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 라포스톨(Casa Lapostolle)의 끌로 아팔타(Clos Apalta) 2009는 라펠 밸리(Rapel Valley)에 속한 꼴차구아 밸리(Cholchagua Valley)의 하위 지역인 아팔타 밸리(Apalta Valley)에서 재배한 까르메네르(Carmenère) 포도 46%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30%, 메를로(Merlot) 19%,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5%를 넣어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1. 끌로 아팔타
까사 라포스톨은 "French in Essence, Chilean by Birth(본질에선 프랑스, 탄생은 칠레)"라는 좌우명으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의 알렉산드라 마니에르 라포스톨(Alexandra Marnier Lapostolle)과 그녀의 남편인 사이릴 드 부르네(Cyril de Bournet)가 1994년에 칠레에 설립한 와이너리입니다. 까사 라포스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까사 라포스톨 끌로 아팔타(Casa Lapostolle Clos Apalta) 2009는 까사 라포스톨의 아팔타 빈야드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2009년은 평년보다 겨울비가 많이 내렸고, 봄의 기후가 포도의 생장에 좋았기에 전년보다 10~15일 정도 일찍 새눈이 나왔습니다. 봄 날씨가 매우 건조해서 3개월 동안 19mm 정도밖에 비가 내리지 않아서 꽃의 수분(受粉)도 잘 이뤄졌다고 합니다. 여름 날씨는 매우 덥고 바람이 많이 불었으며, 밤에 쌀쌀해서 포도가 매우 빨리 익었다는군요. 따라서 예년보다 며칠 앞당겨 포도를 수확했지만, 포도에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당도와 산미, 탄닌, 기타 성분이 충분히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2009년의 포도 작황이 아주 좋았다는 얘기죠.
포도가 더운 날씨에 시들지 않도록 수확은 한밤중에 일일이 손으로 했으며, 포도에서 줄기와 포도알을 분리하는 작업도 손으로 이뤄졌습니다. 잘 고른 포도알을 커다란 프랑스산 오크통에 담고, 천연 효모를 넣어서 천천히 발효하며 포도를 와인으로 만들었습니다. 포도 껍질과 씨앗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는 침용 과정은 4~5주간 진행했고, 그 후 발효조에서 와인을 뽑아낸 다음 100%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24개월간 숙성했습니다. 숙성이 끝난 와인은 필터로 미세한 찌꺼기를 거르지 않고 바로 병에 담았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끌로 아팔타는 매우 뛰어난 맛과 향을 갖췄습니다. 다른 최고급 칠레 와인 7종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비교 시음했을 때에도 뛰어난 맛과 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죠. 다만 지금 마시기엔 조금 이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5~10년 후에 마신다면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진한 퍼플 빛입니다.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같은 색이 검은 과일 향이 나오며, 시간이 지나면 블랙 커런트 향도 나옵니다. 이러한 과일 향에 오크와 삼나무 같은 향긋한 나무 향, 허브 같은 식물성 향, 바닐라나 볶은 견과류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향도 함께 풍깁니다. 그러나 향이 아직 덜 열렸다고 봅니다. 시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역량을 충분히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쉽군요.
아직 마시기엔 일러서 정제되고 강한 탄닌에서 떫은맛이 납니다. 구조는 아주 좋고 탄탄합니다. 아마 충분히 숙성된 후에는 비단이나 벨벳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운 질감을 맛 보여 줄 겁니다.
다른 고급 와인처럼 향은 달지만, 맛은 드라이합니다. 산미의 느낌이 무척 좋은데, 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질도 우수해서 우아하고 점잖은 느낌입니다.
블랙베리와 블랙 체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오크와 삼나무 같은 향긋한 나무, 허브와 향신료 같은 풋풋하고 톡 쏘는 식물성 풍미가 조화를 이뤄 무척 복합적인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여운은 은근히 길고, 느낌도 우아하며 좋습니다.
15%의 강인한 알코올, 질 좋은 산미, 탄탄한 구조를 이루는 탄닌, 향긋하고 복합적인 맛과 향의 여러 가지 요소가 좋은 균형을 이룹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양갈비, 소고기 등심과 안심 구이, 다크 초콜릿,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멋진 경험을 선사해 줄 겁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3월 16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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