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호주] 범상치 않은 이름을 가진 강렬한 맛의 와인 - Hugh Hamilton The Loose Cannon Viognier 2008

까브드맹 2012. 6. 19. 06:00

휴즈 해밀턴 더 루즈 캐논 비오니에 2008

휴즈 해밀턴의 더 루즈 캐논 비오니에(Hugh Hamilton The Loose Cannon Viognier) 2008은 남호주(South Australia)의 플레리유 페닌슐라 지구(Fleurieu Peninsular Zone)에 있는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에서 재배한 비오니에(Viognier)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1. 휴즈 해밀턴

"와인은 신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행복한 것을 보기 좋아하신다는 끊임없는 증거입니다."라고 벤자민 플랭클린(Benjami Franklin)은 말했습니다. 그리고 휴즈 해밀턴 와이너리의 오너인 휴즈 해밀턴(Hugh Hamilton)은 이 문장에 동의하죠.

휴즈 헤밀턴 가문은 1837년에 남호주의 아들레이드(Adelaide)시 근처 글렌넬(Glenelg)에서 첫 포도 농사를 지었고, 휴즈는 설립자의 5대손입니다. 휴즈 해밀턴 와이너리의 상징은 검은 양입니다. 흔하지 않은 검은 양을 포도원의 상징으로 삼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이 와이너리는 와인의 차별성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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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검은 양은 타락한 무리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생산하는 와인들은 하나 같이 범상치 않은 이름을 갖고 있죠. 휴즈 헤밀턴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화이트 와인

① '사기꾼' 피노 그리지오('The Trickster' Pinot Grigio)

② '불량배' 언우디드 샤르도네('The Scallywag' Unwooded Chardonnay)

③ '요주의 인물' 비오니에('The Loose Cannon' Viognier)

④ '골디락스' 모스카토('Goldilocks' Moscato)

2) 레드 와인

① '잡종 개' 산지오베제 블렌드('The Mongrel' Sangiovese Blend)

② '구역질 나는 놈' 메를로('The Ratbag' Merlot)

③ '비열한 악당' 뗌프라니요('The Scoundrel' Tempranillo)

④ '악당' 쉬라즈('The Rascal' Shiraz)

⑤ '범죄자' 까베르네 소비뇽('The Villain' Cabernet Sauvignon)

⑥ '지킬 앤 하이드' 쉬라즈 비오니에('Jekyll & Hyde' Shiraz Viognier)

⑦ '괴짜' 사페라비('The Oddball' Saperavi)

⑧ '범죄자' 까베르네 메를로('The Villain' Cabernet Merlot)

 

 

3) 로제 와인

① '걸레' 산지오베제 로제('The Floozie' Sangiovese Rosé)

4) 스파클링 와인

① '포주' 스파클링 메를로('The Madam' Sparkling Merlot)

5) 강화 와인

① '깡패' 리큐르 메를로('The Ruffian' Liqueur Muscat)

이름을 보고 느끼시겠지만, 참으로 자신감이 대단하다고 할지, 속된 말로 패기가 쩐다고 할지, 뭐... 그런 걸 느낄 수 있죠.

휴즈 해밀턴은 자신들이 와인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졌고, 그 비전에 따라 와인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또 자신들의 와인이 대단히 매력적이며, 뛰어난 특징을 지녔다고 이야기하죠. 비오니에를 제외한 나머지 와인들을 마셔보지 못해서 휴즈 해밀턴의 와인들에 관해 뭐라 말할 순 없습니다만, 상당히 흥미를 돋우는 작명과 함께 그들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가족 소개에 짐짐(Jim Jim)과 로드니(Rodney)란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소개하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휴즈 해밀턴의 와인은 단순하지 않지만, 대단히 마시기 쉽고 자연스럽게 한 잔 더 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정말인지는 아닌지 앞으로 이 와이너리의 와인들을 마셔봐야 알 수 있겠죠.

 

 

2. 와인 양조

휴즈 해밀턴의 더 루즈 캐논 비오니에(Hugh Hamilton The Loose Cannon Viognier) 2008은 비오니에가 가진 풍부한 향과 깊이 있는 맛이 균형을 잘 이루도록 만들었습니다. 포도를 수확한 후 조심스럽게 신선한 주스를 짜낸 다음 복합성을 얻기 위해 주스의 절반은 최고급 오크통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절반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통에서 발효했습니다. 그 후 풍성한 맛과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얻으려고 이스트 찌꺼기인 리(Lee)와 함께 숙성한 후 병에 담았습니다.

루즈 캐논(Loose Cannon)은 누군가 통제하지 않으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해서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람이나 물건, 혹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함부로 하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레몬색입니다. 오렌지와 오렌지 꽃봉오리 향이 매우 진하고 풍부합니다. 라임(lime)과 뮈스카(muscat) 포도, 덜 익은 복숭아 향도 함께 나옵니다. 또 올리브와 풀잎 같은 식물성 향과 린덴 같은 흰 꽃 향을 풍기며, 살짝 그을린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질감은 진하고 매끄러우며 탄탄합니다. 마치 식물성 기름 같군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산미가 매우 뛰어납니다. 레몬의 신맛과 비슷하면서 아주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질감과 합쳐져서 상당히 독특합니다. 마치 싱싱한 복숭아즙과 레몬즙을 잘 혼합한 주스 같은 맛이 나죠. 14%의 알코올 도수도 만만치 않지만, 그 이상의 강렬한 느낌을 입에 남겨 줍니다. 묵직한 질감과 함께 씁쓸한 맛이 약간 나며, 레몬과 사과, 그레이프 후르츠, 덜 익은 파인애플, 복숭아, 살구의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살짝 입안을 자극하는 향신료 풍미도 느낄 수 있죠. 여운은 꽤 길며 느낌도 괜찮습니다. 감동할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양호하죠.

 

 

기운이 좀 강하지만, 그래도 각 요소의 균형은 잘 맞습니다. 물처럼 가볍고 싱거운 화이트 와인이 아니라 농밀하고 강렬한 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새콤한 오렌지나 레몬 소스를 얹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크림소스를 곁들인 생선 요리, 레몬 탕수육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1월 14일 시음했습니다.