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레바논] 전쟁 속에서 탄생한 강인한 와인 - Chateau Kefraya 2003

까브드맹 2018. 7. 1. 16:00

샤토 케프라야 2003

샤토 케프라야(Chateau Kefraya) 2003은 레바논의 베카 밸리(Bekaa Valley)에서 재배한 시라(Syrah)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무흐베드르(Mourvèdre)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샤토 케프라야

베카 계곡 서쪽에 있는 샤토 케프라야(Chateau Kefraya)의 거대한 포도밭은 수 세대에 걸친 부스트로스(Bustros) 가문의 자산입니다. 1946년에 착공한 포도밭의 성은 수백 년 전에 로마군이 군대의 이동을 관측하려고 사용했던 인공 언덕 위에 세워져 있죠. 설립자인 미셸 드 부스트로스(Michel de Bustros)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케프라야의 포도밭을 장엄한 산허리로 옮기는 대규모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951년에 첫 포도나무를 심었고, 1979년에는 레바논 내전에도 불구하고 포도를 수확해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반응형

 

80년대 초반에 레 꼬또 드 케프라야(Les Coteaux de Kefraya) 1982와 1983 빈티지가 국제 와인대회에서 첫 수상을 하면서 샤토 케프라야는 프랑스로 와인을 수출하기 시작합니다. 1997년에는 미국의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가 꽁테 드 엠므(Comte de M) 1996 빈티지를 "레바논의 놀라운 성취"라고 평가하며 91점을 줬죠. 뛰어난 품질을 가진 샤토 케프라야의 와인은 오늘날 5개 대륙 40개 이상의 국가로 수출됩니다.

2. 와인 양조

샤토 케프라야 레드 와인은 평균 수령 30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세 종류의 포도를 혼합해서 만들며 오크통에서 18~24개월 동안 숙성합니다. 일부 와인은 매년 레바논의 여성 작가가 그린 작품으로 디자인한 예술적인 레이블을 붙이죠. 이 작품들은 샤토의 메인 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아주 진한 루비색으로 후추 같은 향신료와 나무의 매콤하고 풋풋한 향이 먼저 나옵니다. 이어서 서양 자두와 블랙커런트 같은 과일 향과 그을린 나무, 동물성 향이 나옵니다.

탄탄하게 잘 짜인 구조감이 입안을 꽉 잡아주는 느낌을 줍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산미가 좋습니다. 풍부한 탄닌은 떫고 강해서 마치 숯을 갈아 넣은 것 같군요. 나무와 향신료 풍미가 진하며 서양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의 풍미도 조금 나타납니다. 꽤 복합적이지만, 식물성 풍미가 주로 나옵니다. 와인의 기운은 상당히 강하며 여운도 제법 깁니다.

드라이한 맛과 높은 산도, 굉장히 수렴성 강한 탄닌을 가진 와인입니다. 탄닌이 너무 강해서 균형이 조금 무너졌지만, 좀 더 숙성되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레어로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소갈비, 숯에 구운 소고기 등심과 안심, 기타 고기 요리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11월 9일 시음했습니다.

또 다른 레바논 와인인 샤토 무사르 화이트(Château Musar White) 2004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레바논]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도 생산한 불굴의 와인 - Chateau Musar White 2004

샤토 무사르 화이트(Chateau Musar White) 2004는 레바논의 가지르(Ghazir) 지역에 있는 베카 밸리(Bekaa Valley)에서 재배한 오바이드(Obaideh)와 메르와(Merwah)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샤토 무사르

aligalsa.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