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동급 칠레 샤르도네에 비해 우월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 "G7" The 7th Generation Reserva Chardonnay 2008

까브드맹 2011. 3. 17. 14:59

G7 레세르바 샤도네이 2008

1. 화이트 와인 소비에 관한 생각

우리나라의 와인 소비는 레드 와인으로 '매우' 치우쳐 있습니다. 매장에서 와인이 팔리는 비율을 보더라도 8:2에서 9:1 정도로 레드 와인의 인기가 훨씬 좋죠. 와인 동호회에서 시음회를 할 때도 레드 와인이 메인이냐, 화이트 와인이 메인이냐에 따라서 참석 경쟁률에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메인 와인이 레드 와인이면 속된 말로 '박 터질' 만큼 사람이 몰리지만, 화이트 와인이 메인이면 주최 측에서 참가자 모집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정도죠. 화이트 와인 계열이어도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 와인은 예외지만요.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와인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의 잘못된 고정관념이 크게 작용하지 않나 합니다. 와인은 "붉은빛이 도는 달콤한 술"이라는 고정관념이죠. 이런 고정관념이 언제 어떻게 생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대한민국 소비자가 와인을 살 때 이런 고정관념을 갖고 구매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나마 최근 10년 동안 와인에 관한 지식이 많이 보급되어서 와인 중에는 달지 않은 것도 있고, 화이트 와인도 있고, 샴페인도 와인이라는 내용이 알려지긴 했어도 아직도 와인 하면 "달콤한 붉은 술"이라는 생각이 많이 퍼져 있죠.

하지만 10년 넘게 와인을 마셔온 제가 볼 때, 또 저보다 더 많이 와인을 마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저가 와인은 대부분 레드 와인보다 화이트 와인의 맛이 더 낫다는 겁니다. 평소에 음식과 함께 마실 값싼 와인을 찾는다면 레드 와인보다 화이트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더구나 고기보다 해산물과 채소를 더 먹는 우리나라에선 평소 데일리 와인으로 화이트 와인을 고르는 것이 탁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마트에서 와인을 고를 때 무조건 레드 와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화이트 와인에도 눈길을 주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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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G7 레세르바 샤도네이

이마트에서 엄청나게 팔리며 많은 분의 사랑을 받는 G7 와인을 마셔봐도 역시 화이트 와인의 우월함이 드러납니다. G7 와인 중에서 제가 마셔본 것은 G7 까베르네 소비뇽, G7 까르메네르, G7 샤도네이인데 이 중에서 맛과 향이 제일 좋은 것은 역시 G7 샤도네이더군요. 고급 샤도네이만큼의 맛과 향을 느낄 순 없지만, 가격과 비교하면 품질이 꽤 훌륭하며, 동급의 칠레 와인 중에선 상위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와인을 시음했을 때 마침 배가 출출해서 중화요리인 잡탕밥을 함께 먹었는데 꽤 잘 어울리더군요. 해물 요리이지만, 맛이 꽤 진한 잡탕밥에 샤도네이 와인 특유의 진하고 기름진 질감이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렸고, 와인의 적절한 힘이 요리의 풍미와 균형을 이뤄서 꽤 맛있게 식사했습니다. 비록 서로의 맛과 향을 100% 끌어올리진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기엔 충분할 만큼 적당히 조화를 이루더군요. 나중에 크림소스를 얹은 스파게티와 함께 마셔보고 싶습니다. 이 조합도 꽤 훌륭한 맛을 보여줄 거라 생각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칠레 마울레 밸리(Maule Valley)의 하부 지역인 론꼬미야 밸리(Loncomilla Valley)에서 재배한 샤도네이로 만드는 G7 레세르바 샤도네이의 색은 연둣빛 기운이 도는 맑고 진한 담황색, 또는 옅은 금색입니다. 

노란 과일과 토스트 향이 풍기며 버터 향도 살짝 나오는 전형적인 신대륙 샤도네이 와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진하며, 화이트 와인 중에선 조금 무거운 편입니다.

특별히 개성적이거나 풍부한 맛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러나 가격보다 괜찮은 풍미가 나오며 샤도네이 와인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무난한 와인으로 녹진하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쓸데없는 잡맛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미네랄 성분이 많은 것인지 짠맛이 조금 있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맛과 향을 보여주므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운은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향과 질감, 맛 등이 제법 훌륭하지만, 서로 어울렸을 때 뭔가 약간 부족합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품질은 좋습니다. 절대적인 맛은 아무래도 부족하지만, 1만 원대 초반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훌륭하고 데일리 와인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함께 먹을 음식으로는 해산물과 닭고기 샐러드, 채소와 해산물이 섞인 한식, 잡탕밥이나 전가복처럼 맵지 않은 중국 요리, 크림소스를 얹은 파스타 등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미흡한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5일 시음했습니다.

생산자인 까르타 비에하가 속한 비냐 델 페드레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칠레] G7의 생산자 - 비냐 델 페드레갈(Viña del Pedregal)

1. 비냐 델 페드레갈의 역사 1825년 스페인 출신의 까를로스 아돌포 델 페드레갈(Carlos Adolfo del Pedregal)이 칠레의 론꼬미야 밸리(Loncomilla Valley)에 포도원을 세우면서 시작된 비냐 델 페드레갈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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