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처음엔 어설퍼도 점점 탄탄해지는 깔끔한 맛 - Domaine Gros Frère & Soeur Bourgogne Hautes-Côtes de Nuits Rouge 2017

까브드맹 2019. 7. 21. 13:00

Domaine Gros Frère & Soeur Bourgogne Hautes-Côtes de Nuits Rouge 2017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Domaine Gros Frère & Soeur)의 보르고뉴 오뜨-꼬뜨 드 뉘 루즈(Bourgogne Hautes-Côtes de Nuits Rouge) 2017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도르(Côte d’Or)에 있는 오뜨-꼬뜨 드 뉘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부르고뉴 지역(Régionales)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

부르고뉴의 황금 언덕(Cote d'Or)에는 눈부신 와인 생산자들이 많지만, 위대한 와인 생산자들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입니다. 일명 "황금사발"이 그려진 레이블로 유명한 곳이죠.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은 그로(Gros) 가문의 일원입니다. 1860년에 본 로마네에서 2헥타르의 밭으로 시작한 그로 가문의 포도밭은 1951년에 루이 그로(Louis Gros)가 작고하면서 귀스타브(Gustave), 콜레뜨(Colette), 장(Jean), 프랑소아(Francois) 네 자녀에게 골고루 나뉘어 상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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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은 장남과 장녀인 귀스타브와 콜레뜨가 1984년에 공동으로 세운 도멘입니다. 아들과 딸이 각각 지분을 합쳐서 만들었기에 Brother를 뜻하는 프랑스어 Frere와 Sister를 뜻하는 프랑스어 Soeur을 도멘 이름으로 붙인 것이죠.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미혼으로 상속받을 자식이 없게 되자 1980년부터 차남인 장의 둘째인 베르나르(Bernard)가 삼촌과 와인 양조를 함께 하면서 도멘을 관리하게 됩니다.

그로 가문의 가계도
(그로 가문의 가계도)

1984년에 귀스타브가 죽고 베르나르가 도멘을 맡으면서 그로 프레레 에 쉘의 와인 스타일은 조금 달라집니다. 귀스타브는 새 오크통을 쓰지 않았지만, 베르나르는 그랑 크뤼 등급 와인에 새 오크통을 50%가량 사용하기 시작했고 병입도 2개월 정도 빨라졌습니다. 최근엔 마을 등급 이상의 와인은 모두 100% 새 오크통을 사용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2.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의 와인

베르나르는 도멘에 계속 투자해서 모든 포도밭을 재정비했고, 양조장을 확장하는 한편, 본-로마네 북쪽에 약 1.2헥타르 크기의 부르고뉴 오 꼬뜨 드 뉘(Bourgogne Hautes de Nuits) 포도밭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생산하는 와인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르고뉴(Bourgogne) : 레드 와인

부르고뉴 오 꼬뜨 드 뉘 : 화이트 와인

③ 부르고뉴 오 꼬뜨 드 뉘 : 레드 와인

④ 끌로 드 부죠(Clos de Vougeot) : 레드 와인

⑤ 에쎄죠(Echezeaux) : 레드 와인

⑥ 그랑 에쎄죠(Grands-Echezeaux) : 레드 와인

⑦ 리슈부르그(Richebourg) : 레드 와인

⑧ 본-로마네(Vosne-Romanee) : 레드 와인

⑨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Vosne-Romanee 1er Cru) : 레드 와인

⑩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슘(Vosne-Romanee 1er Cru - Les Chaumes) : 레드 와인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은 내부를 코팅한 시멘트 탱크에서 발효한 후 오크통에서 숙성을 합니다. 와인은 어두운 색에 뛰어난 아로마를 자랑하며 순수하고 집중도 있는 과일 향과 함께 오크 숙성을 통해 풍부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갖게 되죠.

 

 

오뜨-꼬뜨 드 뉘는 꼬뜨 드 뉘(Côtes de Nuits)의 서쪽에 있는 19개 마을의 아펠라씨옹(지역 명칭)입니다. 꼬뜨 드 뉘는 꼬뜨 도르의 경사면과 경사면 근처에 있지만, 오뜨-꼬뜨 드 뉘는 꼭대기 쪽에 있어서 평균 해발 고도가 꼬뜨 드 뉘보다 더 높습니다. 고도가 높고 북쪽을 향한 경사면이 많은 오뜨-꼬뜨 드 뉘는 일조량이 적어서 꼬뜨 드 뉘 만큼 좋은 포도를 수확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와인 품질도 꼬뜨 드 뉘보다 떨어지죠. 그래도 맛과 향이 좋은 와인을 많이 생산하며 낮은 등급 덕분에 품질과 비교해서 가격이 싼 편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Gros Frère & Soeur Bourgogne Hautes-Côtes de Nuits Rouge 2017의 색

중간보다 조금 더 진한 루비색입니다. 검붉은 베리류 과일 향과 타임(thyme) 향이 강하게 나옵니다. 블랙 체리와 말린 크랜베리, 잘 익은 서양 자두 같은 과일 향이 뒤엉킨 느낌입니다. 풋풋한 허브와 향긋한 나무 향도 함께 합니다. 나중엔 말린 베리류 과일 향과 나무 새순의 향긋하고 매콤한 향이 나타납니다.

부드럽고 진하지만, 구조는 아직 단단해지지 않았습니다. 약간 어설픈 느낌이 나네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듯했는데 실제로 그랬습니다. 나중에는 날카로우면서 탄탄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더군요.

드라이하지만 검붉은 과일 풍미가 비강에서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잘 익은 붉고 검은 체리 풍미에 향긋한 나무, 매콤한 나무 새순, 타임(thyme) 풍미가 함께 합니다. 조금 엉성하고 덜 정돈된 느낌이 들어서 제 모습을 갖추려면 세월이 필요합니다. 잔에 따른 체 시간이 지나면 탄닌이 치밀해지면서 매콤한 새순과 향신료, 재래종 버찌 같은 작고 검은 새콤한 베리류 과일의 풍미가 나타납니다. 여운은 길고 타임과 나무 풍미가 이어지며 검붉은 과일 풍미도 살짝 나옵니다.

 

 

초반엔 조금 엉성하지만, 나중엔 치밀해지는 탄닌과 검붉은 과일이 떠오르는 풍성한 산미, 13%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잔이 보여주는 균형 잡힌 모습은 훌륭하군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섬세하게 조리한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고추잡채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7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