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힘도 개성도 없이 평범할 뿐 - Mas la Chevalier Laroche Syrah 2006

까브드맹 2010. 10. 10. 10:12
마스 라 슈발리에 라로슈 시라

1. 품종과 생산자

와인을 고를 때 품종이나 생산지를 유심히 봅니다. 와인을 살 때 기대하는 맛이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 와인을 사는 것은 달지 않고 탄탄하며 강한 탄닌과 복합적인 향을 기대하는 것이며 미국산 메를로(Merlot) 와인을 사는 것은 풍부한 과일 향과 비단 같은 부드러운 맛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시라 와인에서 찾는 맛은 충분한 탄닌과 이로 인한 탄력적이고 매끄러운 질감, 강렬한 검은 과일 향과 스파이시한 향신료 향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맨 빈트너스 쉬라즈 같은 와인은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중저가의 가격으로 시라/쉬라즈(Syrah/Shiraz)의 특징을 잘 보여준 와인입니다. 그런 와인은 가격이 주머니 사정과 맞으면 언제든지 다시 손이 가게 되죠.

반응형

 

하지만 남부 프랑스(Sud de France)의 시라 100%로 만든 마스 라 슈발리에 라로슈 시라는 시라의 개성을 찾기 힘든 와인이었습니다. 과일 향이 조금 나긴 했지만, 강렬한 향신료 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진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기대했지만, 가볍고 묽은 느낌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풍부한 과일 맛과 매콤한 향신료 풍미는 온데간데없고, 가볍고 무난하며 개성 없는 밋밋한 맛을 보여줄 뿐인 와인입니다. 와인의 탄닌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쉽게 마실 수 있어서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중에 다시 손이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도멘 라로슈의 와인을 많이 마셔봤는데 화이트 와인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레드 와인은 맛있게 먹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부르고뉴 샤블리(Chablis) 지역에서 화이트 와인으로 발전한 와이너리라서 그런 것일까요? 레드 와인을 만드는 실력은 화이트 와인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검색해보면 최근 빈티지일수록 점수가 더 나아지고 있으니 몇 년 후에는 기대할 만한 맛과 향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진하고 깨끗한 흑적색을 보입니다. 체리와 자두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주로 나오며, 시라 품종에서 맡을 수 있는 향신료 향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질감은 가볍고 깔끔해서 시라 와인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진하고 육중한 모습은 없습니다. 떫은맛 없이 부드럽고 깨끗하지만, 탄력감 넘치는 탄닌의 맛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거슬리는 것 없이 맛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매우 평범하고 무개성한 와인이라고 봅니다. 향도 그렇지만 맛도 단순하고 깊이가 얕은 편이죠. 향신료의 강렬한 풍미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붉은 과일 맛도 강하지 않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의 식당가에서 먹는 설렁탕처럼 개성도 깊이도 없는 그런 맛이네요. 마신 후의 여운도 별다른 풍미가 남지 않고, 그리 길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각 요소는 적당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그렇지만 균형과 조화를 통해 전체적인 맛과 향의 상승을 가져오진 않습니다.

함께 먹을 음식을 고른다면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피자와 파스타, 숙성 치즈 등이 좋습니다.

2010년 10월 9일 시음했으며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미흡한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