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종류

[종류] 로제 와인 - 로제 와인을 만드는 네 가지 방법

까브드맹 2018. 12. 18. 08:00

다양한 로제 와인의 사진

1. 로제 와인용 포도

색은 레드 와인을 따라가지만, 성질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고, 향은 중간쯤 되는 로제 와인. 로제 와인을 만드는 포도가 따로 있진 않습니다. 피노 그리(Pinot Gris)처럼 분홍색을 띠는 포도도 있지만,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쓰는 흑포도를 주로 사용하며, 색소가 없는 청포도는 거의 쓰지 않죠.

로제 와인에 사용하는 포도는 생산지마다 각기 다르며, 되도록 껍질이 얇아서 색소와 탄닌이 적게 들어간 흑포도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보르도처럼 탄닌과 색소가 많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쓰는 곳도 있죠. 로제 와인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와 로제 와인에 주로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프랑스 루아르 밸리(Loire Valley) : 피노 누아(Pinot Noir),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그롤로(Grolleau), 가메(Gamay) 등등

2) 프랑스 론 밸리(Rhone Valley) : 그르나슈(Grenache), 생쏘(Cinsault), 기타 등등

3)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 그르나슈, 쌩소, 무흐베드르(Mourvedre), 기타 등등

4)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지방 :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

5)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 피노 누아,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

6) 스페인 리오하(Rioja) : 가르나차(Garnacha), 뗌프라니요(Tempranillo), 기타 토종 포도

7) 미국 캘리포니아 : 진판델(Zinfandel)

남미의 와인 생산국에서도 로제 와인을 만듭니다. 칠레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여러가지 품종을 사용하며,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벡(Malbec)을 쓰는 곳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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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제 와인 양조법

적포도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꽤 다양하고 와이너리마다 나름의 기술을 가졌지만, 주로 아래의 4가지 방법의 하나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첫 번째 방법. 적포도를 으깬 다음 포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는 침용 과정에서 색소가 다 빠져나오기 전에 주스를 짜냅니다. 이렇게 짜낸 주스로 와인을 만들면 색상은 레드 와인보다 옅고 성질은 화이트 와인과 비슷한 로제 와인을 만들 수 있죠. 생산자는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보통 6~48시간 정도 침용한 후 주스를 짜냅니다. 이렇게 만든 로제 와인은 다른 방법으로 만든 것보다 색상이 비교적 짙습니다. 

두 번째 방법. 세니에(Saignee)라는 방법입니다. 세니에는 우리말로 "출혈"을 뜻하는 프랑스어이죠. 이 방법은 와인 생산자가 더 진한 색상과 강한 탄닌을 가진 레드 와인을 만들면서 로제 와인도 만드는 방법입니다. 포도를 으깬 다음 침용할 때 초기에 주스를 조금 뽑아냅니다. 이렇게 하면 발효조 안의 포도 껍질과 씨앗 비율이 높아져서 주스는 더 진한 색상과 탄닌이 있게 되죠. 이 주스로 만든 레드 와인도 당연히 색이 진하고 탄닌 성분이 많게 됩니다. 앞서 뽑아낸 색소가 약간 들어간 주스를 따로 양조하면 로제 와인이 됩니다.

세 번째 방법. 포도를 으깬 다음 바로 압착기로 세게 눌러서 주스를 뽑아냅니다. 이러면 껍질에서 색소는 조금 빠져나지만, 탄닌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매우 섬세한 색상과 화이트 와인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와인을 만들 수 있죠. 이 방법으로 만든 와인을 "블러쉬 와인(Blush Wine)"이라고도 하며, 때때로 로제 와인과 다른 종류로 보기도 합니다. 미국산 화이트 진판델 와인은 대부분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네 번째 방법.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듭니다. 로제 와인을 소량 만들 때 주로 쓰며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이 방법이 허용된 곳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뿐이죠. 그래서 로제 샴페인은 주로 이 방법으로 만듭니다. 값싸고 과일 풍미가 강한 신세계 로제 와인 중에도 이 방법을 쓰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점유율이 다소 늘었어도 로제 와인은 국내에서 아직도 낯선 와인 취급을 받습니다. 로제 와인을 권해주면 의아하게 바라보면서 이런 와인도 있나 하고 신기해하는 분도 많죠. 하지만 유럽에선 로제 와인이 여름철 휴가 기간에 필수적인 와인으로 꼽힙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프로방스 지역은 와인 생산량의 약 80%가 로제 와인일 정도랍니다.

<참고 자료>

1. WSET, 와인과 스피리츠 스타일과 품질의 이해(Wines and Spirits understanding style and quality), London : WSET, 2011

2. 영문 위키피디아 로제 와인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