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와인이 나오는 이탈리아는 스파클링 와인도 곳곳에서 생산합니다.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은 생산지마다 특유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많고 제조 방법도 전통 방식인 메토도 끌라시코(Metodo Classico)부터 전통 방식의 장점은 살리고 손이 많이 가는 이스트 잔해 제거는 기계로 처리하는 트랜스퍼(Transfer), 대량으로 싸게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탱크 방식 등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죠. 다양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에 관해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스푸만떼(Spumante)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을 부르는 용어로 세미 스파클링은 제외합니다. 그러므로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은 일단 스푸만떼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각 지역의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은 나름의 이름으로 불러주는 게 좋죠.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 와인업계에선 1908년까지 스푸만떼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까를로 간치아(Carlo Gancia)는 1865년에 전통 방식으로 이탈리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지만, 첫 제품이 나온 후 40여년 동안 스푸만떼 대신에 "모스까토 샴페인(Moscato Champagne)"이라는 이름으로 와인을 판매했습니다.
2. 프리잔떼(Frizzante)
이탈리아산 세미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탄산가스의 압력이 약해서 스푸만떼의 강한 탄산가스를 싫어하는 분도 편하게 마실 수 있죠. 수입된 것은 대개 맛이 달콤합니다.
3. 모스까토 다스티(Moscato d'Asti)
국내에서 인기 많은 모스까토 다스티는 피에몬떼(Piemonte)주의 아스티(Asti) 지역에서 모스까토(Moscato) 포도로 만드는 세미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가을에 모스까토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즙을 짠 다음 압력 탱크에서 발효합니다. 알코올이 약 4~6% 정도 생기면 포도즙을 차갑게 한 후 멤브레인(Membrane) 필터로 효모를 제거해서 발효 작용이 더 일어나지 않게 합니다. 그 후 병에 담죠. 이렇게 만든 것이 모스까토 다스티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는 발효하지 못한 당분이 많이 남아있어서 맛이 달고, 모스까토 포도의 향과 함께 복숭아와 열대과일 향이 납니다.
4. 아스티(Asti)
피에몬떼 아스티 지역에서 샤르마 방식으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를 기초 와인으로 사용하므로 단맛이 있죠. 알코올 도수는 약 8% 정도로 낮습니다. 고급 아스티는 여운이 길고 뚜렷하며 복숭아와 귤의 풍미가 있습니다. 제조 과정은 먼저 모스까토 다스티를 만든 다음 압력 탱크에 붓고 당분과 선별한 효모를 넣어서 2차 발효를 합니다. 원하는 알코올 도수까지 발효하면 와인을 차갑게 해서 효모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멤브레인 필터로 효모를 걸러냅니다. 그다음 병에 담아서 완성하죠. 아스티는 생산한 후에 가능한 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5. 프란치아꼬르따(Franciacorta)
롬바르디아(Lombardia)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생산지 중에서 가장 면적이 큽니다. 샤르도네(Chardonnay)와 피노 비앙코(Pinot Bianco) 포도를 주로 사용하며 프란치아꼬르따 DOCG 등급은 피노 네로(Pinot Nero)를 15%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빈티지 와인과 넌 빈티지 와인이 있으며 효모의 잔해인 리(Lee)와 함께 각각 30개월과 18개월간 숙성합니다. 프란치아꼬르따의 압력은 보통 6기압이지만, 샤르도네와 피노 비앙코(Pinot bianco)를 써서 만드는 프란치아꼬르따 사텐(Franciacorta Satèn)은 부드러운 맛을 위해 4.5기압 정도의 압력이 발생하도록 만듭니다.
6. 람부르스코(Lambrusco)
람부르스코는 이탈리아 중부의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지방의 네 지역에서 재배하는 포도의 이름이면서 이 포도로 만드는 와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와인으로 만들지만, 주로 프리잔떼로 생산하며 드물게 샤르마 방식을 사용해서 스푸만떼로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드라이한 것부터 단 것까지 다양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 알려진 람부르스코는 대부분 단맛이 납니다. 국내에 살 수 있는 것도 대부분 단맛이 있는 프리잔떼입니다.
7. 프로세코(Prosecco)
베네토(Veneto) 지역의 발도비아데네(Valdobbiadene) 마을 주변의 구릉지대에서 재배한 글레라(Glera) 포도를 사용해서 샤르마(Charmat)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스푸만떼로도 만들고 프리잔떼로도 만들죠. 일반적으로 드라이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으로 만들 때도 있습니다.
8. 트렌토(Trento) DOC
트렌토 DOC는 이탈리아 북동쪽에 있는 트렌티노(Trentino)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화이트와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지역 명칭입니다. 트렌토 DOC는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므니에(Pinot Meunie) 포도로 만듭니다. 넌 빈티지 와인은 리와 함께 15개월 이상 숙성해야 하며 빈티지 와인은 최소 24개월, 리제르바 와인은 최소 36개월간 숙성해야 합니다. 최소 알코올 도수는 11.5%로 리제르바는 12%여야 합니다. 트렌토 DOC 스파클링 와인은 특유의 밀짚 색을 띱니다.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 영문 위키피디아 스파클링 와인 이태리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