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를 고르라면 구세계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등을 선택할 수 있겠고, 신세계에서는 미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구상에는 더 많은 와인 생산국이 있죠. 그 나라들은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 와인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소 낯선 맛과 향을 가졌을지언정 나름 개성을 갖춘 와인이 나오며 이 와인을 좋아하는 애호층도 거느리고 있죠.
2012년 11월 9일에 열린 제15회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 온 나라의 와인과 와인 양조 역사는 짧아도 품질이 제법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와인을 테이스팅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총 8종의 와인이 나왔고, 각 와인과 생산국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미 로제(Omy Rose) 2008 / 대한민국
국내에서도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지만 스파클링 타입, 그것도 로제 와인은 전례가 없을 겁니다.
2. 토카이 도보고 푸르민트(Tokaii Dobogo Furmint) 2010 / 헝가리
헝가리는 노블 롯(Noble Rot)이 발생한 포도로 만드는 스위트 와인인 토카이 아쑤로 유명하지만 드라이한 스틸 와인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죠.
3. 그레이스 샤르도네(Grace Chardonnay) 2010 / 일본
일본도 와인을 많이 생산합니다. 토착 품종인 고슈(甲州)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은 회와 초밥에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호하죠. 토착 품종 외에 샤르도네나 메를로 같은 국제 품종으로도 와인을 만듭니다.
4. 길티맨 레드(Guilty Men Red) 2010 / 캐나다
캐나다는 리슬링과 비달(Vidal) 포도로 만드는 아이스 와인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레드 와인은 처음 마셔보네요.
5. 세나토 프라이빗 컬렉션(Senator Private Collection) / 루마니아
발칸반도에 있는 루마니아는 3,000년이 넘는 와인 역사를 자랑합니다. 생산량도 전 세계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죠.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에서 품질을 발전시키지 못해 변방의 와인으로 밀려나 버렸지만, 최근 내수 시장에만 머물던 와인 산업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수출량도 점점 늘고 있답니다.
6. 텐덤(Tandem) 2009 / 모로코
북아프리카에 있는 모로코는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와인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포도 재배에 알맞은 자연환경에 주목한 외국인들이 와이너리를 만들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니 잠재력을 주목할 만합니다.
7. 샤토 케프라야(Chateau Kefraya) 2003 / 레바논
레바논하면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내전, 이스라엘의 침공이 주로 떠오르지만 이곳은 지중해 남부의 와인 무역을 석권했던 고대 페니키아인의 본고장이었습니다. 포도 재배에 좋은 기후를 지녀서 샤토 무사르 같은 훌륭한 와인을 생산해왔죠.
8. 도멘 달라마라(Domaine Dalamara) 2008 / 그리스
고대 페니키아인이 지중해 남부의 와인 무역을 석권했다면 그리스인은 지중해 북부의 와인 무역을 휩쓸었습니다. 오랜 역사에도 우리나라에 그리스 와인이 소개되는 일은 드물었지만, 그리스에서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은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약 3시간에 걸쳐 이뤄진 시음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6등. 그레이스 샤도네이 2010 / 평점 85.0점
6등. 길티맨 레드 2010 / 평점 85.0점
6등. 오미 로제 2008 / 평점 85.0점
5등. 세나토 프라이밋 컬렉션 / 평점 86.1점
4등. 토카이 도보고 푸르민트 2010 / 평점 87.0점
3등. 텐덤 2009 / 평점 88.3점
2등. 샤토 케프라야 2003 / 평점 89.0점
1등. 도멘 달라마라 2008 / 평점 89.2점
개인적인 등수는 1등이 텐덤 2009, 2등이 도멘 달라마라 2008, 3등이 오미 로제 2008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