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파클링 와인과 중국식 새우 요리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 다재다능한 와인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들 수 있습니다. 샐러드부터 해물 요리, 고기 요리까지 어지간한 음식과 잘 맞거든요. 특히 새우 요리와 궁합이 좋습니다.
중국 요리 중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새우요리로 깐쇼새우와 깐풍새우가 있습니다. 둘 다 새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다음 소스를 뿌려서 만들죠. 깐쇼새우는 두반장을 넣어 만든 매콤 새콤한 칠리소스에 볶고, 깐풍새우는 말린 고추와 파, 마늘, 양념을 넣은 고추기름에 볶아서 만듭니다.
2. 프로세코(Prosecco)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은 4가지이지만, 우리가 쉽게 살 수 있는 것은 전통 방식이라 부르는 메쏘드 트라디시오넬(Méthode traditionelle, Traditional method)이나 샤르마(Charmat) 방식이라고도 하는 탱크 방식으로 만든 것들입니다. 두 방식의 차이점은 화이트 와인에 효모와 당분을 넣어서 탄산가스를 만드는 2차 발효를 병에서 하느냐? 탱크에서 하느냐?입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면 거품 크기가 아주 작고 이스트 향이 두드러지며, 탱크 방식으로 만들면 신선하고 과일 풍미가 강해지죠.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반드시 적용되는 특성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 베네토(Veneto) 주의 프로세코 DOC 지역에서 청포도인 글레라(Glera)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글레라를 100% 사용하기도 하지만, 산도를 조절해 주는 베르디소(Verdiso)와 과일 향을 보태주는 비앙케타(Bianchetta) 포도 등을 합쳐서 15% 이내로 넣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페라라(Perera)와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비앙코(Pinot Bianco),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도 사용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탱크 방식으로 만들며, 일부 고급 제품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3. 데 스테파니 프로세코 0.15 밀레지마토 엑스트라 드라이(De Stefani Prosecco 0.15 Millesimato Extra Dry) 2020
데 스테파니(De Stefani)는 이탈리아 베네토주에서 4대째 이어오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자연주의를 추구하면서 단일 포도밭에서 재배한 토착 품종과 야생 효모만 사용한 와인을 만듭니다.
프로세코 0.15 밀레지마토 엑스트라 드라이 2020은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프로세코 DOC에서 수확한 글레라 100%를 사용하여 샤르마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독특하게도 2차 발효를 따로 하지 않고 가압 탱크에서 발효하면서 탄산가스를 와인에 집어넣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아주 작은 거품이 풍부하게 올라오면서 레몬과 푸른 사과, 흰 꽃, 건초 향을 풍깁니다. 부드러운 기포가 입을 감싸고, 둥글고 부드러운 산미가 넉넉합니다. 신 사과와 복숭아, 쌉싸름한 채소 풍미가 좋고 미네랄 느낌도 있습니다. 점점 과일 맛이 살아나 잘 익은 사과와 약한 살구 풍미가 나오며, 여운은 길고 깔끔합니다. 거품이 풍부하지만, 알맞은 기운에 너무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4. 프로세코와 깐쇼새우의 궁합
깐쇼새우를 입에 넣고 프로세코를 한 잔 마시면 깐쇼새우의 신맛과 프로세코의 산도가 서로 균형을 이루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깐쇼새우의 새콤달콤한 맛도 프로세코의 사과 풍미와 잘 어울리네요. 먹은 후에는 깔끔한 프로세코가 입에 남은 음식 맛을 싹 씻어줘서 또 먹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서로 거슬리지 않고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균형을 이루며 입으로 잘 넘어가게 만들어주죠.
다만 개봉한 직후의 데 스테파니는 맛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일반 와인 코르크로 막은 후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얼음을 채운 통에 둔 채 30분 정도 지난 다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깐쇼새우를 샴페인이나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와 마셔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두 와인 모두 전통 방식으로 만들기에 이스트 풍미가 많습니다. 그래서 과일 풍미가 많은 프로세코가 매콤 새콤달콤한 깐쇼새우와 더 잘 맞는다고 봅니다. 탱크 방식으로 만드는 독일 스파클링 와인인 젝트(Sekt)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