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오만한 개구리가 갖다준 남부 프랑스의 달콤하고 진한 과일향 - Arrogant Frog Tutti Frutti Rouge 2009

까브드맹 2012. 1. 2. 06:00
애로컨트 프로그 투티 푸르티 루즈 2009

IGP Pays d'Oc 등급 와인인 애로컨트 프로그 투티 푸르티 루즈(Arrogant Frog Tutti Frutti Rouge) 2009는 랑그독에서 탄생했습니다. 지중해의 기운을 받고 자란 포도에서 느낄 수 있는 특성과 와인의 우수성을 강하게 드러내죠. 와인을 만들려고 사용한 포도는 남부 프랑스(Sud de France)의 페제나스(Pézenas)에서 자라는 수령 5~38년 사이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것으로 모두 합리적 농업 시스템으로 키운 것입니다.

1. 애로건트 프로그(Arrogant Frog)

"신대륙의 모습을 가진 구대륙 와인"이란 생각으로 와인을 만드는 애로건트 프로그(Arrogant Frog) 와이너리는 지중해와 가까운 남부 프랑스 랑그독 지방의 에롤 밸리(Herault Valley)에 있습니다. 에롤 밸리는 유명한 극작가 몰리에르(Moliere)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준 페제나스(Pezenas) 지역의 작은 마을과 가까우며 미디(Midi) 운하 같은 아름다운 사적지와 멀지 않습니다.

애로건트 프로그 와이너리를 설립한 가문은 랑그독의 애롤 카운티(Herault county)에 있는 생-퐁스-드-무시앙(Saint-Pons-de-Mauchiens)에서 1892년부터 포도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그 후 몽펠리에(Montpellier)와 페제나스 쪽으로 포도원을 확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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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건트 프로그 와이너리는 레드 와인용으로 시라(Syrah)와 그르나슈(Grenache),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까리냥(Carignan), 생쏘(Cinsault)를 재배하며, 화이트 와인용으로 비오니에(Viognier)와 마르산(Marsanne),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를 재배하죠. 포도밭은 에롤 계곡의 자갈과 점토가 섞인 석회석 언덕과 타우(Thau) 호수가 굽어볼 수 있으며 석회석을 함유한 오래된 언덕 위에 펼쳐져 있습니다.

애로건트 프로그 와인은 생산지의 떼루아(Terroir)가 가진 특성이 잘 드러나면서 신세계 와인의 개성도 함께 가졌습니다. 포도밭의 개성을 보존하면서 생태계를 존중하려고 애로건트 프로그 와이너리에서는 환경과 식품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서 유기농업 보다 덜 엄격한 "합리적 농업(Agriculture Raisonnee)"을 포도밭 관리 시스템으로 사용합니다.

현재 험블 와인메이커(Humble Winemaker)가 애로건트 프로그 와인을 만들며, 이곳은 2008년 12월에 영국 가디언(Guardian)지가 올해의 와이너리로 뽑은 곳입니다.

 

 

2. 와인 양조

와인에 들어간 포도는 6종으로 메를로 25%, 그르나슈 28%, 시라 24%, 까베르네 소비뇽 8%, 무흐베드르(Mourvèdre) 8%,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7%의 비율로 사용했습니다. 수확은 무더운 날씨에 포도가 산화하는 걸 막으려고 한밤중에 기계를 써서 신속하게 합니다.

수확한 포도는 줄기를 떼어낸 다음 품종별로 알코올 발효합니다. 먼저 10℃에서 3일간 껍질의 탄닌과 색소를 뽑아낸 다음 22~24℃에서 6일간 발효하죠. 낮은 온도에서 짧게 침용하는 것은 탄닌의 양을 되도록 줄이고, 과일 풍미와 색깔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것입니다. 발효가 끝난 와인은 에폭시를 바른 시멘트 탱크에서 4개월 동안 숙성합니다. 와인의 맛과 향을 최대한 느끼려면 17℃ 정도로 살짝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6종의 포도를 혼합해서 그런지 색이 매우 진합니다. 테두리는 루비와 퍼플의 중간색으로 퍼플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달콤하고 진한 과일 향이 굉장히 풍부합니다. 체리부터 자두,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말린 자두까지 이어지는 검붉은 과일의 향이 아주 강하군요. 나무 향도 있지만, 과일 향만큼 다양하진 않습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향이 상당히 풍부하고 다양합니다.

 

 

부드러우면서 탄닌의 떫은 기운도 제법 강합니다. 탄닌을 부드러운 살이 감싸고 있다 벗겨지면서 탄닌의 기운을 맛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여러 품종을 혼합한 와인에서 종종 느끼는 묵직한 무게감이 상당하며 느낌도 좋습니다. 풀 바디 와인은 아니지만, 중간 이상의 무게입니다.

드라이하며 산미는 적당합니다. 알코올 도수는 13.5%로 레드 와인으로는 별로 높지 않지만, 기운은 상당합니다. 마치 스페인의 모나스트렐 와인만큼 강하군요. 물론 풍미는 조금 다릅니다. 여러 품종이 섞여서 그런지 맛이 상당히 복잡합니다. 혼합 비율이 안 좋으면 조잡한 맛이 날 텐데 꽤 괜찮은 맛이 나네요. 그래도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냥 마시기보다 음식, 특히 육류 요리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향에선 과일 느낌이 강하지만, 맛에선 씁쓸한 나무 느낌이 더 강합니다. 그래도 검은 과일의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꽤 진하고 복잡하며 부드럽지만 강한 맛과 감칠맛이 나는 와인입니다. 강한 기운에 어울리게 여운도 길게 이어집니다. 다만 느낌은 길이만큼 좋지 않습니다.

균형은 좋습니다.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네요. 하지만 지역과 가격이라는 한계 때문에 더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프랑스 남부의 진한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만족하실 겁니다.

파스타와 바비큐, 닭과 오리고기, 연질 치즈, 과일 디저트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12월 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