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스포터란?
피스포터는 독일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모젤(Mosel) 지역의 북쪽 강변에 있는 피스포트(Pisport) 마을과 마을 주변에서 생산하는 와인입니다. 리슬링(Riesling)과 뮬러-투르가우(Muller-Thurgau), 에블링(Elbling) 등의 포도로 달지 않은 드라이한 맛과 단맛이 살짝 도는 오프-드라이(Off-Dry)한 맛을 가진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하죠.
종종 QbA(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등급으로 분류되는 피스포터 와인은 지역명칭법의 규정에 따라 생산하며, 공식 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시음한 후에 시장으로 내보냅니다. 때때로 알코올 도수를 올리려고 발효 전에 설탕을 첨가할 수 있는 찹탈리제이션(chaptalization, 보당)을 허용하며 값싼 수출용 피스포터 와인은 찹탈리제이션 사용이 더 흔합니다. 이런 와인은 리슬링 같은 고급 품종 대신에 뮬러-투르가우나 에블링처럼 평범한 품종을 사용하곤 하죠. 더 값싼 와인은 종종 레이블에 "피스포터 미켈스버그(Piesporter Michelsberg)"라는 표시가 붙습니다. 이것은 피스포트 지역의 1등급 밭을 제외한 평범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2. 피스포터 와인의 역사
"시장에서 판매하는 피스포터 와인은 싸구려 포도로 만든다."는 오명이 있지만, 피스포더 와인과 피스포트 마을은 옛날부터 뛰어난 와인을 생산해왔습니다.
서기 371년에 로마 시인인 아우소니우스(Ausonius)는 피스포트를 따라 흐르는 강을 둘러싼 험한 언덕 지대를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원형극장"으로 묘사했습니다. 현대의 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디아트레트글라져(Diatretglaser)라고 부르는 잔을 몇 개 발견했죠.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디아트레트글라져는 로마 시대에 부와 고귀한 지위의 상징으로 손님에게 제공한 술잔이라고 합니다.
1985년에는 피스포트의 골드트룁피헨(Goldtropfchen) 포도밭의 언저리에서 서기 4세기쯤에 사용한 로마 시대의 포도 압착소가 발굴되었습니다. 이 시설은 7개의 분지 안에 펼쳐진 60헥타르 규모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압착기로 눌러서 포도즙을 짠 것으로 보이며 알프스 북쪽에서 발굴된 관련 유적 중에선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피스포트의 와인 전통은 실로 유구하며 수준도 대단했다고 보입니다.
3. 피스포트의 포도밭
고생대 데본기에 형성된 피스포트의 청색 점판암 토양은 표면이 부드럽고 가볍지만, 돌처럼 단단하고 투수성(透水性)을 갖췄으며 태양열을 흡수하는 특수한 성질이 있습니다. 남쪽을 향한 모젤강 인근의 험한 경사지대는 수면 위에서 반사된 햇빛의 영향을 받는데, 점판암 토양이 가진 태양열을 흡수하는 특성은 리슬링 포도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진짜" 피스포터 와인이 보여주는 멋진 복합성과 풍부한 아로마, 상쾌하고 이국적인 여운이 생기도록 해주죠.
피스포트의 포도밭 면적은 총 413헥타르로 모젤 지역 중에선 가장 큽니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피스포터의 골드트룁피헨 포도밭은 독일의 모젤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아인젤라게(Einzellage), 즉 단일 포도밭입니다. 포도밭은 점판암으로 이뤄진 경사지대로 기가 막히도록 멋진 원형극장 구조여서 햇볕에 이상적으로 노출된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리슬링 포도는 돌 내음 풍기는 미네랄 풍미와 균형 잡힌 산미를 갖춰가면서 햇볕에 달궈지고 익어가죠. 피스포트라는 이름이 마을 주변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슈퍼마켓용 싸구려 와인의 레이블에도 붙으므로 약간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골드트룁피헨이란 이름이 있으면 품질을 의심할 필요가 없죠. 피스포트 마을의 또 다른 아인젤라게로는 돔헤르(Domherr)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피스포터 항목
2.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