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92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고고학자들이 유물을 통해 밝혀낸 와인의 기원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진보하면서 역사학도 발전했습니다. 가장 큰 발전을 이룬 분야 중 하나가 고고학이죠. 고고학자들은 전 세계 곳곳의 땅을 파헤치면서 인류의 자취를 찾았습니다. 발굴 결과 중에는 와인의 기원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출토된 유물을 통해서 와인을 처음 만들어서 마신 곳이 코카서스와 중동 사이의 조지아(Georgia)라고 봅니다. 학자들은 조지아에서 와인을 양조할 때 사용했던 단지를 발굴했고, 그 안에 남은 유기물의 연대를 측정해서 와인의 역사가 기원전 6천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걸 밝혀냈습니다. 기원전 6천 년이라면 후기 신석기시대나 초기 청동기 시대쯤 됩니다. 아마 인류는 농경을 하고 정착 생활을 하면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고대 조지아인은 어떻게 와인을 만..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와인 탄생에 관한 이야기들

인간은 언제부터 와인을 마셨을까요? 아직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와인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고, 그때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죠. 와인을 즐겨 마셨던 고대인들, 주로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인들은 인류가 언제부터 와인을 마셨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와인이 언제 탄생했는지 알 수 없었죠. 고대인은 와인을 신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준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신화에 와인을 만든 신이 언급되곤 하죠.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os), 로마 신화의 박쿠스(Bacchus), 수메르 신화의 게슈틴안나(Geshtinanna),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Osiris) 등이 와인을 만들었다고 숭배받는 대표적인 주신(酒神)입니다...

[보드카] 추위를 쫓아주는 동토의 생명수 - 보드카의 역사와 제조법

(이미지 출처 : http://www.glamourmagazine.co.uk/love-sex-relationships/health-fitness/2010/12/christmas-calorie-counter#!image-number=11)1. 보드카의 특성보드카(Vodka)는 보리나 호밀 같은 곡물과 감자나 고구마처럼 전분을 함유한 식물 뿌리를 발효해서 만든 술을 연속 증류한 후에 숯으로 잡맛과 향을 걸러내서 만드는 무색, 무미, 무취의 술입니다. 물론 무미라고는 하지만, 알코올 때문에 쓴맛과 희미한 단맛이 나오긴 하죠.제조 후에 거친 맛을 부드럽게 하려고 오크통 속에서 몇 년간 숙성하는 위스키나 브랜디와 달리 보드카는 숙성하지 않으므로 투명한 색을 띱니다. 또 연속증류 방식으로 순도 높은 알코올이 나오도..

스피리츠 2012.07.31

[역사] 샴페인의 아버지라 부르는 돔 페리뇽(Dom Perignon)에 관한 거짓과 진실

"빨리 와봐요. 나는 별을 마시고 있어요." 이 문장은 돔 페리뇽이 탄산가스 힘을 견디지 못해 터진 병에 남은 샴페인을 마셨을 때 외친 말이라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조금 오래된 와인 책자의 샴페인에 관한 설명 항목을 보면 이 이야기가 종종 나오곤 하죠. 그러나 이 문장은 19세기 후반에 인쇄된 광고 전단에서 처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R. Phillips A Short History of Wine pg 138 Harper Collins 2000 ISBN 0066212820 돔 페리뇽이 샴페인을 만들었다? 돔 페리뇽은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샹파뉴에서 만드는 일반 와인의 품질과 명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스파클링 와인을 발명한 것도 아니고 샴페인을 처음으로 만든 것도 아닙니..

[역사] 10개의 문단으로 구분해본 와인의 역사

1. 약 8,000년 전부터 조지아에서 와인 양조 시작 와인은 맥주와 함께 가장 오래된 술로 알려졌으며 탄생에 관한 두 가지 전설이 있습니다. 1) 원숭이 전설 포도가 땅에 떨어져 자연 발효되어 와인이 되었고, 원숭이가 땅에 고인 와인을 먹고 취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는 이야기. 와인 레이블에 원숭이가 종종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전설 때문입니다. 2) 페르시아 왕녀 설 포도를 너무너무 좋아한 페르시아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잘 익은 포도를 저장실에 보관해 두고 일 년 내내 포도를 먹었죠. 그러나 많이 쌓아놓다 보니 위쪽의 포도 무게로 밑에 깔린 포도알이 터졌고 터진 포도에서 흘러나온 즙은 껍질에 붙은 효모에 의해 발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했고 포도 창..

[진] 쥬니퍼 베리의 깨끗한 향기와 맛 - 진(Gin)의 역사에 대하여

● 향긋한 새로운 술의 탄생 노간주나무의 열매인 주니퍼 베리(Juniper Berry)는 예로부터 의학적 효능을 가진 약재로 인식되었습니다. 11세기에 이탈리아의 수도사들은 주니퍼 베리로 풍미를 더한 조잡한 증류주를 만들었는데, 페스트가 유행했을 때 이 증류주를 치료제로 쓰기도 했죠. 비록 효능은 없었지만요. 중세부터 르네상스까지 증류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식물을 향수와 향료, 약재로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주니퍼 베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1650년에 네덜란드 홀랜드(Holland)주의 라이덴(Leyden, Leiden)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프란시스커스 드 보(Franciscus de la Boe, 1614~1672) 교수는 새로운 약을 발명합니다. 교수이면서 의사이기도 해서 "닥터 실비우스(D..

스피리츠 2011.03.11

[위스키]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호박색 생명수 - 위스키의 어원과 역사

위스키는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술입니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로 나뉘는데 이중에 스코틀랜드 지역이 스카치 위스키를 생산하는 지역이며, 오늘날 세계 시장에서 매매하는 위스키의 60%가 스카치 위스키이죠. 위스키의 어원은 고대 게일(Gaeilge, Gaelic)어의 "Uisge-Beatha(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 게일어로는 Uisce-Beathadh)"라는 단어에서 나왔다고 하며 뜻은 "생명의 물"입니다. 이 단어가 변해서 "위스게바하(Usquebaugh)"가 되고, 위스게바하는 이후 "어스퀴보(Usquebaugh)" , "우슈코(Uisqe)"를 거쳐서 "위스퀴보(Wiskybae)"가 됩니다. 그 뒤에 어미가 생략되면서 "위스키(Wisky)"가 되었죠. 아일랜드 전설에 따르면 위스키..

스피리츠 2010.11.01

[문화] 신화, 전설, 문학 속의 와인 이야기 2 - 포도로 술을 만드는 여인 시두리(Siduri)

(이미지 출처 : https://48kxke1sh1v71u2d9b1f8chq-wpengine.netdna-ssl.com/wp-content/uploads/2016/02/SiduriColor-new-no-background.png)바닷가에서는 포도로 술을 만드는 시두리(Siduri)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신이 준 황금 술통을 안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몸을 베일로 감싸고 있었다. 앉은 자리에서 그녀는 길가메시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그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에 빗장을 걸고는 못을 박았다. 그러나 못 박는 소리를 듣고 길가메시는 달려와 대문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술 만드는 젊은 여인아, 무슨 이유로 문에다 못을 박는가? 무엇을 보았길래 대문에 빗장을 거는가? 나는 대문을 부..

[문화] 신화, 전설, 문학 속의 와인 이야기 1 - 길가메시 서사시의 홍수 설화

(길가메시가 우트나피시팀을 만나는 장면을 묘사한 길가메시 서사시의 11번째 점토판)"나는 일꾼들을 위해 매일 소를 잡고 양을 잡았다.목수들에게는 실컷 마실 수 있도록 독주, 붉은 술과 기름, 흰 술을 내주었다."우트나피시팀(Utnapishtim)은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문학작품이라고 인정받는 길가메시 서사시의 홍수 설화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이름의 뜻은 "생명을 본 사람"이죠.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홍수 설화에 따르면 인간들이 점점 번성해서 세상에 가득하여지자 "마치 거대한 들소처럼" 소란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거룩한 신들은 편히 쉬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우두머리인 엔릴을 중심으로 인류를 심판하기로 합니다. 이때 인간을 창조한 신 중의 한 명이며 잔잔한 파도와 지혜의 신인 에아(Ea, 수메르..

[맥주] 맥주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1. 맥주인가 와인인가? 인류는 보리를 재배하면서부터 맥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보리 재배는 BC 7,000년에 에티오피아 고지대와 남동 아시아에서 시작되어 BC 5,000년에 이집트로 퍼졌고 BC 3,500년에는 메소포타미아로, BC 3,000년에는 유럽 북서부로, BC 2,000년에 중국까지 전파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류가 보리를 재배하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에야 맥주를 만들어 마셨는지는 모르지만, BC 3,000년경에 수메르인이 맥주를 만드는 방법을 알았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당시의 맥주는 현대의 맥주와 매우 달랐답니다. 보리가 주원료이지만 각종 과실과 향료를 넣어서 매우 걸쭉하고 영양분이 많은 음료였다는군요. 일반 가정집에서도 맥주를 만들었겠지만, 당시에 전문적으로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

맥주 2010.08.14

[증류주] 인류가 창조한 술, 증류주의 탄생

효모의 발효 작용으로 만드는 발효주가 자연에 있는 화학 현상을 인류가 활용해서 만든 술이라면, 증류주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인류의 기술로 만들어낸 술입니다. 발효된 술에 열을 가해 끓는 점이 물보다 낮은 알코올을 추출해서 만드는 증류주는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해서 액체 상태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증류법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나올 수가 없는 술이죠. 1. 증류법의 탄생 증류법은 의외로 오래전에 발명되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원전 2000년경에 이미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바빌로니아인이 원시적인 증류 장치를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바빌로니아에서 최초로 탄생했다고 보이는 증류기술은 이윽고 주변 지역으로 천천히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쪽으로는 기원전 5세기경에 최소한 인도지역까지 전파된 ..

스피리츠 2010.07.24

[역사] 와인따라 전설따라 - Est! Est! Est!

....저녁놀로 붉게 물들어가는 거리 사이로 한 사내가 종종걸음을 치고 있었다. 이곳은 로마 북쪽의 몬테피아스코네(Montefiascone). 대로 근처의 여관에서 이제 막 오크통을 따서 와인을 옮겨 담고 있었는지, 신선한 과일의 향기가 거리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 향기를 맡은 사내는 홀린 듯이 여관으로 들어갔다. 사내가 자리에 앉자 여관 주인은 와인이 담긴 병을 가져왔고, 사내는 와인을 잔에 따라 향을 맡은 후 목구멍으로 넘겼다. 순간, 사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품에서 펜을 꺼내 여관의 벽에 빠르게 글씨를 써나갔다. 'Est! Est! Est!' 며칠 뒤 독일에서 한 주교가 로마로 가기 위해 이 마을에 들르게 되었다. 어서 오시라는 여관들을 뒤로하고 주교는 오로지 여관의 벽만을 살펴보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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