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신선하고 우아하며 순면 같은 부드러운 맛 - Tenuta La Meridiana Le Gagie Barbera d’Asti DOCG 2016

까브드맹 2023. 3. 30. 08:00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 레 가지에 바르베라 다스티 DOCG 2016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Tenuta La Meridiana)의 레 가지에 바르베라 다스티(Le Gagie Barbera d’Asti) 2016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Piemonte) 주에 있는 아스티(Asti) 마을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바르베라(Barbera) 포도로 만든 DOCG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는 피에몬테 아스티 남쪽의 몽페라토(Monferrato) 언덕에 있습니다. 피에몬테 포도 농사의 요람과 같은 몽페라토 언덕은 바르베라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곳이죠. 진흙(clay)과 응회암(tuff) 층이 깔린 이회토(marl)로 이루어진 몽페라토의 토양은 이곳에서 왕 같은 지위를 차지하는 바르베라 포도의 특성을 강하게 해 줍니다.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는 바르베라 외에 네비올로(Nebbiolo)와 코르테제(Cortese), 그리뇰리노(Grignolino), 돌체토(Dolcetto), 샤르도네(Chardonnay), 파보리타(Favorita) 같은 품종에 알맞은 포도밭도 갖고 있습니다.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는 19세기부터 고급 와인을 만들어서 판매했습니다. 특히 4대 소유주이자 와인 메이커였던 쟌피에로 비앙코(Gianpiero Bianco)는 뛰어난 싱글 빈야드 바르베라 와인 생산자로 유명했죠. 그는 프랑스 산 오크통에서 바르베라를 숙성하는 방식의 선구자였고, 당시만 해도 대중적이었던 바르베라 와인 대신 탁월한 품질에 가격도 비싼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일대 혁명을 이루었습니다. 그는 바르베라의 특징적인 향을 바꾸지 않으면서 섬세한 색조는 유지하고 거친 느낌은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피에몬테 바르베라 와인의 트렌드를 바꾼 혁신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전통을 중시했던 비앙코의 열정은 오늘날에도 피에몬테 와인생산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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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헌신, 열정이라는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의 가치는 5대로 이어지는 동안에도 여전히 확고한 씨앗으로 살아있습니다. 떼루아는 여전히 주요한 가치이기에 소유주인 페데리코 프리모(Federico Primo)는 땅과 전통, 혁신이 구현된 와인의 생산을 늘리려고 노력하죠.

테누타 라 메리디아나의 와인 생산자들은 오래된 피에몬테의 전통에 따라 기요(Guyot)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포도를 키웁니다. 규정에 따른 신중한 작업과 섬세한 기술 덕분에 얻어낸 최상급의 포도는 수확기에 다시 한번 정선(精選)된 후 양조장으로 보내집니다. 와인 양조는 전통 방식과 바리끄(Barrique)로 대표되는 현대적인 방식을 모두 사용하며, 특히 바르베라 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바르베라 와인 중에선 고귀한 클론인 “리바이아(Rivaia)”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최종 제품에 모든 것이 반영된다.”라는 믿음으로 그들은 와인 양조와 숙성, 병입에 관련된 모든 생산 과정에서 똑같이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들은 피에몬테 지역의 떼루아가 제공하는 모든 강점을 자신들이 믿는 가치에 투영하여 훌륭한 와인으로 바꾸는 것이 꿈이라고 할 만큼 와인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2. 와인 양조

레 가지에 바르베라 다스티는 석회질과 양토로 이뤄진 해발 210m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바르베라 포도롬 만듭니다. 규정에 따라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으깨고 줄기를 제거한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습니다. 알코올 발효와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는 침용, 와인 위로 떠오른 껍질과 씨를 가라앉히고 아래쪽의 와인을 부어주는 랙킹 작업을 15일간 지속합니다. 그 후 젖산 발효해서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꿔줍니다. 발효가 끝난 와인은 2900ℓ 크기의 오크통에 담겨 약 9개월간 숙성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살짝 진한 루비색입니다. 부드러운 견과류와 검붉은 자두 향이 섞여 나오고, 향긋한 체리와 블랙베리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도 살짝 올라옵니다.

부드러운 느낌이 마치 순면 같군요. 잘 짜인 구조가 좋고 입에서 느껴지는 무게와 힘도 적당합니다.

 

 

검붉은 과일 풍미가 넉넉하고 체리가 생각나는 산미도 풍성합니다. 서양 자두와 체리 풍미가 나오고 나무 풍미도 적당합니다. 기분 좋은 흙의 느낌도 살짝 있군요. 와인의 힘은 충분합니다. 마신 후엔 검붉은 과일 풍미가 제법 길게 남습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풍성한 산미, 13.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신선하고 우아한 와인으로 과일과 나무, 스위트 스파이스 등의 맛과 향이 잘 어울립니다.

소고기와 양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와 닭고기에도 잘 맞습니다. 치즈를 많이 얹은 피지와 버섯이 든 풍기 피자, 미트 소스 파스타에도 훌륭한 반주가 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3월 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