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독일] 팔츠(Pfalz)

까브드맹 2018. 7. 17. 08:00

독일 와인 생산지 지도
(독일 와인 생산지. ① 아르(Ahr) ② 바덴(Baden) ③ 프랑켄(Franken) ④ 헤시쉐 베르크슈트라쎄(Hessische Bergstraße) ⑤ 미터라인(Mittelrhein) ⑥ 모젤(Mosel) ⑦ 나헤(Nahe) ⑧ 팔츠(Pfalz) ⑨ 라인가우(Rheingau) ⑩ 라인헤센(Rheinhessen) ⑪ 자알레 운스트루트(Saale-Unstrut) ⑫ 삭소니(Saxony) ⑬ 뷔르템베르크(Württemberg).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German _wine_regions.jpg)

1. 팔츠 개요

독일 남서부의 팔츠(Pfalz) 지역은 북으로 라인 헤센, 남과 서로 프랑스 국경과 붙어있는 독일 최대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프랑스 알자스(Alsace) 지역과 매우 가까워서 팔츠에 있는 하르트 산맥(Haardt Mountains)은 프랑스 알자스에 있는 보쥬 산맥(Vosges Mountains)의 연장선에 있을 정도죠. 국경으로 나뉘어서 다른 이름으로 부를 뿐이지 실제론 같은 산맥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팔츠의 기후는 알자스와 매우 비슷해서 독일에서 가장 햇볕이 풍부하고 건조한 곳입니다. 이렇게 날씨가 따뜻하므로 팔츠에선 포도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며 포도송이도 잘 여뭅니다. 이 포도로 만드는 팔츠 와인도 무르익고 관능적인 풍미가 있죠. 

2. 팔츠 와인의 역사

팔츠의 야생 포도들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자랐겠지만, 이곳에 포도 재배법과 와인 양조법을 퍼뜨린 사람들은 역시 로마인이었습니다. 1세기경에 로마인은 오늘날의 와켄하임(Wachenheim)과 웅스테인(Ungstein) 일대에 포도밭을 개간하고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오랫동안 팔츠는 풍미가 단순하고 값싼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1980년대의 토지개혁을 통해서 팔츠 와인의 품질을 현대 기준에 맞도록 끌어올렸죠. 게다가 많은 소규모 와인 생산자들이 와인 품질을 높이려고 노력했죠. 이렇게 되어서 20세기 말에 이르러 점점 뛰어난 와인들이 등장했고, 팔츠 와인은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증받았습니다. 오늘날 팔츠는 고급 와인 생산지로 새롭게 변신하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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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팔츠의 지리와 기후

팔츠에는 "독일 와인 가도(Deutschen Weinstraße)"가 있습니다. 총 길이 85km이며 그림 같은 마을과 풍요로운 포도밭을 양옆에 두고 굽이굽이 이어져 있죠. 북쪽의 토양은 점토와 이탄토(泥炭土)가 섞인 곳이 많아서 뮐러-투르가우(Muller-Thurgau)와 케르너(Kerner), 실바너(Silvaner)가 잘 자라며 이 포도들로 향이 많고 부드러운 와인을 만듭니다. 남쪽은 석회암과 점토, 황토가 섞인 곳이 많으며 신선하고 강렬한 와인을 생산하죠.

독일은 기후가 쌀쌀한 곳이 많아서 포도를 재배하기에 썩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쪽에 있는 팔츠는 겨울엔 온화하고 여름엔 무더워서 포도 재배에 적합하죠. 그래서 타펠바인(Tafelwein) 같은 값싼 와인부터 트로켄베렌아우슬레제(Trockenbeerenauslese) 같은 최고급 스위트 와인까지 모든 범위의 독일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 생산량도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습니다. 도른펠더(Dornfelder)와 블라우어 포르투기저(Blauer Portugieser)로 만드는 레드 와인은 독일 레드 와인 생산량의 25%를 차지할 정도이죠. 

4. 팔츠의 포도와 와인

팔츠에서 재배하는 주요 포도로는 화이트 와인용으로 독일의 대표 품종인 리슬링과 바이쓰 부르군더(Weißer Burgunder, 피노 블랑), 그라우어 부르군더(Grauer Burgunder, 피노 그리)가 있습니다. 모두 고급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죠. 레드 와인용으로는 독일에서 널리 재배하는 슈페트부르군더(Spatburgunder, 피노 누아)와 도른펠더(Dornfelder)가 있습니다. 또한, 생 로랑(St. Laurent)이라는 보기 드문 포도를 재배하는데 다른 어떤 품종보다 고급스러운 레드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 실바너(Silvaner)와 블라우어 포르투기저(Blauer Portugieser)가 가볍게 마시는 와인을 만들기 좋은 포도로 인기 높습니다.

 

 

2008년 현재 팔츠에서 재배하는 주요 포도의 종류와 재배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슬링(Riesling) : 5,458 ha (23.2%)

② 도른펠더(Dornfelder) 3,175 ha (13.5%)

③ 뮬러-투르가우(Müller-Thurgau) : 2,310 ha (9.8%)

④ 블라우어 포르투기저(Blauer Portugieser) : 2,176 ha (9.3%)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 1,585 ha (6.8%)

⑥ 케르너(Kerner) : 1,134 ha (4.8%)

그라우어 부르군더(Grauer Burgunder) : 1,054 ha (4.5%)

⑧ 바이쓰 부르군더(Weißer Burgunder) : 862 ha (3.7%)

⑨ 실바너(Silvaner) : 844 ha (3.6%)

⑩ 리건트(Regent) : 636 ha (2.7%)

 

 

샤르도네(Chardonnay) : 469 ha (2.0%)

⑫ 쇼이레베(Scheurebe) : 416 ha (1.8%)

⑬ 로터 트라미너(Roter Traminer) : 347 ha (1.5%)

⑭ 생 로랑(Saint Laurent) : 302 ha (1.3%)

⑮ 모리오-무스캇(Morio-Muskat) : 267 ha (1.1%)

⑯ 오르테가(Ortega) : 216 ha (0.9%)

메를로(Merlot) : 216 ha (0.9%)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 193 ha (0.8%)

⑲ 훅슬리베(Huxelrebe) : 189 ha (0.8%)

⑳ 둔켈펠더(Dunkelfelder) : 182 ha (0.8%)

㉑ 슈바르츠리슬링(Schwarzriesling) : 161 ha (0.7%)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 150 ha (0.6%)

㉓ 바쿠스(Bacchus) : 147 ha (0.6%)

㉔ 아콜론(Acolon) : 116 ha (0.5%)

 

 

법적으로 재배가 허용된 포도는 청포도 품종 45개와 적포도 품종 22개를 합쳐 모두 67개나 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포도로 만드는 와인 중에서 화이트 와인은 61% 정도이고 레드 와인은 39% 정도입니다. 

오랫동안 팔츠를 대표하는 포도는 뮐러-투르가우와 케르너, 모리오 무스캇이었습니다. 리슬링이야 미터하르트(Mittelhaardt) 일대에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니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엽으로 넘어오면서 리슬링은 경작지를 점점 넓혔고 슈패트부르군더와 포르투기저(Portugieser), 도른펠더 같은 적포도 재배지도 늘어났습니다.

비록 달콤한 맛이 나는 포르투기저 와인이 약간 남아있지만, 팔츠 와인은 전통적으로 드라이(Trocken)하고 풀 바디합니다. 레드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종종 13%나 되어서 독일 와인치고는 꽤 높죠. 레드 와인은 젖산발효로 날카로운 맛을 순화했고 오크 숙성도 합니다. 1990년부터는 리슬링으로 만든 젝트(Sekt)의 생산량도 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팔츠 항목

2. 벨트악스 홈페이지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