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유리, 또는 얇은 금속처럼 느껴지는 빈틈없이 깨끗한 맛 - Vinedos Folatre Pigmento Reserve Sauvignon Blanc 2011

까브드맹 2012. 9. 19. 06:00

비네도스 폴라트레 피그멘토 리저브 소비뇽 블랑 2011

※ 이 포스트는 지난 9월 13일에 삼이홀딩스주식회사의 초대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칠레 와이너리 시음상담회에 참석한 후 작성하는 것입니다.

1. 비네도스 폴라트레(Vinedos Folatre)의 와인 포트폴리오

칠레 와이너리들은 여러 종의 포도로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 곳이 많습니다. 레드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로 만드는 와인을 기본으로 생산하며 까르메네르(Carmenere)와 시라(Syrah) 와인도 포트 폴리오에 추가되고 있죠. 하지만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은 아직 널리 생산하지 않습니다.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을 기본으로 생산하며 리슬링(Riesling)과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tztraminer), 비오니에(Viognier) 와인 등을 만드는 와이너리도 있습니다. 이처럼 칠레 와이너리들의 와인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다양한 포도로 만드는 여러 종류의 와인으로 구성됩니다. 와인 등급은 포도 품질과 오크 사용량 등에 따라 버라이어탈(Varietal) - 리저브(Reserve) - 그란 리저브(Gran Reserve) 순으로 올라가죠. 이 등급은 와인법에 규정된 건 아니고 자체적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포도를 섞어서 한 두 가지 와인만 만드는 와인 생산자도 있으나 그 수는 비교적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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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네도스 폴라트레는 칠레 와이너리치고 재배하는 포도 품종이 비교적 적습니다. 적포도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르메네르, 메를로를 재배하며, 청포도로 샤도네이와 소비뇽 블랑을 재배하죠. 이 포도들로 아래와 같은 와인을 생산합니다.

① 레알 와인(Real Wine) :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소비뇽 블랑

② 레알 와인 버라이어탈(Real Wine Varietal) : 까베르네 소비뇽과 소비뇽 블랑이 있으며, 레알 와인과 어느 쪽이 더 낮은 급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③ 피그멘토(Pigmento) : 까베르네 소비뇽

 

 

④ 피그멘토 버라이어탈(Pigmento Varietal) : 까베르네 소비뇽

⑤ 피그멘토 리저브(Pigmento Reserve) : 까베르네 소비뇽과 소비뇽 블랑

⑥ 폴라트레(Folatre) :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르메네르

이 포트 폴리오는 폴라트레 와인의 기술 노트를 보고 정리한 것으로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과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제가 시음회에 참석했을 때 봤던 와인들은 기술 노트에 나온 것이 많더군요. 아마 포트 폴리오 구성을 바꾸는 중인가 봅니다.

비네도스 폴라트레 피그멘토 리저브 소비뇽 블랑(Vinedos Folatre Pigmento Reserve Sauvignon Blanc) 2011은 쿠리코 밸리(Curico Valley)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소비뇽 블랑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3월 첫째 주에 포도가 잘 익었을 때 손으로 정성 들여 수확한 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했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한 후 병에 담았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연둣빛이 살짝 도는 연한 노란색입니다. 레몬과 풋사과, 덜 익은 복숭아 같은 과일 향도 있지만, 풋풋하고 싱그러운 식물 향이 주로 나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미네랄 향도 약간 있습니다.

깨끗하고 깔끔합니다. 맑고 청량한 느낌을 주면서 나무랄 데 없이 상쾌하고 뉴트럴(neutral)합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깨끗하고 가벼워서 산미가 마치 탄탄한 유리, 또는 얇은 금속 같군요. 상큼한 시트러스와 사과 풍미에 은은한 식물성 풍미가 어울려 싱그럽고 깨끗한 맛을 선사해 줍니다. 풍부하고 복합적인 와인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깨끗하며 빈틈없는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과 함께 마시면 물론 좋지만, 그냥 마셔도 멋진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여운은 다소 짧아도 마무리가 깔끔해서 아주 좋습니다.

깨끗하고 신선한 산미와 드라이한 맛이 어울려 멋진 균형을 이루며,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의 특성이 제대로 나옵니다. 각종 샐러드, 흰살생선회, 생굴, 동태전, 새우찜 같은 해물요리, 닭고기 냉채와 무침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9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