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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스위트 와인 - 달콤한 와인을 만드는 여섯 가지 방법

까브드맹 2018. 8. 17. 08:40

스위트 와인의 색상
(이미지 출처 : https://www.thegrandwinetour.com/wp-content/uploads/2017/12/Sweet-wine-by-Henry-Fournier-unsplash-1370x770.jpg)

와인 중에는 단맛이 아주 강한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 식사 후에 디저트로 마시는 와인인데, 아래의 네 가지 방법 중에서 생산지의 사정에 맞는 것으로 만들죠.  

첫째, 늦은 수확(Late Harvest)

와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포도가 익어도 수확하지 않고 계속 놔둡니다. 이렇게 놔두면 포도가 마르면서 당분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데 스위트 와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당분이 많아지면 따서 와인을 만듭니다. 이런 늦은 수확 와인을 만들 수 있으려면 나무에 달린 포도가 썩지 않도록 가을에서 겨울까지 햇볕이 계속 내리쬐어야 하고 대기가 건조해야 합니다. 만일 비가 오면 곤란해지죠.

이 방법으로 만드는 와인으로는 독일의 슈페트레제(Spatlese), 아우스레제(Auslese), 베어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와인이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주로 만드는 "레이트 하비스트(Late Harvest)" 와인도 여기에 속합니다.

둘째, 귀부 곰팡이(Botrytis Cinerea) 활용 

포도 껍질에 붙어서 번식하는 귀부(貴腐) 곰팡이를 활용해서 만드는 방법입니다. 귀부 곰팡이는 포도 껍질에서 자라면서 포도 껍질에 작은 상처를 냅니다. 포도의 수분은 상처를 통해 빠져나가고, 수분이 줄어들면서 포도의 당분은 점차 진해지죠. 이렇게 당분이 많아진 쪼글쪼글한 포도로 만드는 와인이 노블 롯(Noble Rot), 즉 귀부 와인입니다.

귀부 와인을 만들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새벽에는 곰팡이가 잘 피어나도록 습기가 많아야 하며, 낮에는 포도알의 상처를 통해 수분이 증발하도록 고온 건조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유럽에서 몇 군데 안 되므로 아무 데서나 귀부 와인을 생산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귀부 와인은 생산량이 매우 적고 일반 와인보다 가격도 비쌉니다.

포도에 막 생기기 시작한 귀부곰팡이균
(포도에 막 생기기 시작한 귀부곰팡이균.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Botrytis_riesling.jpg)

귀부 와인을 처음 만든 곳은 헝가리이며 귀부 와인인 토카이 아수(Tokaji Aszú)는 헝가리 와인의 가장 대표적인 와인이죠. 헝가리에서 탄생한 귀부 와인 제조법은 전 유럽으로 퍼져서 유럽 각지에 스위트 와인 명산지를 만들었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귀부 와인 생산지로는 보르도의 쏘테른(Sauternes)과 바르삭(Barsac), 루아르강 일대의 꼬또 뒤 레이용(Côteaux du Layon), 북동쪽의 알자스(Alsace)를 들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부르겐란트(Burgenland)지방의 노이지들러제(Neusiedlersee) 일대가 유명하죠. 이곳은 얕은 호수에서 올라오는 습기로 인해 매년 귀부 와인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독일의 고급 와인 중에 베어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와인은 노블 롯이 일어난 포도를 일부 사용하며, 트로켄베어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와인은 노블 롯이 일어난 포도를 100% 사용해서 만듭니다.

셋째, 아파씨멘토(Appassimento)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둔 선반 위에 밀짚을 깔고 그 위에 포도알을 놓아둔 채 자연 건조합니다. 이러면 포도가 말라서 건포도처럼 쪼글쪼글해지며 당분이 농축됩니다. 이걸로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거죠. 이 방법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스위트 와인으로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빈 산토(Vin Santo),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의 레치오토(Recioto)를 들 수 있습니다. 

넷째, 포도 얼리기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겨울까지 놔둡니다. 나무에서 말라가며 당분이 농축되던 포도는 영하 7도의 혹한이 닥치면 그대로 얼어버리죠. 이걸 따서 녹기 전에 프레스로 누르면 가뜩이나 줄어든 수분은 얼음 상태로 거의 빠져나오지 못하므로 당분이 농축된 과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농축 과즙을 사용해서 만드는 스위트 와인을 아이스바인(Eiswein) 또는 아이스와인(Ice Wine)이라고 합니다.

독일과 캐나다는 전통적인 아이스 와인 강국입니다. 두 나라는 겨울의 강추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얼은 포도로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조건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고 행여나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아예 만들 수조차 없죠. 그래서 가격이 꽤 비쌉니다. 그러나 호주산 아이스 와인은 포도알을 냉동실에서 얼려서 만듭니다. 그래서 손쉽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죠. 하지만 독일이나 캐나다의 아이스와인보다 맛과 향이 떨어집니다.

주로 사용하는 네 가지 방법 외에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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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당분 첨가

당분을 넣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발효하지 않은 포도즙을 넣는 "쉬스레제브레(Sussreserve)"라는 방법으로 독일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쉬스레제브레는 아무런 포도즙이나 넣지 않고 와인과 포도즙의 포도 품종과 생산지가 같아야 합니다. 보통 포도를 수확한 다음 쉬스레제브레용으로 포도즙을 따로 빼놓고 발효가 끝난 와인에 첨가합니다.

또 하나는 뻬드로 히메네즈 쉐리(Pedro Ximenez Sherry)처럼 단맛이 강한 강화 와인을 첨가해서 와인의 맛을 달게 하는 방법입니다. 크림 셰리(Cream Sherry)와 수출하는 올로로쏘(Oloroso) 중에서 일부를 이렇게 만듭니다.

마지막 방법은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 마지막 도자주(Dosage) 과정에서 설탕이나 사탕수수즙을 넣는 것입니다. 스파클링 와인의 당도를 결정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첨가하는 당분의 양에 달려 있습니다.

여섯째, 발효 중단

당분이 많은 포도즙을 발효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와인은 자연스럽게 단맛이 나게 됩니다. 전통적인 방법은 발효 도중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와인에 부어서 효모를 죽이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만드는 것이 강화 와인인 포트(Port) 입니다. 남부 프랑스에서 많이 생산하는 뱅 두 나뚜렐(Vin doux Naturel)도 이런 방식으로 만듭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개발된 또 하나의 방법은 멤브레인처럼 미세한 필터로 효모를 걸러내는 것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Moscato d'Asti)가 이렇게 만드는 대표적인 와인이죠. 알코올 도수가 4~6%가 되면 발효 탱크의 온도를 낮춰서 발효 작용을 멈추게 하고 멤브레인 필터로 효모를 걸러낸 다음 병에 담아 만드는 겁니다. 병에 든 와인에는 미처 발효하지 못한 당분이 남아서 자연스럽게 단맛이 납니다.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