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진판델(Zinfandel) 포도로 만드는 로제 와인은 보통 "White Zinfandel"이란 명칭이 붙지만, 테스코(Tesco)가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에서 재배한 진판델 포도로 만든 로제 와인은 "Zinfandel Rose"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화이트 진판델과 양조 방식이 다른지는 확인 못했지만 맛은 좀 더 드라이합니다.
1. 로제 와인
색은 레드 와인을 따라가지만 성질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고, 향은 중간쯤 되는 로제 와인. 로제 와인을 만드는 포도가 따로 있진 않습니다. 피노 그리(Pinot Gris)처럼 껍질이 분홍색인 포도도 있지만,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쓰는 흑포도를 주로 사용하며 색소가 없는 청포도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로제 와인에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생산지마다 다릅니다. 되도록 껍질이 얇아서 색소와 탄닌이 적은 흑포도를 사용하지만, 보르도처럼 탄닌과 색소가 많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쓰는 곳도 있습니다. 로제 와인으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와 로제 와인에 주로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프랑스 루아르 밸리(Loire Valley) : 피노 누아(Pinot Noir),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그롤로(Grolleau), 가메(Gamay) 등등
2) 프랑스 론 밸리(Rhone Valley) : 그르나슈(Grenache), 생쏘(Cinsault), 기타 등등
3)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 그르나슈, 생쏘, 무흐베드르(Mourvedre), 기타 등등
4)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지방 :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
5)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 피노 누아,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
6) 스페인 리오하(Rioja) : 가르나차(Garnacha), 뗌프라니요(Tempranillo), 기타 토종 포도
7) 미국 캘리포니아 : 진판델
남미의 와인 생산국에서도 로제 와인을 만듭니다. 칠레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여러 가지 품종을 사용하며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벡(Malbec)을 쓰는 곳도 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진한 연어 색, 또는 맑게 비쳐 보이는 주홍색입니다. 잘 익은 딸기향이 물씬 풍깁니다. 라즈베리 향도 약간 있고, 싱그러운 풀 내음도 살짝 나옵니다. 무르익은 과일이 곯았을 때 나오는 단 향도 있습니다. 향의 양은 풍부하지만, 종류는 단순합니다.
매끄럽고 약간 기름진 질감이지만, 탄탄한 구조감은 느낄 수 없으며 뭔가 허술한 구석마저 있습니다.
단맛이 살짝 나지만, 다른 화이트 진판델과 비교해서 당도가 떨어집니다. 산미는 품질이 우수하진 않지만, 새콤한 맛으로 와인이 신선한 느낌이 들도록 해줍니다. 무르익다 못해 살짝 곯은 듯한 딸기의 풍미가 강하며, 여기에 풀잎 풍미도 미미하게 나옵니다. 마치 딸기주 같은 느낌이네요. 단순하고 가벼운 맛인 데다 알코올 도수도 10%밖에 안 되어서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도 마시기 좋습니다. 음식과 함께 먹으면 좋은 반주가 될 것 같습니다. 여운은 제법 길지만, 느낌은 평범합니다.
딸기 위주의 과일 풍미에 생각보다 맛이 달지 않습니다. 산미는 와인이 신선한 맛을 유지할 정도는 되지만 양과 질에서 별로 뛰어나지 못합니다. 술에 약한 분이나 간단한 반주용 술을 찾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딸기, 체리, 과일 샐러드, 과자, 과일을 넣은 디저트 종류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부족한 와인입니다. 2013년 7월 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