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돌(Bandol)
방돌은 프로방스 지방의 와인 생산지 중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마르세이유(Marseille)와 툴롱(Toulon) 사이에 있고, 방돌의 어촌 주변에 있는 8개 마을에서 와인을 생산합니다. 규소와 석회암으로 이뤄진 토양과 따뜻한 해양성 기후는 무흐베드르(Mourvedre) 포도가 오래도록 익을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이 되므로 이곳의 주요 품종은 무흐베드르입니다.
2. 방돌의 기후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방돌은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지만, 지중해의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흐베드르는 완전히 무르익은 후에야 와인을 만들 수 있어서 긴 생장 기간 동안 비를 맞으면 열매가 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부는 세찬 바람인 미스트랄(Mistral)이 부패 위험성을 낮춰주죠.
3. 방돌의 토양과 포도밭
방돌은 흙이 전체적으로 메마르고 거칠어서 포도 수확량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단위당 포도 수확량이 가장 적은 지역이기도 하죠. 그러나 양이 아닌 품질면에서 방돌은 프로방스의 가장 중요한 와인 생산지입니다.
방돌 와인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무흐베드르를 주로 사용해서 만듭니다. 왜냐하면 무흐베드르가 자라기에 딱 좋은 방돌의 특별한 떼루아 때문이죠. 방돌 전역에 퍼져있는 붉은 진흙 위에서 자라는 무흐베드르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은 탄닌이 매우 강해서 생쏘(Cinsaut)와 그르나슈(Grenache) 포도를 넣어서 농도를 산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분이 많은 그르나슈 포도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지만, 보통 북쪽을 향한 경사면에서 재배해 포도가 지나치게 익는 것을 막습니다.
에베노스(Évenos)의 마을부터 생-시르-쉬르-메르(Saint-Cyr-sur-Mer)까지 이어진 북서지역의 흙은 작은 자갈이 섞인 어린 토양이어서 밝고 더 섬세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방돌에서 가장 오래된 토양은 르 보세(Le Beausset) 남쪽에 있죠.
방돌의 포도밭은 산의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기계 수확은 비실용적이며, AOC 규정으로 금지되어 있기도 합니다.
4. 방돌 와인
와인 생산량의 거의 70% 이상이 레드 와인이며 나머지는 로제 와인과 소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방돌의 레드 와인과 로제 와인은 둘 다 최소 50% 이상 무흐베드르를 사용해야 합니다. 와인 생산자들은 대부분 그 이상 무흐베드르를 사용하죠. 여기에 그르나슈와 생쏘 포도를 혼합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완성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시라(Syrah)와 까리냥(Carignan)은 사용이 제한되어서 최대 15% 까지만 쓸 수 있고, 품종당 10% 이상 넣을 수 없습니다.
방돌의 레드 와인은 짙고 어두운 색과 검은 과일, 바닐라, 육계피, 가죽 향이 특징입니다. 최고급 와인은 완전히 숙성하기까지 최소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온화한 기후로 생장주기가 긴 품종도 잘 자라서 대부분의 와인은 6~7년 정도 숙성하면 농염한 상태로 무르익어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부 와인은 3년 안에 마실 만하게 숙성되기도 하지만, 생산량은 많지 않습니다. 규정상 레드 와인은 출시 전에 최소 18개월간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합니다. 방돌 레드 와인의 구체적인 맛과 향은 아래의 글들을 참조하세요.
로제 와인은 스파이시한 풍미와 론 지방의 따벨 로제(Tavel Rose)와 비슷한 흙 향이 나오며 딸기 향을 풍기기도 합니다.
화이트 와인은 풀 바디 와인으로 끌래레뜨 블랑슈(Clairette Blanche)와 부르블랑(Bourboulenc), 우니 블랑(Ugni blanc)을 주로 사용해서 만듭니다. 예전에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도 사용했지만 지금은 AOC 규정으로 금지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영문 위키피디아 프로방스 와인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