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스피네타(La Spinetta)의 카 디 피안 바르베라 다스티(Ca' Di Pian Barbera d'Asti) 2013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아스티(Asti) 지역에서 재배한 바르베라(Barbera) 포도로 만든 DOCG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바르베라 와인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하면 바롤로(Barolo)나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와인을 떠올리면서 다른 와인은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적어도 랑게 네비올로(Langhe Nebbiolo)는 마셔줘야지!" 하는 분들도 있죠.
그러나 피에몬테에 네비올로 포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르베라나 돌체토(Dolcetto) 포도도 각자의 위치에서 훌륭한 맛과 향을 보여주는 와인의 재료가 되며, 가격을 생각하면 어설픈 네비올로 와인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많죠.
피에몬테와 토스카나(Toscana)의 포도원에서 이탈리아 와인 평가 연감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의 최고 점수인 뜨레 비키에리(잔 3개)를 받은 와인을 30개 이상 만들어 온 라 스피네타의 카 디 피안 바르베라 다스티 역시 그런 증거 중 하나입니다.
2. 와인 양조
아스티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바르베라 포도로 만드는 카 디 피안은 라 스피네타의 대표적인 바르베라 와인입니다. 맛과 향은 라 스피네타 비온조 수페리오레 바르베라 다스티(Bionzo Barbera d'Asti Superiore) DOCG와 갈리나 바르베라 달바(Gallina Barbera d'Alba) DOC가 더 낫지만, 두 와인은 매년 10,000~12,000병가량만 생산할 뿐이죠. 그러나 카 디 피안은 매년 생산량이 80,000병이나 됩니다. 그래서 앞의 두 와인보다 맛과 향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가성비는 더 나은 바르베라 와인이랄 수 있습니다.
카 디 피안 바르베라 다스티는 6~7일 동안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며 알코올 발효한 후에 오크통으로 옮겨서 젖산 발효했습니다. 발효 후에는 새 오크통과 중고 오크통을 적절히 섞어서 12개월 동안 오크 숙성했죠. 병에 담기 전에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12개월 숙성했고, 병에 담은 후에도 12개월 숙성했습니다. 그래서 탄닌의 숙성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제법 진한 루비색으로 테두리에는 가넷 빛이 살짝 돕니다. 검붉은 체리와 서양 자두 향이 풍성한 가운데 그윽한 흙 향이 섞여서 나옵니다. 우아한 나무와 고소한 견과류, 시원한 박하, 고소한 볶은 콩의 향이 차례로 조금씩 올라옵니다.
부드럽고 진하며 우아한 탄닌 덕분에 구조는 잘 짜였고, 느낌도 제법 큽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섬세하면서 감칠맛 도는 훌륭한 산미가 풍성하군요. 서양 자두와 검붉은 체리 같은 과일, 그윽한 흙, 그을려서 우아한 느낌이 나는 나무의 세 가지 풍미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알맞은 알코올 기운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습니다. 여운은 길며 서양 자두와 박하, 그을린 나무 풍미가 이어집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탄닌과 감칠맛 나는 풍성한 산미, 14%나 되지만 알맞게 느껴지는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검붉은 과일 향을 바탕에 깔고 계속 올라오는 나무와 초콜릿, 박하, 흙, 동물 등등의 다양한 풍미가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아주 우아한 귀부인 같은 이미지를 주는 와인이군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등 모든 종류의 육류, 고기 스튜, 살라미 같은 이탈리아 햄과 빵, 토마토소스와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한 파스타, 이탈리아식 피자, 리조토, 숙성와 가벼운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