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남아공] 매콤한 향과 맛이 가득 - MAN Vintners Shiraz 2008

까브드맹 2010. 9. 15. 06:21

만 빈트너스 쉬라즈 2008

1. 와인과 품종의 특징

와인 중에선 사용된 포도의 특성이 충실히 드러나는 와인이 있지만,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도 있습니다. 그런 와인은 종종 "대체 이 와인은 무슨 포도로 만들었을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죠. 샤토 가쟁(Chateau Gazin)은 메를로로 만들었지만, 막상 마셔보면 '과일 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마시기 편하다'라는 일반적인 메를로 와인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진하고 강하며 우거진 삼나무 숲이 떠오르는 묵직한 향과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죠.

반면에 품종의 특성이 확실하게 나오는 와인도 있습니다. 한 잔만 마셔도 "아~ 그 품종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팍 오죠. 코스탈 리젼(Coastal Region)의 팔(Paarl) 지역에서 수확한 쉬라즈(Shiraz) 100%로 만드는 맨 빈트너스 쉬라즈가 바로 그런 와인입니다. 어느 정도 와인을 마셔본 분이라면 쉬라즈로 만들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콤한 향신료 향이 입안에 가득하죠. 쉬라즈의 특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고급 와인이 가진 복합적이면서 화려하고 장엄한 모습에 전혀 접근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중저가의 가격대에서 쉬라즈로 만든 와인의 특성을 느끼려 한다면 충분히 선택할 만 하지만, 그 이상을 바란다면 조금 욕심일 수 있는 품질입니다.

반응형

 

2. 와인의 맛과 향

짙은 암적색으로 테두리 부분은 젖은 벽돌색처럼 붉고 진한 색입니다. 쉬라즈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짙고 풍부한 향신료 내음이 나며 그중에서 후끈하고 매운 후추 향이 강하게 풍깁니다. 떫지 않으며 미디엄 바디에서 좀 더 무거운 느낌이고, 향신료 향 때문에 매우 자극적입니다. 쉬라즈의 맛을 제대로 표현하는 와인으로 입안 가득 후끈하고 매운 향신료 풍미가 가득합니다. 과일 풍미도 있긴 하지만, 자극적인 향신료 풍미로 인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얼얼한 느낌이 입안 가득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극적인 향과 맛이 서서히 줄어들고 부드러워지면서 마시기 편하게 됩니다. 세련되고 유려한 맛은 아니지만 쉬라즈의 풍미를 확실하게 잘 표현한 인상적인 와인이네요.

여운은 입안에서 느끼는 강한 자극과 달리 허무할 정도로 짧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와인보다 짧게 느껴지네요. 향과 질감, 맛, 여운 등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잘 이루고 있으며, 쉬라즈 와인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쉬라즈의 특징이 잘 살아있지만, 이 정도의 맛과 향에 2만 원 후반대 가격이라면 소비자로선 조금 비싸다고 봅니다. 비슷한 가격에 충분히 더 좋은 와인을 고를 수 있을 것 같고요.

직화로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구이, 양념 곱창이나 순대 볶음처럼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요리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2010년 9월 14일 시음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다소 미흡한 와인입니다.

와인 생산자인 만 빈트너스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남아공] 세 친구의 부인들 - 맨 빈트너스(MAN Vintners)

1. 맨 빈트너스(MAN Vintners) 맨 빈트너스는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세 남자가 모여서 만든 와이너리입니다. 맨(MAN)이란 이름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맨 빈트너스 홈페이지에는 와이너리 이름인

aligalsa.tistory.com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