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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조금 거칠어도 힘은 바르베라 와인에 뒤지지 않는 - Bruno Rocca Trifole Dolcetto d'Alba 2018

까브드맹 2020. 9. 14. 15:43

Bruno Rocca Trifole Dolcetto d'Alba 2018

브루노 로까(Bruno Rocca)의 트리폴레 돌체토 달바(Trifole Dolcetto d'Alba) 2018은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알바(Alba) 지역에서 재배한 돌체토(Dolcetto) 포도로 만든 D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브루노 로까

깃털 펜(Quill)이 그려진 레이블로 유명한 브루노 로까 와이너리는 1834년부터 바르바레스코(Barbaresco)에서 포도를 재배해 왔습니다. 원래 벌크와인을 만들어서 다른 와인 생산자들에게 판매했지만, 1978년에 브루노 로까가 와이너리 운영을 맡으면서 놀라운 성장을 이뤘고, 오늘날엔 바르바레스코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자 중 하나가 되었죠.

레이블에 그려진 깃털 펜 그림은 브루노 로까의 철학을 담은 것입니다. 1981년 브루노가 작가인 지안니 갈로(Gianni Gallo)에게 레이블에 넣을 상징을 부탁했을 때 지안니는 깃털 펜을 제안했고, 브루노가 의미를 묻자 지안니는 이렇게 답변했다고 합니다.

"Light as a feather, as important as the written word(깃털처럼 가볍게, 적힌 말처럼 중요하게)"

이것은 문자로 옮겨진 말처럼 와인에 대한 신뢰를 지킨다는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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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로까가 가진 총 15헥타르의 포도밭 중 남서쪽을 향한 5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네비올로(Nebbiolo)로 만드는 우아하고 강력한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바롤로와 견줄 수 있을 만큼 강건해서 30년 이상 장기 숙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습니다. 2010년 로버트 파커가 바르바레스코 라바야(Barbaresco Rabaja) 2010 빈티지에 97점을 주면서 브루노 로까는 세계 와인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또 하나의 최고급 밭인 쿠라(Curra)를 구매하면서 바르바레스코 최고 생산자로서 위치를 굳건히 했습니다.

바르바레스코에서 가장 많은 싱글 빈야드를 가진 브루노 로까이지만, 매년 생산량은 55,000~60,000병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정성 들여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돌체토 포도는 네비올로, 바르베라(Barbera)와 함께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포도입니다. 피에몬테의 농부들은 가장 좋은 밭에 네비올로를 , 다음으로 좋은 밭에 바르베라를, 입지가 안 좋은 포도밭에 돌체토를 심죠.

돌체토 와인은 일반적으로 드라이하며 약간의 말린 서양자두(prune) 풍미와 함께 블랙 체리와 감초 향을 풍기며, 아몬드가 떠오르는 씁쓸한 뒷맛이 납니다. 대부분의 와인 생산자는 네비올로와 바르베라 와인이 충분히 익기 전에 와이너리 운영 자금을 마련하려고 와인의 침용과 숙성 기간을 가능한 짧게 해서 빨리 시장에 내보내려 합니다. 그래서 돌체토 와인은 탄닌이 적고 바디(body)도 라이트에서 미디엄 정도이지만, 아보나 돌리아니(Abbona Dogliani)처럼 풀 바디로 만든 돌체토 와인도 드물게 있습니다.

트리폴레 돌체토 달바 2018은 바르바레스코의 라바야 포도밭 옆에 있는 트리폴레(Trifolè) 포도밭에서 자라는 평균 수령 40~50년의 돌체토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품종의 과일 특성을 살리려고 온도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7~10일 동안 알코올 발효한 후 숙성했습니다. 최적의 보관 기간은 빈티지에서 4~5년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Bruno Rocca Trifole Dolcetto d'Alba 2018의 색

조금 진한 퍼플색입니다. 블랙 체리 향 속에 스파이시한 향신료 향이 섞여 있고, 흑연 향도 나옵니다. 살짝 흙과 동물 냄새도 풍깁니다.

제법 진하면서 탄닌의 느낌이 드러납니다. 구조는 충실하지만 약간 거칩니다. 드라이하며 탄닌과 나무 풍미의 뻑뻑한 느낌이 이어집니다. 텁텁한 산미가 조금 아쉽군요. 검은 체리맛이 가득하고 나무와 향신료, 타임(thyme) 풍미도 강합니다. 탄닌 기운도 강하고요. 조금 거칠지만 힘은 바르베라 와인에 뒤지지 않는군요. 여운의 길이는 조금 아쉽습니다. 탄닌과 검은 과일의 풍미가 이어지고 아몬드 껍질 느낌이 남는군요.

다소 뻑뻑하지만 충실한 탄닌과 13%의 질 좋은 알코올이 훌륭합니다. 산미가 조금 아쉽지만, 균형을 깨트릴 정도는 아닙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치즈와 고기, 버섯을 올린 다양한 피자와 파스타, 닭고기와 돼지고기 구이, 살라미, 엔초비를 넣은 밀가루 음식, 카프레제(Caprese), 각종 스튜, 너무 맵지 않은 치킨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7일 시음했습니다.

브루노 로까의 다른 와인들의 시음기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이탈리아] "깃털처럼 가볍게, 적힌 말처럼 중요하게" - Bruno Rocca Barbaresco DOCG 2013

브루노 로까(Bruno Rocca)의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DOCG 2013은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주의 랑게(Langhe) 지방에 있는 바르바레스코 지역에서 재배한 네비올로(Nebbiolo)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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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바르바레스코 최고의 와인 생산자가 만드는 훌륭한 맛과 향 - Bruno Rocca Fralu Langhe Nebbio

브루노 로까(Bruno Rocca)의 프랄루 랑게 네비올로(Fralu Langhe Nebbiolo) 2017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랑게(Langhe) DOC에서 재배한 네비올로(Nebbiolo)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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