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나무 그늘 아래서 노을을 바라보며 마실 때 선택하고 싶은 와인 - Marcato Soave i Prandi DOC 2009

까브드맹 2011. 8. 20. 06:00

마르까또 아이 프란디 소아베 2009

마르까또(Marcato) 와이너리에서 만든 소아베 아이 프란디(Soave I Prandi) 와인은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소아베(Soave) DOC에서 재배한 가르가네가(Garganega) 70%에 트레비아노 디 소아베(Trebbiano di Soave)와 샤르도네(Chardonnay)를 30% 넣어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수천 년의 와인 역사가 있는 나라답게 이탈리아는 곳곳에 유명한 특산 와인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주당(酒黨)들에게도 익숙한 끼안티(Chianti)와 바롤로(Barolo) 같은 와인이 대표적이죠. 이탈리아는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화이트 와인도 유명한 것이 많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와인으로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가비(Gavi) :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 지방에서 꼬르테제(Cortese) 포도로 만든 와인

② 소아베(Soave) : 이탈리아 북동부의 베네토(Veneto) 지방에서 가르가네가 포도로 만든 와인

③ 베르디끼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지(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 : 이탈리아 중부의 마르께(Marche) 지방에서 베르디끼오 포도로 만든 와인

④ 오르비에토(Orvieto) : 이탈리아 중부의 움브리아 지방에서 트레비아노(Trebbiano) 포도로 만든 와인

다른 지방에서도 전채 요리나 해물 요리와 함께 마시기 좋고 가격도 싼 화이트 와인이 많이 나오죠. 위의 네 와인 중에서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졌고, 다양한 브랜드가 수입된 와인이 소아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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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소아베 아이 프란디 DOC 와인은 마르까또 와이너리가 가진 세 포도원 중에서 아이 프란디 포도원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와인에 사용한 포도는 아이 프란디 포도원이 아니라 인근의 론까(Ronca)를 비롯한 여러 마을의 포도 재배자로부터 구매한 것이죠. 레이블에 적힌 "꼴리 스카리제리(Colli Scaligeri)"라는 명칭은 론까, 몬테치아 디 코로사라(Montecchia di Crosara)와 산 지오바니 일라리오네(San Giovanni Ilarione) 세 마을에 걸친 꼴리 스카리제리 언덕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에 붙는 것입니다.

가르가네가 포도에 트레비아노 디 소아베와 샤르도네 포도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세 포도 모두 일교차가 심한 해발 350~400m의 포도밭에서 자라나 포도에 산 성분이 많죠. 이렇게 산이 많은 포도를 온도 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서 신선하고 상큼한 맛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이 와인은 차가운 전채 요리인 오되브르(Hors d'Oeuvre)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따뜻한 전채요리인 앙트레(Entrees)에도 잘 어울린답니다. 물론 생선 요리에 잘 맞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발효가 끝난 후엔 효모 잔해인 리(Lees)와 함께 3개월 동안 숙성해서 이스트 향이 배고 좀 더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했습니다. 부드럽고 균형 잡힌 질감이 있는 거로 보아 의도에 맞는 목적을 달성한 것 같습니다.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 마개를 코르크와 스크루 캡 두 종류로 만든 750mL 와인을 연간 4만 병, 절반 사이즈인 375mL 와인을 연간 4,000병가량 만듭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제법 진한 밀짚 색입니다. 레몬과 사과, 약간 덜 익은 오렌지 같은 상큼한 과일 향과 복숭아의 달콤한 향이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서양배와 약간의 모과 향이 나고 흰 꽃과 블랙커런트 싹의 아릿한 향도 약간 나타납니다.

살짝 기름졌지만, 무겁진 않습니다. 깨끗하며 균형 잡힌 질감을 보여줍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산미가 아주 좋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12.5%로 보통 수준이지만, 풍부한 신맛 때문에 와인에 힘이 있네요. 부드럽고 순수한 느낌이 나면서 레몬과 청사과 맛이 주로 나오며, 오렌지나 자몽 껍질을 벗길 때 손에 묻는 과일 기름의 풍미가 있습니다. 덜 익은 파인애플의 싱그럽고 풋풋한 풍미도 살짝 나타납니다. 마시고 난 후에 약간 쌉쌀한 맛이 나며 이것이 오히려 입맛을 돋워주네요.

전체적으로 마치 풋사과와 풋복숭아를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소비뇽 블랑이 청량하지만 약간 모가 났다면 이 와인은 청량한 맛은 조금 약해도 모서리가 둥근 느낌입니다. 마치 간유리의 부드러운 표면을 훑는 듯한 느낌이죠. 여운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떨어져서 좋습니다.

 

 

가볍고 다소 싱거워도 상쾌하고 기분 좋은 산미를 가진 소아베의 맛이 잘 살아있는 균형 잡힌 와인입니다. 생선회도 좋지만, 찌거나 구운 생선 요리가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나무 그늘에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치즈 한 조각 손에 들고 잔을 기울인다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닭고기와 해산물 샐러드, 생선구이, 각종 해산물 요리, 닭고기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동남아 요리, 초밥 등 일식, 나물 같은 채소 요리, 까망베르나 브리 같은 연성 치즈 등 다양한 음식과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8월 15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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