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서늘하면서 탄탄한 탄닌과 우아한 향, 마치 가을의 석양 같은 와인 - Travaglini Gattinara DOCG 2014

까브드맹 2020. 11. 1. 09:00

Travaglini Gattinara DOCG 2014

트라발리니(Travaglini) 와이너리의 가티나라(Gattinara) 2014는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가티나라 DOCG에서 재배한 스빤나(Spanna = Nebbiolo)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네비올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곳이라면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이 두 지역의 와인이 대표적인 네비올로 와인이고 맛과 향도 뛰어나기 때문이죠.

그러나 네비올로로 와인을 만드는 곳이 위의 두 지역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지역과 가까운 로에로(Roero) DOCG와 더 넓은 범위의 생산지인 랑게(Langhe) DOC와 알바(Alba) DOC, 피에몬테 북부의 겜메(Ghemme)DOCG와 가티나라 DOCG에서도 훌륭한 네비올로 와인이 나오죠.

가티나라 DOCG 지역은 피에몬테 북부에 있습니다. 가티나라에서는 네비올로를 스빤나라고도 부르며, 가티나라 DOCG 와인은 스빤나를 적어도 90% 사용해야 하죠. 나머지 10%는 우바 라라(Uva Rara)와 베스폴리나(Vespolina)라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을 넣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

 

2. 와인 생산자

1920년대에 클레멘트 트라발리니(Clemente Travaglini)가 세운 트라발리니 와이너리는 아들인 아르투로(Arturo)와 손녀인 친지아(Cinzia)의 대에 이르러 꽃을 피웠습니다. 친지아는 남편인 마시모(Massimo)와 사위인 지안카를로(Giancarlo)와 함께 트라발리니 와이너리를 가티나라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한 생산하는 네비올로 와인의 가장 존경받는 생산회사로 만들었죠.

트라발리니의 가티나라 DOCG 2014는 해발 320~420m의 고지대에 자라는 네비올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10월 초순에 수확한 포도를 으깬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고 15일간 알코올 발효하면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냈죠. 그 후 다양한 크기의 슬로베니아(Slovenia) 오크통에서 2~3년간 숙성하고 병에 담아서 3개월 동안 안정시켰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에 가넷 빛이 도는 아름다운 루비색입니다. 짓이긴 장미와 허브, 산딸기 향이 나오고, 바이올렛과 붉은 체리 향이 이어집니다. 그윽하고 우아한 마른나무와 흙, 가죽 냄새도 있습니다.

창백하면서 패기 있는 탄닌이 인상적인 미디엄 바디의 와인입니다. 잘 짜인 구조는 아주 탄탄하네요. 붉은 과일의 산미가 풍부하지만 공격적이진 않습니다. 꽃과 붉은 베리 종류의 과일, 우아한 나무 풍미가 조화를 이루로 흙과 가죽 향이 복합적인 느낌을 줍니다. 얇게 느껴지는 알코올은 와인에 세련된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긴 여운에선 나무와 붉은 과일, 장미 느낌이 남습니다.

음성적이지만 탄탄한 탄닌과 풍부하고 우아한 산미, 13.5%의 세련된 알코올이 훌륭하게 균형을 이루고, 여기에 과일과 꽃과 나무 향이 잘 어우러진 와인으로 마치 가을의 석양빛 같습니다.

 

 

셀러에 잘 보관하면 8~10년 가량 숙성할 수 있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요리, 닭고기와 돼지고기 요리, 미트 스튜, 각종 파스타, 수육, 전통 순대, 치즈 등입니다.

2014 빈티지는 와인 인슈지에스트에서 89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10월 1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