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비록 저가 와인이지만 만족할 만한 품질을 가진 - Carta Vieja The 7th Generation Chardonnay 2010

까브드맹 2013. 1. 7. 06:00

까르타 비에하 G7 샤도네이 2010

G7 샤도네이(Chardonnay) 2010은 칠레 중부의 마울레 밸리(Maule Valley)에 속한 론꼬미야 밸리(Loncomilla Valley)에 있는 비냐 델 페드레갈(Viña del Pedregal)에서 샤도네이(Chardonnay) 포도 100%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비냐 델 페드레갈

1825년에 까를로스 아돌포 델 페드리갈(Carlos Adolfo del Pedregal)이 세운 비냐 델 페드레갈은 18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으로 1985년에 "비냐 까르타 비에하(Viña Carta Vieja)" 와인을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G7은 비냐 까르타 비에하에 속한 와인 제품이죠.

G7은 7세대(The 7th Generation)를 뜻합니다. 와인 레이블에도 작게 "The 7th Generation"라고 적혀있죠. 7세대로 이름 지은 것은 비냐 델 페드레갈 중흥의 핵심인물인 알베르토 델 페드레갈 알두나테(Alberto del Pedregal Aldunate)의 아들이 페드레갈 가문이 론꼬미야 밸리에 정착한 후 일곱 번째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G7 샤도네이 와인 레이블의 오른쪽 아래를 보면 "Loncomilla Valley"라고 적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 와인이 론꼬미야 밸리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론꼬미야 밸리는 마울레 밸리(Maule Valley)의 세부 지역으로 센트럴 밸리를 흐르는 마울레 강의 지류인 론꼬미야 강 주변이며, 전통적인 와인 생산지인 산 하비에르(San Javier)와 빌라 알레그레(Villa Alegre) 마을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포도를 재배해서 와인을 생산해 온 곳이지만, 국내에는 상위 지역인 마울레 밸리가 잘 알려져 있지 하위 지역인 론꼬미야 밸리는 유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G7을 제외하고는 론꼬미야 밸리에서 만든 칠레 와인은 찾기 어려울 겁니다. G7 샤도네이뿐만 아니라 다른 포도로 만드는 G7 와인도 론꼬미야 밸리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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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G7

신세계 L&B에서 단독으로 수입해서 이마트에서만 판매 중인 G7은 가격과 비교해 뛰어난 품질과 외우기 쉬운 이름 덕분에 2009년 5월 7일 출시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끌며 판매 중입니다. 종류도 비교적 다양해서 현재 다음과 같은 와인을 살 수 있죠.

• G7 샤도네이

G7 까베르네 소비뇽

• G7 메를로

G7 리제르바 샤도네이

G7 리제르바 까르메네르

• G7 리제르바 쉬라즈

• G7 그랑 리제르바 샤도네이

 

 

3. 와인의 맛과 향

황톳빛이 약간 도는 밝은 밀짚 색입니다. 처음엔 덜 익은 복숭아 같은 과일과 신선한 무 비슷한 식물성 향이 나옵니다. 잠시 뒤엔 버터와 약간의 연기 향이 나오며, 견과류 비린내가 올라옵니다. 흰꽃과 레몬 향도 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모과와 잘 익은 복숭아 향이 올라오고, 고소한 향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살짝 기름지지만,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이 더 두드러집니다. 샤도네이 와인 중에선 바디가 가벼운 편입니다. 드라이하지만 살짝 단맛과 조금 쌉쌀한 맛이 겹쳐있습니다. 중간 이상의 산도가 입을 자극해 시트러스 과일 풍미가 나오긴 많진 않습니다. 나무와 버터, 약한 연기, 견과류 풍미가 맛의 4중주를 이뤄서 역시 샤도네이 와인이라는 걸 느낄 수 있죠. 다만 오크 맛이 조금 강하고 인공적인 느낌이어서 오크통이 아니라 오크 칩이나 액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판매 가격을 따져봐도 오크통을 쓰는 것은 단가가 맞지 않겠죠.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맛이 꽤 괜찮은 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맛도 진해지고 자연스러워지면서 좀 더 나아집니다.

 

여운이 길진 않지만, 합격점은 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격을 고려해 보면 꽤 우수하죠. 마무리되는 느낌도 좋습니다.

 

 

너무 강한 오크 풍미 때문에 인공적인 느낌이 들지만, 저가 와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니 꼭 G7만의 단점이랄 수는 없습니다. 비슷한 가격의 다른 샤도네이 와인과 비교하면 더 나으면 낫지 나쁘진 않습니다.

샤도네이 같은 화이트 와인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1만 원 이하의 화이트 와인을 고를 때 구매 1순위로 손꼽을 수 있을 겁니다. 윗 등급인 G7 리제르바 샤도네이와 비교하면 맛과 향은 다소 떨어지나 가성비는 더 뛰어납니다.

닭고기 샐러드, 메로 같은 기름진 생선, 또는 임연수어처럼 담백하지만 만만치 않은 풍미를 지닌 생선 구이, 화이트소스를 사용한 생선 스테이크와 치킨 스테이크, 그라탱, 크림소스 파스타 등과 함께 마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부족한 와인입니다. 2011년 9월 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