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역사

[역사] 히스토리 오브 와인 - 와인 탄생에 관한 이야기들

까브드맹 2014. 4. 2. 06:00

2007년에 발굴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유적인 아레니-1
(2007년에 발굴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유적인 아레니-1(Areni-1). 아르메니아에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Areni-1_winery) 출처: https://aligalsa.tistory.com/997 [Cave de Maeng & Bar10The의 술 이야기:티스토리]

인간은 언제부터 와인을 마셨을까요? 아직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와인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고, 그때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죠. 와인을 즐겨 마셨던 고대인들, 주로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인들은 인류가 언제부터 와인을 마셨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와인이 언제 탄생했는지 알 수 없었죠.

고대인은 와인을 신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준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신화에 와인을 만든 신이 언급되곤 하죠.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os), 로마 신화의 박쿠스(Bacchus), 수메르 신화의 게슈틴안나(Geshtinanna),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Osiris) 등이 와인을 만들었다고 숭배받는 대표적인 주신(酒神)입니다. 와인과 인간이 얽힌 이야기는 고대 신화와 문학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길가메시 서사시의 홍수 설화,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키클롭스인 폴리페무스(Polyphemus)를 속인 일화, 성경에서 노아가 와인에 취해 곯아떨어진 이야기 등은 와인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신화 외에도 와인의 탄생과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는 원숭이 전설과 고대 페르시아의 왕비 전설이죠. 와인 탄생에 관한 원숭이 설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먼 옛날 포도나무 아래 움푹 파인 땅에 무르익은 포도가 떨어졌습니다. 떨어진 포도가 자연 발효하면서 와인이 만들어졌죠. 향긋한 냄새를 맡은 원숭이가 그걸 마셨고, 원숭이가 비틀대는 모습을 본 인간도 호기심에 와인을 마셔봤더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 후 인간은 포도를 따다가 구덩이에 넣어서 와인을 만들었고, 나중엔 항아리에 넣어서 만들었다는 거죠. 원숭이가 나무 구멍에 보관해 둔 포도가 발효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와인을 인간들이 발견하고 마시면서 와인 맛을 알게 되고, 이내 와인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다는 조금 변형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전설 때문에 많은 와인 레이블에 원숭이가 그려진 거죠.

반응형

고대 페르시아의 왕비 설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대 페르시아(이야기에 따라 바빌로니아나 다른 나라로 바뀌기도 합니다)에 아주아주 포도를 좋아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잘 익은 포도를 지하 저장고에 보관해 두고 일 년 내내 포도를 갖다 먹었죠. 그런데 포도를 너무 많이 저장해 놓다 보니 쌓아 놓은 포도 무게에 아래쪽 포도의 껍질이 터져 포도즙이 흘러내렸고, 포도즙은 껍질에 붙은 효모의 활동으로 자연 발효되었죠.

포도즙이 발효할 때 생긴 이산화탄소가 지하 저장고에 가득 차자 저장고에 들어간 일꾼 몇 명이 산소 부족으로 일시적으로 기절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 포도 저장고에 사는 악마가 저주를 내린 것이라는 둥, 독기를 퍼뜨린 것이라는 둥 떠들어 댔죠. 

이때 왕의 노여움을 산 왕비, 다른 이야기로는 아주 슬픈 일을 겪은 왕비가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죽으려고 포도 저장고에 들어갔고, 저장고 바닥에 고인 이상한 액체가 극약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왕비는 그 액체를 마셨는데, 이상하게 죽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져서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왕비는 기분이 좋아지는 이 신비한 액체를 왕에게 권했고, 이를 마신 왕도 역시 기분이 좋아졌죠. 왕은 포도즙에서 나온 이 음료에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여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도록 명했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러한 전설들을 말하면서 와인은 아마 그렇게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그런 걸까요? 와인은 이와 같은 사건을 통해서 처음 만들어진 걸까요? 시간이 흐르고 과학이 발달하고 고고학이 발달하면서 학자들은 와인이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그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