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이탈리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가 만든 달콤한 맛과 향 - Gancia Moscato d'Asti DOCG 2011

까브드맹 2012. 9. 11. 06:00

간치아 모스까토 다스티 DOCG 2011

간치아 모스까토 다스티(Gancia Moscato d'Asti) DOCG 2011은 이탈리아 북서부에 있는 피에몬테(Piemonte) 주의 아스티(Asti) 마을에서 재배한 뮈스까 블랑 아 쁘띠 그랭(Muscat Blanc à Petits Grains)으로 만드는 달콤한 세미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1. 간치아(Gancia)

간치아는 1850년에 까를로 간치아(Carlo Gancia)가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지방의 토리노(Torino) 시에서 설립한 와이너리입니다. 간치아는 이탈리아 와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와이너리로 유명합니다. 이탈리아 최초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 와이너리이기 때문이죠.

1865년에 첫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이후 간치아는 전통적인 병입 발효 방식을 사용한 최고급 스파클링 와인부터 이른바 "샤르마(Chamat)" 방식이라고 부르는 탱크 발효 방식을 쓰는 값싼 스파클링 와인까지 다양한 발포성 와인을 생산합니다. 스파클링 와인에 사용하는 포도는 1994년에 아스티(Asti) DOCG의 중심지로 선정된 까넬리(Canelli) 시 근처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 모스까토 비앙코(Moscato Bianco) 등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보다 탄산가스의 힘이 더 강한 아스티(Asti) 와인들 중 상당수가 까넬리시에서 생산되는데, 인근에 있는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의 연간 생산량은 약 1,800만 갤론에 이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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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치아는 스파클링 와인뿐만 아니라 바르베라(Barbera)와 네비올로(Nebbiolo) 같은 피에몬테 지방의 특산 포도와 메를로(Merlot), 시라(Syrah), 샤르도네(Chardonnay) 같은 국제 품종을 사용한 와인도 생산합니다. 또한 뿔리아(Puglia)와 시칠리아(Sicilia), 토스카나(Toscana)에도 포도원을 설립해서 주로 지역의 특산 포도를 사용한 여러 가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간치아에서는 와인뿐만 아니라 와인을 바탕으로 각종 허브와 향신료, 과일을 넣어 만드는 베르무트(Vermouth)의 생산자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쓴쑥(absinth)과 용담(gentian), 대황(rhubarb), 육계피(cinnamon), 샌달우드(sandalwood), 오렌지(oranges)를 넣어서 만드는 간치아 아페리티보 오리지날레(Gancia Aperitivo Originale)는 간치아의 대표적인 생산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2. 와인 양조

모스까토 다스티는 "아스티의 모스까토(Moscato of Asti)" 와인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아스티는 피에몬테의 지역 이름이면서 이곳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지역 이름을 뜻하죠.

모스까토는 보통 뮈스까(Muscat), 혹은 머스캣으로 부르는 포도의 이탈리아 이름입니다. 모스까토는 한 가지 포도 품종만 뜻하지 않고 세계 각지에서 재배하는 비슷한 특성의 포도 품종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며 세부적으로 꽤 다양한 품종이 있습니다.

수확한 포도를 부드럽게 눌러서 포도즙을 짜낸 다음 온도가 조절되는 압력 탱크에서 알코올 도수가 5.5%가 될 때까지 발효합니다. 원하는 알코올 도수에 도달하면 와인 온도를 낮춰서 효모의 활동을 멈추게 한 다음 필터로 걸러내고 병에 담아 판매하죠. 이렇게 만든 모스까토 다스티는 와인에 포도의 잔당이 남아있어서 맛이 달콤하고, 발효 도중 발생한 탄산가스가 와인에 스며들어 부드럽게 녹는 듯한 느낌을 주죠.

 

 

3. 와인의 맛과 향

아주아주 약한 연둣빛이 도는 연한 노란색입니다. 거품 크기는 2~3㎜ 정도로 탄산음료의 거품처럼 벽에 붙어 있다가 몇 방울씩 툭툭 올라옵니다.

간치아 모스까토 다스티 DOCG 2011의 색상과 거품

달짝지근한 향과 함께 분 내음과 비슷한 모스까토 다스티 특유의 이스트 향이 납니다. 잘 익은 사과와 덜 익은 파인애플의 달콤한 향을 풍기는데, 얼핏 달콤한 복숭아 향도 있습니다. 또 단내만 나오는 싸구려 꿀 같은 향도 느껴집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부드럽습니다. 아주 훌륭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와인이라는 걸 느끼기엔 충분하죠. 맛은 달지만, 다른 모스까토 다스티만큼 달콤하진 않습니다. 이런 점이 지나치게 단 걸 싫어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맛이 가득한 포도와 열대 과일 풍미가 나며, 청포도 주스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적당한 탄산가스로 인해 입에서 스르륵 녹는 듯한 부드러움도 느낄 수 있죠.

깔끔하고 맛있지만, 여운은 별로 남지 않습니다. 그래도 느낌은 좋군요.

 

 

향과 밀도, 질감, 맛은 좋지만 여운은 많이 아쉽습니다. 모스까토 다스티를 마시며 여운에서 큰 걸 바랄 순 없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죠.

식후 디저트 용으로 달콤한 과자나 케이크와 함께 마시면 가장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콤한 타르트와 딱딱하게 얼린 소프트 아이스크림, 셔벗, 푸딩, 티라미수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고르곤졸라 같은 블루치즈, 하몽과 멜론, 김밥 등등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죠. 물론 그냥 마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8월 20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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