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마리아쥬

[마리아쥬] 생선회와 어울리는 와인

까브드맹 2018. 7. 21. 08:00

다양한 생선회

1. 생선회와 어울리는 술

여름철에 생각하는 음식 중 하나가 생선회, 개불, 멍게처럼 생으로 먹거나 새우구이와 소라찜처럼 익힌 해물 요리입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까딱 잘못하면 음식이 상해서 식중독에 걸릴 수 있지만, 그래도 차갑고 쫄깃쫄깃한 해물의 유혹은 참기 어렵죠. 해물 요리는 다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신선한 생선 살을 얇게 저민 생선회가 최고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선 생선회를 먹을 때 차가운 소주를 즐겨 마십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생선회와 소주는 사실 궁합이 맞지 않다고 봅니다. 둘을 함께 먹었을 때 소주 맛이 더 좋아지거나 생선회의 식감이 더 쫄깃쫄깃하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다만 소주의 강한 맛이 회를 먹으면 입에 남는 여러 가지 잡맛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생선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일본의 사케라고 생각합니다. 생선회와 사케를 함께 먹으면 둘 다 맛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죠. 사케가 생선회와 궁합이 좋은 이유는 일본은 불교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소와 돼지 같은 동물 고기를 먹지 않는 대신 생선회를 즐겨 먹어서 생선회 문화가 매우 발달했고, 여기에 맞춰서 술도 자연스럽게 생선회와 어울리는 쪽으로 발전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와 소주가 갈비 같은 고기 요리와 잘 맞고 막걸리가 파전과 잘 어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독일산 소시지와 맥주가 잘 맞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맥주와 소시지

2. 생선회와 어울리는 와인

와인도 그렇습니다. 와인과 제일 잘 맞는 요리는 역시 양식이죠. 그래서 피자와 함께 마실 와인을 고를 때 도우가 얇고 토핑이 간단한 이탈리아식 피자면 이탈리아 와인을, 도우가 두껍고 토핑이 풍성한 미국식 피자면 미국 와인을 고르면 대부분 잘 맞습니다. 레드 와인에 제일 잘 맞는 고기 요리는 역시 스테이크이고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리는 해물 요리는 서양식으로 오븐에 굽거나 찐 생선요리이죠.

다만 와인은 굉장히 다양한 포도를 사용해서 만들고 포도 맛도 조금씩 다르므로 맛의 범위가 굉장히 넓은 술입니다. 그래서 같은 화이트 와인이라도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확실히 맛이 다르고, 보르도 블랑(Bordeaux Blanc)과 이탈리아 소아베(Soave)는 질감과 풍미가 전혀 다르죠. 다양한 와인 중에는 생선회와 잘 어울리는 와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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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와인이 생선회와 잘 어울릴까요? 우선 생선회의 특성을 살펴보죠. 생선회는 풍미가 약하고 섬세한 음식입니다. 소고기나 양고기처럼 풍미가 강하지 않죠. 살이 흰가 붉은가에 따라 맛도 조금 다릅니다. 흰 살 생선은 붉은 살 생선보다 풍미가 약하고 더 깔끔한 맛이 납니다. 붉은 살 생선은 풍미가 더 강하며 진하고 고소한 맛이 나죠. 활어회라도 비린내가 살짝 있으며, 처음엔 탱탱해도 상온에선 빠르게 살이 풀려버리죠. 함께 마실 와인을 고를 때 생선회의 이런 특성을 고려하며 선택해야 합니다.

1) 풍미가 약한 음식이다.

와인의 풍미가 너무 강하면 곤란하겠죠? 그래서 오크 숙성한 화이트 와인은 일단 제외하는 게 좋습니다.

2) 비린내가 난다.

비린내를 느낄 수 없도록 적당한 맛과 향이 있어야 할 겁니다. 보통 생선회에서 비린내를 제거하려고 레몬을 많이 사용합니다. 레몬의 산 성분이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기 때문이죠. 와인도 레몬처럼 상큼하고 신맛이 많은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3)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

흰 살 생선은 지방이 많고, 붉은 살 생선은 철분이 많습니다. 지방은 탄닌과 잘 어울릴 것 같지만, 탄닌과 잘 어울리는 것은 지방이 아니라 단백질입니다. 만약 흰 살 생선회와 레드 와인을 함께 마신다면 탄닌이 회와 엉켜서 굉장히 불쾌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흰 살 생선회는 화이트 와인과 마셔야 합니다.

 붉은 살 생선의 철분은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물론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시라(Syrah)처럼 탄닌이 많고 무거운 레드 와인은 곤란하죠. 피노 누아(Pinot Noir)처럼 탄닌이 부드러운 레드 와인이라면 참치같이 미티(meaty)한 풍미가 있는 붉은 살 생선과 잘 어울립니다.

 

 

이 정도만 살펴봐도 생선회와 잘 어울릴 와인이 어떤 종류인지 답이 나옵니다.

• 흰 살 생선 : 오크 숙성하지 않고 무게가 가벼우며 산도가 강한 화이트 와인

• 붉은 살 생선 : 탄닌이 적고 산도가 강한 레드 와인. 흰 살 생선과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도 괜찮습니다.

대략 이 정도가 되죠. 

소비뇽 블랑과 리슬링 화이트 와인

여기에 맞는 화이트 와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소비뇽 블랑 와인과 리슬링(Riesling) 와인이 있습니다. 

생선회와 어울리는 유럽의 화이트 와인

소아베와 트레비아노(Trebbiano), 뮈스까데(Muscadet) 와인도 좋죠. 

슈냉 블랑 화이트 와인

프랑스 루아르 밸리(Loire Valley)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많이 생산하는 슈냉 블랑(Chenin Blanc) 와인도 회와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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