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고고학자들이 유물을 통해 밝혀낸 와인의 기원

까브드맹 2014. 4. 9. 06:00

고대 조지아인들이 식품을 저장하던 크베브리(Kwevri)라는 항아리들
(고대 조지아인들이 식품을 저장하던 크베브리(Kwevri)라는 항아리들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Gori_reis_08_(10).jpg)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진보하면서 역사학도 발전했습니다. 가장 큰 발전을 이룬 분야 중 하나가 고고학이죠. 고고학자들은 전 세계 곳곳의 땅을 파헤치면서 인류의 자취를 찾았습니다. 발굴 결과 중에는 와인의 기원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출토된 유물을 통해서 와인을 처음 만들어서 마신 곳이 코카서스와 중동 사이의 조지아(Georgia)라고 봅니다. 학자들은 조지아에서 와인을 양조할 때 사용했던 단지를 발굴했고, 그 안에 남은 유기물의 연대를 측정해서 와인의 역사가 기원전 6천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걸 밝혀냈습니다. 기원전 6천 년이라면 후기 신석기시대나 초기 청동기 시대쯤 됩니다. 아마 인류는 농경을 하고 정착 생활을 하면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고대 조지아인은 어떻게 와인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학자들은 그들의 식품 저장법에서 와인 양조의 기원을 찾습니다. 고대 조지아인은 가을에 수확한 포도를 먹고 남은 것은 땅에 묻은 항아리에 저장했습니다. 땅에 묻은 항아리의 내부 온도는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낮게 유지되죠. 그래서 마치 천연 냉장고처럼 식품을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김장 김치를 땅에 묻은 장독에 보관했는데 그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런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며 일부 항아리에서 아래쪽의 포도들이 무게에 눌려 터지고, 흘러나온 즙이 껍질의 효모와 접촉하면서 발효 작용이 일어나 와인이 되었을 겁니다. 이걸 발견하고 마셔본 조지아인이 와인의 맛에 반해서 본격적으로 와인을 양조했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입니다. 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조지아에서는 오늘날에도 옛날과 똑같은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곳이 많습니다. 

크베브리를 이용한 와인 양조법
(이렇게 땅속에 항아리를 묻어놓고 발효해서 와인을 만듭니다. 스페인에도 땅속에 묻은 띠나하(Tinajas)라는 항아리에서 와인을 숙성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vin-satori.com/en/blog-natural-wine/wine-the-basics/qvevri/)

조지아에서 발명(?)된 와인 양조법은 양조용 포도와 함께 주변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기원전 5천 년 경에는 이란 지방으로, 기원전 4,100년 경에는 아르메니아 지방으로 전파되었죠. 이란에선 자그로스 산맥의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와인 양조에 사용했던 항아리가 발견되었고, 아르메니아에서는 기원전 4,100년 경 사용되었던 와인 압착 시설이 발굴되었습니다.  중동 일대에 전해진 와인과 와인 양조법은 이집트까지 전파되었고, 고대 지중해 세계의 무역왕인 페니키아인은 지중해 전역으로 와인과 와인 양조법을 퍼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와인은 인류의 기록 속에 자취를 남기게 되죠.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