티 스푸만테의 품질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형편없는 품질을 가진 아스티 스푸만테가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그래서 1994년 이전에 생산한 아스티 스푸만테는 와인 수집가들에게 아주 가치 높은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빈티지가 확실한 아스티 스푸만테는 오픈 마켓에서 병당 15,000유로의 높은 가격에 팔릴 정도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2004년에 아스티 스푸만테를 원래 지역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처를 했지만, 아직도 와인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스티 스푸만테의 품질이 예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만약 집에 1994년 이전의 아스티 스푸만테가 있다면 외국 옥션에 한 번 출품해보세요.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아스티 스푸만떼 항목

2. 와인 21닷컴 간치아 아스티 항목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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